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산업통상자원부는 사회적경제기업의 혁신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회적경제 혁신성장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 혁신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올해로 2년차를 맞았다. 14개 시도 총 26개 품목 분야에서 내년 12월까지 최대 21개월동안 진행한다. <이로운넷>은 혁신사례를 찾아 사업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와이팜은 올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와이팜은 올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2012년 출범 당시 인구 10만의 세종시의 인구는 올해 중반 37만을 기록했다. 인구 40만 도달도 3년 뒤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세종시 인구증가에는 외부인구의 유입뿐만 아니라 세종시 원도심 지역의 인구유출도 포함돼 있다. 신·구 도심의 균형발전이 세종시의 큰 과제가 된 것이다.

세종시는 도시가 가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잘 사는 도농상생’을 시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2021~2025년)도 수립해 로컬푸드 가공식품 개발과 소규모 창업을 돕는 등 가공경영체의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세종시 10개 읍·면 지역에는 연기면이 있다. 연기면은 세종시가 행정복합도시로 출범하기 전에는 연기군이었고 중부권의 유명 복숭아 산지중 하나로 알려진 곳이다. 과거 연기군은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거래장터를 통한 유통지원을 위해 노력했고, 영농조합법인 와이팜도 2006년 연기군 시절에 설립되었다. 와이팜의 ‘Y’는 연기군의 이니셜 ‘Y’와 같다.

와이팜영농조합은 2006년 설립됐고 2015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 출처=와이팜 바이오 R&D센터
와이팜영농조합은 2006년 설립됐고 2015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 출처=와이팜 바이오 R&D센터

지역문제 해결위한 기술개발이 R&D의 시작점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을 해왔던 영농조합 와이팜은 2015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세종시 농산물을 세종시의 초·중·고 학교 급식으로 연결하면서다. 와이팜은 지역내 농산물의 지역내 소비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세종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의 지역내 소비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와이팜이 공급하고 있는 과일. / 출처=와이팜 바이오 R&D센터
와이팜이 공급하고 있는 과일. / 출처=와이팜 바이오 R&D센터

그러던 중 농식품부의 ‘초등 돌봄 과일간식사업’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간식은 과일 원물이 아닌 조각과일이고 아무래도 원물의 가공납품에 필요한 역량은 와이팜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와이팜이 연구개발(R&D)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시작점이었다.

인프라와 경험이 없는 사회적경제기업이 R&D시작은 어려운 일이었는데 지역의 대학이 먼저 와이팜에게 손을 내밀었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식품생명공학과가 산학협력을 제안해왔고 산업자원부 ‘사회적경제기업의 스마트 공정’사업 재원을 이용해 R&D를 시작할 수 있었다.

컵과일 형태로 제공되는 과일간식의 가공공정은 크게 세척·절단·갈변억제제 분사로 이루어진다. 모든 게 중요하지만, 컵과일의 상품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갈변억제제가 큰 역할을 한다. 와이팜의 R&D는 이점에 집중했다.

고려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새로 개발한 갈변억제제로 와이팜은 비타민제인 식품첨가제를 덜 쓰면서 억제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되었다. 자체생산으로 기성품 사용시보다 원가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개발 성과의 지역 사회적경제 생태계와의 공유

조각과일에 사용되는 과일은 와이팜이 세종시 150개 농가에서 매입하고 있다. 작목반 별로 협의회가 구성되어 있고 세종지역 과일생산 농가의 생산물의 소비증가에 대해 와이팜과 작목반이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와이팜은 우선 컵과일 사업이 제자리를 잡으면 약 25%의 지역농산물의 유통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와이팜은 갈변억제제의 사용이 기술적으로 안정화가 되면 앞으로 학교와 같은 B2G외에 세종시청 앞의 무인카페와 마켓컬리와 이마트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B2B나 B2C유통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생각이다. 지역 내 먹거리 소비를 통한 자본 축적, 먹거리 관련 일자리 창출, 지역민 교류 활성화를 견인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시도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스마트 공정사업을 통해 구축된 와이팜 조각과일 생산시설. / 출처=와이팜 바이오 R&D 센터
사회적경제기업의 스마트 공정사업을 통해 구축된 와이팜 조각과일 생산시설. / 출처=와이팜 바이오 R&D 센터

R&D를 통한 기술개발 성과는 세종지역의 다른 F&B 분야 사회적경제 기업들과도 공유된다. 이를 위해 와이팜은 올해 세종시의 앤서니 협동조합, 로컬푸드 케이터링 조합 등과 기술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일들이 로컬푸드에서 품질 및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스마트 푸드로의 기술적 파급을 함께 만들어 낼 것으로 믿고 있다.

