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들었던 사회적경제기업들. 이들에 투자하고 대출했던 사회적금융 기관들은 어떤 조치를 취했을까?

7일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2021 멕시코 포럼에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주최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금융의 역할과 미래’ 세션에는 국제 사회적 금융 전문가들이 나와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7일 오후,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2021 멕시코 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금융의 역할과 미래’를 주제로 세션을 개최했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7일 오후,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의 2021 멕시코 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금융의 역할과 미래’를 주제로 세션을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세션에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 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 ‘그라민재단(GCAF: Grameen Crédit-Agricole Foundation), 아시아벤처자선네트워크(AVPN: Asia Venture Philanthropy Network),’ ‘유럽윤리적은행네트워크(FEBEA: European Federation of Ethical and Alternative Banks and Financiers),’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전국주민협동연합회(이하 전국주민협동연합회)’가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임팩트투자·마이크로크레딧·협동조합금융·자조금융·윤리적은행 등 코로나19에 대응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 양극화와 불안정고용 증가 등에 대처할 전략을 공유했다.

국내 사례로는 전국주민협동연합회가 소개됐다. 전국주민협동연합회는 40개 지역자활센터에서 활동하는 주민이 중심이 돼 출자금을 모은 자활공제협동조합이다. 연합회 유유미 회장은 “센터가 있는 지역에 분포한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출자하다가, 범위를 전국으로 넓혔다”며 “2020년 기준 출자금 누계는 50억원, 올해 기준 대출금 누계는 100억원이며, 상환률은 9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조합원들이 매달 1000원씩 십시일반하는 ‘천원의 행복’ 사업을 소개했다. 약 4년 전부터 시작한 상호부조 사업이다. 지금까지 5269명이 상호부조 기금 8340만원을 조성해 지역사회에서 긴급히 의료비가 필요한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유 회장은 조합원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를 겪으며 소도시에 있는 작은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은행’에 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파시앙 로우(Patsian Low) AVPN 최고보좌관은 ‘자선 공동투자 기금(Philanthropic Pooled Fund)’를 소개했다. AVPN은 가문, 재단, 기업, 정부 등 600개 주체가 회원기관으로 참여해 아시아 전반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사회투자네트워크다.

로우 최고보좌관은 코로나19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출자했다는 특징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구제 기금이 생겼지만, 까다로운 자격 요건 등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활용하기에 한계가 많았다”며 “조건에 제약이 없는 일반적인 기금도 필요하겠다는 공감대가 조성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금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4개 단체에서 수령했다. 상당 부분 1차 의료 체계 강화를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다.

기안-루카 가스파리니(Gian-Luca Gasparini) FEBEA 프로젝트 매니저는 ‘윤리 금융(Ethical Finance)’ 사례를 제시했다. FEBEA는 유럽 17국에 33개 사회적금융 회원기관을 둔 국제 비영리 조직이다. 총 300억 유로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팬데믹 상황이 시작되자 FEBEA 회원기관들은 자발적으로 대출 상환 유예를 시작했다.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비용 없이 긴급 자금 대출도 해줬다. 크라우드펀딩, 연대 캠페인, 기술 지원 등도 이어나갔다. 그뿐 아니라, 중소기업 지원 대상에 사회적경제조직도 포함될 수 있도록 정책 관계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지지와 옹호 활동(advocacy work)도 아끼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필립 귀샹두(Philippe Guichandut) 그라민재단 이사는 코로나19를 거친 마이크로크레딧 수행기관을 설문한 내용을 공개했다. 그라민재단은 2008년 방글라데시를 거점으로 설립된 재단이다. 올해 7월 78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기관들은 코로나19로 ▲유동성 ▲신용 ▲상환 능력 면에서 위기를 겪었다. 그는 “마이크로크레딧 기관들이 앞으로 프로젝트의 디지털화, 농업 부문 출자, 정보 공유와 협업 면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실비아 스키아본(Silvia Schiavon) 코디네이터는 ‘국제 협동조합 임팩트 펀드(GCI 펀드, Global Cooperative Impact Fund)’를 소개했다. 5000만 달러 규모의 GCI 펀드는 직접 혹은 중개기관을 통해 협동조합에 투자하는 펀드다. 투자 범위는 30만~300만 달러,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한다. 스키아본 코디네이터는 “협동조합은 그 특성상 지역사회에 뿌리 내려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데, 부족한 자금 탓에 성장이 더딜 때가 있다”고 기금 조성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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