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침표를 찍는 장례식. 누군가 사망하면 고인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부터, 장례물품, 납골당(봉안당)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안내받는다. 어렵게 계약을 한 뒤에는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고 삼일장으로 장례를 진행한다. 이때 상주는 조문객을 대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빈소를 방문한 사람들도 단 몇분간 고인을 추모한다.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길 시간은 사실상 없다.

<이로운넷>은 고인에 대한 추모와 유가족을 위로 하는 장례식 고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변화하는 사회 구조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장례서비스를 소개한다. 또 코로나19로 사회 시스템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장례문화의 문제점을 다양한 측면으로 살펴본다.

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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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는 일반적으로 3일장을 진행해왔다. 고인이 사망한 이후 3일 동안 장례식장, 봉안당 등 필요한 시설을 예약하고, 입관, 염습, 발인, 화장(매장)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는 방식이다. 남은 시간은 조문객을 받으며 보낸다.

하지만 최근 가족구조가 변화하고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대가족→핵가족→1인가구 등으로 가족구조가 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인가구는 614만8000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구의 30.2%를 차지하는 수치이며, 2015년에 비해 3% 증가한 수준이다.

더구나 지난해 베이비부머 1세대가 노인인구로 편입되면서 노인 가구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를 차지하고, 향후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0.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더 문제인 것은 이들 노인들 중에는 혼자 거주하는 비율도 적지 않다는 것.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는 166만1000가구로 전체 고령자 가구의 35.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과 친밀했던 사람 중심의 소규모 장례식 선호도↑

인구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친인척의 수도 줄어든다. 이런 변화는 향후 장례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는 조사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가부장적 가정의례 문화의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장례문화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과는 다른 대안적인 장례 방식 중 ①고인과 친밀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장례식을 치르는 방식(93.1%) ②예법에 얽매이지 않고 고인의 취향이나 유언에 따라 장례식을 치르는 방식(88.6%) ③빈소를 차리지 않거나 장례기간을 최소화하는 방식(74.1%) ④임종 전 지인과이별 인사를 나누는 생전(사전) 장례식(72.4%) 순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관계 중심으로 작은 장례식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이다.

또한 리서치뷰, 서울신문·웰다잉시민운동·공공의창 ‘죽음 설계 인식’ 여론조사에서는 작은 장례식을 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2.2%이었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장례식 풍경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인원 제한이 생겼다. 대부분의 장례식이 소규모로 진행되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소규모 장례식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협동조합형 상조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인구구조가 변화하면서 소규모 장례식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공공의창, 한겨레, 웰다잉시민운동, 한국엠바밍과 공동으로 ‘코로나 이후 한국 장례문화 변화에 대한 기획조사’를 보면 코로나 이후 간소하게 치러지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장례문화에 대해 63.7%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1.1%, 모르겠다는 비율은 15.1%였다. 코로나 이후 달라지고 있는 장례문화가 인구구조 변화와 맞물려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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