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의제와 아이디어를 찾고,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다.

프로젝트는 6개월에 걸쳐 ‘온라인 공모→오픈테이블 및 세미나→최종팀선발→전문가 인큐베이팅 및 컨설팅→최종발표 및 시상’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선발된 6개 팀에게는 전문가 매칭을 통한 인큐베이팅과 컨설팅도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와 (재)피스윈즈코리아가 실행한다.

“동네 친구들과 “내일 다시 보자” 약속하며 헤어졌는데, 전쟁이 일어나 70년 동안 만나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북한이 하나였음을 알 수 있는 공통된 놀이를 통해 함께 기억하는 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 배우 이유미

“이산가족은 늘 ‘마음의 고향’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삽니다. 청년의 시선을 담은 남북한 옛 동요를 사용한 음악극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 라온디어 

남북 분단으로 인해 가족을 볼 수 없는 아픔을 몸소 경험하고 있는 이산가족. 분단의 아픔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 곁의 평범한 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2차 오픈테이블에서는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예술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배우 이유미팀은 놀이를 키워드로 한 ‘70년의 내일’을, 라온디어팀은 옛 동요를 소재로 한 음악극을 제안했다. 이날 오픈테이블에서는 참가팀이 아이디어 내용을 설명하고, 전문가 및 참여자들이 조언 및 제안을 건네는 시간을 가졌다. 

이산가족 이야기 담은 놀이기반 연극... “통일 고민끌어낸다”

배우 이유미씨가 70년의 내일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출처=오픈랩 프로젝트
배우 이유미씨가 70년의 내일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출처=오픈랩 프로젝트

먼저 배우 이유미씨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지역인 ‘교동도’ 어르신의 이야기를 담아 ‘70년의 내일’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산가족이 “내일 다시 보자”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진 후 전쟁과 분단으로 70년 간 만나지 못했다는데서 착안했다. 해당 창작극은 이유미씨를 비롯해 극단 배우는사람, 새터민기업 소원 등이 공동 창작한 작품이다.

그는 제안이유를 통해 “통일에 대해 잊혀져 가고 마음이 사라져가고 있는 시대에서 아직까지도 기억을 견디고 기다리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교동도 어르신의 이야기를 청취해 사실 기반의 이야기를 전한다.

극은 어린 시절 동네에서 함께 즐기던 놀이를 소개하며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이씨는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노는 공통된 놀이를 알아보고 함께 기억하는 순간들을 공연으로 만들고자 한다”면서 “관객들도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규모의 공연장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감과 통일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내기 위해 극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창작극으로 70년의 내일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분단국가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라며 “동시에 피난민, 북향민에게 감정적 위로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미씨의 발표 이후, 전문가 및 일반 참가자들은 ▲명확한 공연타겟층 설정 ▲청년층과 공감하는 방법 ▲지역적 특색을 담은 공연 ▲놀이의 종류 등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홍근진씨와 장수경씨는 “강화도와 교동도에는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참고해 공연 스토리에 녹이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송미씨는 “청년층에게는 깊은 통일의 이미지를 남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지를 강하게 남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옛 동요활용 음악극 기획... “청년 시선 가미”

라온디어팀 박정환 연출감독이 '남한 노래'와 '북한 노래', 우리나라 옛 동요를 사용한 음악극 제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출처=오픈랩 프로젝트
라온디어팀 박정환 연출감독이 '남한 노래'와 '북한 노래', 우리나라 옛 동요를 사용한 음악극 제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출처=오픈랩 프로젝트

라온디어팀은 남북한의 옛 동요를 사용한 음악극을 제작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박정환 연출감독은 작품의의에 대해 “이산가족들은 늘 고향을 잃어버린 마음으로 산다. 가족이 있는 곳이 내 고향이라며 가족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오늘은 가족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간절히 기도하는 분들을 기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작품의 차별화요소로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 이야기 △청년의 시선에서 풀어가는 이야기 등을 거론했다. 박 감독은 “대부분의 이산가족 소재 작품은 만난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만나지 못하고 끝없이 그리워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많은 작품은 이산가족 당사자들을 주인공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면서 “우리 작품은 다음세대에도 이 그리움과 아픔이 잊혀지면 안된다는 의미에서 다음 세대인 이산가족의 자녀 ‘유진’과 청년 ‘민성’이 등장하면서 청년의 시선을 더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북한이탈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수도권과 경상도, 충청도 위주로 현장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며, 웹드라마를 제작해 시공간적 제약을 해소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박지호 기획감독은 “해당 음악극을 통해 청년층 내 이산가족 이슈를 재조명하고, 남북문화교류도 가능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발표 이후, 전문가 및 일반 참가자들은 ▲북한말 해설 ▲굿즈 활용법 ▲현장공연과 영상 제작 차이 ▲향후 문화교류 방안 등에 대해 조언했다.

최상훈씨는 “공연 홍보 영상을 만들 때, 작품에 나오는 북한말 중 어려운 단어를 설명하는 내용을 담으면 북한말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최윤현씨는 “영상제작의 경우, 현장공연을 그대로 녹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영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방식”이라며 “현장은 현장대로, 유튜브에서는 다른 방식을 통해 단순 중계를 넘어 제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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