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정무역도시 달성 기념 촬영식

서울시가 공정무역도시로 거듭난다.  지난 7일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공정무역도시 달성식에서는 그동안 공정무역을 실천한 학생과 협동조합 관계자, 전문가들이 공정무역도시 서울을 달성하기까지 활동 사례들을 발표했다.

2012년 ‘세계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 행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공정무역도시, 서울’ 선언문을 발표한 지 6년 만에 서울시는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제시한 ‘공정무역마을이 되기 위한 5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서울시는 세계 공정무역도시 중 가장 크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런던에서 공정무역 관련 행사에 참가했던 일에서 시작해 우리나라의 여러 활동가들의 활약으로 서울이 공정무역도시 인증을 받게 된 것 같다”며 “자본주의 세상에서 공정무역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강백 대표는 개막 선언을 하며 “전 세계의 60%인구가 아시아에 살고 있지만 공정무역 도시는 많지 않으니 서울시 아시아의 공정무역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는 박원순 시장, 이강백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 윤후덕 의원, 송경용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이사장, 임영신 이매진피스 공동책임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공정무역마을, 학생부터 전문가까지의 노력

공정무역 동아리 그린나래의 서해인, 윤학규 학생

공정무역 동아리 ‘그린나래’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공정무역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현재 20명 정도의 학생이 활동하는 중이다. 서해인 학생은 “공정무역에 대해 공부하면서 선진 국가와 개도국 사이의 무역은 우리가 생각한 무역과 멀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지금 우리를 지배하는 무역 방식에서 벗어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학규 학생은 “자라나는 청소년 시기에 공정무역을 알리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공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선일여고 학생회장 이조은 양

선일여고 학생회장과 국제무역 동아리 부장을 맡고 있는 이조은 학생은 SNS를 통해 공정무역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양은 “중학생 때 빈곤에 대해 조사하다가 이를 해결할 수단으로 공정무역과 아름다운 커피를 알게 됐다”며 “공정무역을 알리려고 했는데 선생님은 ‘학업에 충실하라’고 대답하고, 친구들은 ‘공정무역 제품을 누가 사겠냐’고 반응하는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며 힘들었던 경험을 공유했다.
 

강서아이쿱생협 유정아 이사장

강서아이쿱생협 유정아 이사장은 “공정무역 시민 강사를 241명 누적 배출하며 지역 단위의 공정무역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청년들을 만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동교회 허문경 집사

경동교회 허문경 집사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공정무역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경동교회는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교회에서 판매하거나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공정무역을 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집사에 의하면 세계에는 7500개의 공정무역 교회가 있다.
 

금천구 민들레워커협동조합 정미희 조합원

마을기업으로 활동 중인 금천구 민들레협동조합의 정미희 조합원은 “금천구시청 내에 공정무역 가게와 카페를 만들어 운영한다”며 “이후에는 금천구 내 가게에서 샵인샵 형태로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들레협동조합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던 금천구 시흥 5동을 친환경 마을로 개선한 바 있다.
 

공릉행복발전소 (사진 출처: 노원구청 공식 블로그)

노원구 공정무역 마을 활동가 이경희 씨는 주부들을 주축으로 진행한 공정무역 캠페인과 ‘공릉행복발전소’를 소개했다. 공릉행복발전소는 북 카페, 도서관, 지역아동센터가 한 공간에 있는 커뮤니티센터이다. 이 활동가는 “공릉행복발전소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성북구 공정무역센터 '페어라운드' 이미영 대표

7번째 순서로 성북구 공정무역센터 ‘페어라운드’의 이미영 대표가 공정무역을 확산하기 위해 진행하는 캠페인, 교육, 가게 운영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공정무역 마을운동 창시자 브루스 크라우더

다음으로 공정무역마을 운동 창시자인 브루스 크라우더의 특별강연이 이어졌다. 공정무역마을 운동은 영국 ‘가스탱’시에서 2000년 시작됐다. 현재 공정무역 마을은 전 세계 2000곳에 이른다. “국제적인 운동을 하려던 게 아니라, 세상을 하나씩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와 아내, 그리고 우리 집 보모가 함께 시작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에는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하는 작은 교회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지만 결국 공정무역마을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크라우더는 2011년 가나 뉴 코포리두아(New Koforidua)에 지역주민 주도로 커뮤니티 센터를 설치해 아프리카 최초 공정무역 도시로 만든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박원순 시장이 시장으로 뽑히기 전 가스탱에 와서 공정무역 마을을 둘러보고 내게 ‘무척 인상깊었다’며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며 “서울시도 이 공정무역마을 운동에 함께 해 결과를 이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부 국제포럼에서는 ‘공정무역 마을운동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타데우스 마쿨스키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 위원과 임영신, 내셔널 코디네이터, 조완석, 서울시 사회적경제담당관의 발표가 이어졌다.

타데우스 마쿨스키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 위원은 ‘세계 공정무역마을 현황 및 도전과제’ 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유럽에는 세계의 90%정도의 공정무역도시가 집중되어 있지만, 서울은 인구가 많다보니 유럽의 20~30개 도시에 맞먹는 효과가 있다”며 서울시의 공정무역 도시 선정 의미를 평가했다. 그는 또한 “전 세계적으로 34개국 2,065개 공정무역마을이 있는데 서울의 공정무역 지정은 굉장히 큰 진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무역자체가 반 빈곤운동을 고민하면서 탄생했는데, 빈곤퇴치. 소외 계층에게 양질의 교육 제공, 성 평등 운동, 책임 있는 소비 생산 운동 , 환경 문제 등 영국의 시골 마을 가스탕에서 시작한 운동이 인구 1천만의 서울에 이른게 기쁘다"며 격려했다.

임영신 내셔널 코디네이터는 ‘한국 공정마을 현황 및 도전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2002년에 한국에서 공정무역이 처음 시작한 후 2017년에는 인천시가 공정무역도시 공식인정을 받고, 올해 서울이 공정무역도시달성 목표를 완수했다"며 "공정무역도시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일과 같은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지역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이 작은 단위의 모임에서 뜻을 모으는 과정에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피와 땀의 결정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무역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일상생활까지 스며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말하는 운동이 우리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공정무역운동은 우리가 우리의 운동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이끌어 가느냐하는 제 눈 안에 지표며, 공정무역운동은 불러 모으는 운동이 아니라 찾아가는 운동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조완석 서울시 사회적경제담당관은 ‘공정무역도시 서울 달성과정 및 성과’라는 주제에서 그간의 경과와 이후 과제를 공유했다.

서울은 2000년 시민단체 중심으로 공정무역을 출발했다. 2002년 <아름다운 가게> 설립, 이후 공정무역 운동을 본격화하고, 2012년에 ‘공정무역도시 ,서울’ 추진을 발표했다. 또한 ‘공정무역도시, 서울’조성을 위해 ▲ 공정무역 지원 조례 제정 ▲공정무역 운영 위원회 구성 ▲공정무역 제품 사용 확대▲ 공정무역 시민인식 제고 ▲공정무역 커뮤니티 확대 등 5대 과제를 세웠다고 소개했다.

조 담당관은 “앞으로 공정무역 매장과 제품을 확대하기 위해서 공정무역 캠페인을 지속 추진하겠다. 또한 시민들이 공정무역 소비가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글. 박유진·김명수 이로운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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