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ANYSE'에서 루나 슈레스타 타쿠르 체인지퓨전 네팔 대표가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의 사회적기업 ‘두안얌’은 20개 마을에 사는 여성 450명이 수공예품을 제작하도록 돕고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안정적 작업 환경과 제공하고 고급 기술을 교육해 이를 통한 수익으로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 대만의 비영리조직 ‘걸스인테크’는 과학, 수학, 공학 등 기술 분야 취업 및 창업에 열정을 지닌 여성들을 독려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단체다. 기술에 뛰어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고, 권한 강화와 참여를 통해 리더로 성장시킨다.

# 일본의 ‘잡레인보우’는 성소수자가 사회에서 겪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LGBT 커뮤니티와 문화에 긍정적인 기업의 일자리를 성소수자들에게 소개해 연결한다. 성소수자 문제를 모르거나 중요성을 인식한 기업을 대상으로 교육도 제공한다.

‘젠더 이슈’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성폭력?성희롱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e too) 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여전히 심각한 성차별 문제는 사회 곳곳에서 편견과 차별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이 ‘성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청년 사회혁신가 국제포럼(ANYSE)’에서는 아시아에 기반을 둔 사회적기업들이 성 불평등 문제를 포착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례를 공유했다. 2014년부터 교육, 주거, 공동체 영역 등에서 아시아 사회적기업의 역할과 과제를 토론해온 포럼이 올해는 ‘젠더’를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두안얌'은 인도네시아 농촌 여성들이 생산한 수공예품을 판매해 수익금으로 여성들의 출산을 돕는다.

‘수혜자에서 변화의 주체로: 아시아의 사회적기업과 W’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는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나선 여성들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네팔의 사회적기업 ‘체인지퓨전 네팔’은 시골 지역 여성들이 수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지식, 네트워킹, 멘토링, 자금접근 등을 지원해준다. 루나 슈레스타 타쿠르 체인지퓨전 네팔 대표는 “결혼해 다른 지역으로 오면서 인간관계가 끊긴 여성들이 함께 모여 일하고 돈을 벌면서 삶이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 ‘두안얌’ 역시 지역 내 여성들이 수공예품을 만들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리나 니크마 바로로 두안얌 프로젝트 매니저는 “‘두안얌’은 ‘엄마의 삶’이라는 뜻으로, 인도네시아의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다가 가난 때문에 사망하는 것을 보고 회사를 설립했다”며 “여성들이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기다리지 말고 기회를 찾아 붙잡고, 변화의 열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식업으로 결혼이주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한국의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도 소개됐다. 이지혜 오요리아시아 대표는 “사회적경제는 비지니스를 통해 사회적 목적 달성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투자자가 우리 사업을 지지하는가, 누구와 네트워크를 맺고 사업을 이어갈 것이냐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LGBT를 성소수자 친화적인 기업과 연결하는 일본의 사회적기업 '잡레인보우' 홈페이지 갈무리.

‘차별과 경계 짓기를 넘어서: 아시아 사회젹경제 내 W의 도전, 자립, 그리고 성장 이야기’를 주제로 이어진 세션에서는 주체가 되는 것에서 나아가 성적 차별과 경계를 넘어서려는 사회적기업이 조명됐다.

파키스탄의 ‘세하트 카하니’는 여의사 1200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의료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온라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마키야 자웨드 세하트 카하니 사무국장은 “의대에 재학 중인 여학생 비율이 70%임에도 실제 의사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여의사들을 네트워크로 이어 파키스탄의 취약한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기술 영역에 열정을 가진 여성을 돕는 대만의 비영리조직 ‘걸스인테크’ 역시 성차별에 맞선다. 옌옌 걸스인테크 매니징 디렉터는 “과학, 공학, 엔지니어링 등 분야에 대부분 남성이 많기 때문에 여성들의 역량은 남성에 못 미칠 것이라는 편견과 싸워야 한다”며 “여성들이 더 큰 역량을 보여줘 선입견과 차별을 깨고, 다양한 영역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고 설명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분을 너머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배제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적기업도 등장했다. 일본의 ‘잡레인보우’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등 ‘LGBT’를 성소수자 문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들과 연결해준다. 호시 마리코 대표는 “트렌스젠더가 이력서를 쓸 때 성별을 남자 혹은 여자로 체크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LGBT뿐만 아니라 채용시 발생하는 사람에 대한 모든 차별을 해소하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글. 양승희 이로운넷 기자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