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침표를 찍는 장례식. 누군가 사망하면 고인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부터, 장례물품, 납골당(봉안당)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안내받는다. 어렵게 계약을 한 뒤에는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고 삼일장으로 장례를 진행한다. 이때 상주는 조문객을 대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빈소를 방문한 사람들도 단 몇분간 고인을 추모한다.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길 시간은 사실상 없다.

<이로운넷>은 고인에 대한 추모와 유가족을 위로 하는 장례식 고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변화하는 사회 구조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장례서비스를 소개한다. 또 코로나19로 사회 시스템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장례문화의 문제점을 다양한 측면으로 살펴본다.

출처=‘Getty Images Bank’
출처=‘Getty Images Bank’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친환경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데 관심이 모인다. 장례식장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고인을 안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기를 다회용기로!”

장례식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때 주로 일회용품이 사용된다. 그릇과 접시는 물론 컵, 수저와 젓가락까지 한번 사용하고 버려진다. 또한 대량으로 주문하는 접객용 음식은 전부 소진하지 못하면 버려져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장례식장에서 발생되는 일회용 폐기물은 연간 약 3억7000만개(2300톤)로 추정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2019년 진행한 '1회용품 안쓰는 장례문화 만들기 캠페인'에서 "장례식장 1곳당 연간 밥·국그릇은 72만개, 접시류는 144만개 사용된다. 접시류 사용량만 연간 2억1600만개로 1회용 합성수지접시 20%가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료출처=환경부
자료출처=환경부

이처럼 장례식장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환경부는 2019년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발표했다. 장례식장에서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올해까지 비교적 세척이 쉬운 컵과 수저 등 식기류부터 사용을 금지하고, 2024년까지 일회용 접시, 용기 등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사회적경제조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충남도, 충남광역자활센터, 장례업계, 한국소비자원, 시민단체(자원순환사회연대, 충남환경운동연합) 등과 일회용품 없는 장례문화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특히 충남의료원(공주)에 다회용식기 공급·회수·세척·재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으로 장례식장에서 다회용식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경상남도 예비사회적기업 한사랑식판클린은 장례식장 개장을 앞두고 사천시 복지·청소년재단 사천시누리원과 ‘일회용품 안 쓰는 친환경 장례식장 선도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개별 기업에서 다회용기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예비사회적기업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다회용기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처=경기연구원 공식 블로그 캡쳐
출처=경기연구원 공식 블로그 캡쳐

화장 선호하는 경우 많아지는 만큼 대기오염 물질 배출에도 집중해야 

e하늘장사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사망자 12만8216명 중 11만5551명이 화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 건수 비율이 90.1%다.

고인을 화장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최근 화장로 시설 설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인을 화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될 수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015년 경기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화장로에서는 먼지,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황산화물, 중금속(수은·납), 불화수소, 염화수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다이옥신류,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이 배출된다.

하지만 대기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건 아니다. 고인을 화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 중 염화수소, 불화수소, 중금속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질은 재연소실의 온도와 체류시간을 적정한 조건에 맞추면 발생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기연구원은 “황산화물은 연료를 천연가스로 대체함으로써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수은을 제외한 중금속은 집진설비에서 제거할 수 있다. 관도 목재관을 사용하면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다이옥신류는 850 ℃ 이상의 고온에서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배기가스가 온도구간(200~400 ℃)에서 상당기간 체류하면 재합성에 의해 다시 생성될 수 있으므로 배기가스 체류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대기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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