현재 후속과제로 농산물 식중독 저감을 위한 천연항균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이 역시 세종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들에 공유될 예정이다.

기업부설 연구소의 역할

와이팜 바이오 R&D센터가 입주해있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산학협력관. 
와이팜 바이오 R&D센터가 입주해있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산학협력관. 

와이팜 영농조합의 R&D와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은 와이팜의 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부설 연구소의 명칭은 와이팜 바이오 R&D센터이며, 현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산학협력관에 입주해 있다. 식품공학과 출신 고급연구인력 3명이 전담연구자로 근무 중이며, 대학교가 가진 융합 자원과 기업의 수요를 밀접하고 신속하게 연결하고 있다. 식품의 포장에 대한 애로가 있다면, 식품공학과가 아닌 신소재 공학과와 기업이 고민을 나눌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대학이 보유한 인적 역량과 시설을 부설연구소가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다양한 분야와의 연결점을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와아팜 바이오R&D센터 개소식 모습. /출처=와이팜 바이오R&D센터
지난해 12월 열린 와아팜 바이오R&D센터 개소식 모습. /출처=와이팜 바이오R&D센터

이외에도 기업부설 연구소의 존재는 기술개발에 필요한 재원확보에 필요한 정부의 각종 지원사업 응모와 준비에도 유리하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개발을 위한 R&D 외에도 품질경영에 필요한 ISO 인증이나 농산물의 해외 수출시 필요한 수출인증과 같은 부가적인 성과도 부설연구소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기술혁신을 지향하는 와이팜의 기업가 정신과 부설연구소의 역할이 인정되어 지난 5월 중기부의 ‘지역 스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의 대학입장에서는 산학협력을 통해 재학생들의 실질적인 진로체험과 경험축적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어 일자리창출에도 직·간접적 도움이 되고 있다.

와이팜 바이오 R&D센터는 올해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한국식품과학회’의 전시회에 참가해 R&D 성과와 개발된 시제품을 전시 및 홍보하고 참석자와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달 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대전식품영양과학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 박혜은 와이팜 바이오 R&D 센터장 미니 인터뷰

박혜은 와이팜 바이오R&D센터장.
박혜은 와이팜 바이오R&D센터장.

R&D를 고민하는 사업적경제기업들에 조언한다면

혹시 애로기술이 있다면, 우선 각 지역마다 있는 테크노파크(TP)같은 곳을 찾아가 문을 두드려보면 좋겠다. 그러면서 차차 단계를 밟아가도 좋을 듯 하다. 기업내부에 기술개발 전담자나 전담부서가 없더라도, 각 지역 대학의 학생들을 체험인턴 등의 형태로 참여시켜 보면서 기업마다 가능한 시작점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사회적경제기업에게 기술개발은 어떤 의미인가

많은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농산물을 비즈니스로 다루고 있다. 그런데 보통의 경우는 농산물을 단순하게 먹거리로만 생각한다. 기술개발을 거치면 농산물이 먹거리뿐만아니라 화장품이나 반려동물의 사료도 될 수 있다. 가공의 영역이 넓어지면,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이팜의 경우도 못난이 과일, 상처난 과일과 같은 상품성이 낮은 농산물을 활용해 고체형 육수를 만들었다. 앞으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경제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외 전하고 싶은 말은.

기업의 부설연구센터가 대학에 함께 있으니, 기업의 애로에 대한 이해도가 빠르고, 그러한 애로를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과 기업이 서로를 가족처럼 느끼고 있다. 지역 인구소멸 시대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설연구센터가 현장을 아는 연구자를 배출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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