‘사회적경제’가 세계 경제의 중심부로 부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기존의 경제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주요 국제기구 등이 사회적경제 시스템을 주류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 위기 극복에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로운넷>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경제 시스템의 주류 진입 현상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①사회적경제, 주류로 떠오른다
②세계 각국 행정·금융 시스템은 사회적경제로 재구성 중
③우리나라 사회적경제, 글로벌 흐름에 주도적 참여
④사회적경제가 주류가 되기 위한 과제는 무엇?
⑤[인터뷰] 고형권 OECD 대사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대안 ‘사회적경제,’ 한국도 협력해야”

출처=OECD
출처=OECD

“OECD는 사회적경제의 힘을 기반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정책 설계와 개발을 목표로 여러분과 함께 계속 일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 마티어스 콜먼 OECD 사무총장

코로나19 위기를 맞은지 벌써 2년 째 세계 각국은 시장경제 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여러 문제들을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풀어왔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사회적경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를 방증하듯 사회적경제가 주류 경제체계의 논의 테이블에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OECD,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 개최

지난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가 대표적이다. ‘사회적경제: 주변부에서 주류로(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From the Margins to the Mainstream)’를 주제로 열린 이 컨퍼런스에 참석한 각국 전문가들은 사회적경제가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컨퍼런스에서는 ▲더 나은 사회재건을 위해: 사회변화를 위한 주요기제로의 사회적경제 ▲효과적인 사회적경제 법체계(framework) ▲코로나 이후 제기되는 가시성: 그로부터 얻는 교훈 ▲사회변화를 위한 동료학습(PLP)관계자 토론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 측정 등 사회적경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개막 토론에는 마티어스 콜먼 OECD 사무총장,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패트르지아 토이아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사회적경제 공동의장, 니콜라스 슈미트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사회일자리 권리위원, 올리비아 그레고리 프랑스 사회연대경제책임국무장관, 루이사 마리아 알칼데 루한 멕시코 노동복지부 장관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총출동했다.

또한 3일간 열린 토론에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인도의 장관 및 대사들이 참석해 각 국가의 사회적경제 정책을 소개하고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고형권 OECD 한국 대표대사도 ‘사회연대경제의 주류화 전략 세션’에서 한국의 사회적경제기업의 성장률 및 고용성장 효과와 다양한 민간 거버넌스 방안을 소개했다.

마티아스 코만 OECD 사무총장/출처=OECD
마티아스 코만 OECD 사무총장이 지난 9월 열린 개막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OECD

경제전문가들 “사회적경제가 위기 극복의 힘” 한 목소리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 시장의 위기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 성장동력으로 역할을 해왔다. 니콜라스 슈미트 유럽집행위원회 사회 일자리 권리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경제적으로 위기 상황을 발생시켰지만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남겼다”며 “이전보다 더욱 강력하게 사회연대경제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며 사회적경제 주류화 필요성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받은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경제의 필요성이 잘 드러났다. 실제로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팬데믹 기간에도 고용 및 취약계층이 직면한 문제를 직접 해결했다. 올리비아 그레고리 프랑스 사회연대경제책임 국무장관은 개회식에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일반기업 대비 사회연대경제 분야의 일자리 감소율이 훨씬 낮았다”고 말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도 “코로나19로 사회·경제적 위기가 발생했고, 불균등한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발생하는 취약성을 완화하기 위해 복구를 시작했다”며 “ILO 구성원 모두가 해당 복구과정에서 사회적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사회적경제는 과거의 위기에도 꾸준히 역할을 해왔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벨기에의 사회연대 경제조직의 고용증가율은 11.5%를 기록했으며 이탈리아 사회적협동조합의 고용증가율은 약 20%를 기록했다. 콜먼 OECD 사무총장은 “사회연대경제가 담론의 주변에 있었지만 이제는 가시성(visibility)을 높이며 주류 경제 분야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슈미트 유럽집행위원회 사회 일자리 권리 의원이 토론에 참여혔다. /출처=OECD
니콜라스 슈미트 유럽집행위원회 사회 일자리 권리 의원이 토론에 참여혔다. /출처=OECD

OECD·ILO 비롯한 국제사회, 가이드 마련에 힘써

사회적경제를 경제 회복과 성장의 엔진으로 보려는 경향은 2022년에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집행위원회는 2021년 말 ‘유럽 사회적경제 실행계획(European Action Plan for the Social Economy)’을 채택할 예정이다. 각종 사회·경제문제 해결에 사회적경제를 최대한 활용한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녹색 디지털 경제 실현과 사람 중심 경제로 전환 달성을 계획했다.

ILO역시 2022년 6월 국제노동회의를 개최하고 ‘인간 중심의 경제활동인 사회적경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한-ILO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2023년까지 한국을 포함한 이탈리아, 터키, 탄자니아, 코스타리카의 협동조합 통계를 집계한다. 이를 토대로 국제 협동조합 통계조사 표준의 기틀을 잡고 각국에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OECD 역시 컨퍼런스에서 언급된 과제 해결을 위해 심화행동에 나선다. 지난해 시작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제 공동행동’이 움직인다. 공동행동은 2022년 말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국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공동행동의 일환으로 사회적경제 법체계의 국제적 공조 등을 위해 OECD는 2022년 중 ‘사회연대경제 법체계 마련을 위한 국제 가이드(An international Guide on Legal Frameworks for the SSE)’를 발행할 방침이다.

콜먼 OECD 사무총장은 “OECD는 모든 이해 관계자가 사회적경제에 완전히 참여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 환경에 대한 원칙을 만들고 있다”며 “법체계 설계와 소셜 임팩트 측정을 위한 국제 지침 등을 마련할 것”이라며 사회적경제 주류화를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안수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책연구팀 팀장은 "OECD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더 나은 정책'을 모토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사회적경제를 주요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EU, UN, ILO 등 국제기구들도 마찬가지로 경제 활성화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경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다양성을 기반으로 일자리·환경·지방소멸 등의 사회문제를 맞춤형으로 해결하는 사회적경제의 효용을 체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글로벌 이슈리포트 줌인(Zoom In) 6호 "유럽과 국제기구의 사회적경제 정책방향"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From the Margins to the Mainst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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