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이야기를 담은 책 <내 이름은 욤비>가 2013년 발간 후 최근 11쇄까지 나왔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생경한 난민 관련 책이 11쇄까지 팔렸다는 소식에 누가 그걸 사보지 궁금했는데, 청소년 교육용으로 많이 읽힌다는 게 저자인 박진숙 에코팜므 대표의 설명이다. 청소년 교육이라 하면 학교에서 채택하거나 부모가 사줬을 텐데 최근 제주 난민 입국을 반대하는 이들이 태반인 분위기에서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 이름은 욤비>는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지내야 하는 한국 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콩고인 욤비 씨가 한국에 와서 난민 인정을 받기까지 고군분투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저자가 대표인 에코팜므는 국내에 들어온 여성 난민들의 자립을 돕는 단체다. 국내에서 난민을 지원하는 민간단체가 많지 않다 보니 박 대표는 청소년들 대상의 교육 의뢰도 자주 받는다.

“청소년 대상 교육을 가보면 학생들의 열의 아홉은 난민을 ‘가난한 사람’, ‘테러리스트’, ‘도망자’ 등 못 배우고 가난한 범죄자로 인식해요.” 실제 책의 주인공이기도 한 콩고 난민 ‘욤비’ 씨는 한국에 와서 늘 피부가 검다고, 난민이라고 괄시와 차별을 받았다. 놀라운 건 강의가 끝난 후다. 다시 학생들에게 난민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보면 한결같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반응한다는 거다.

모든 사회에는 성, 나이, 국적, 학력 등의 편견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니 당연한 현상이다. 최근 논란이 된 제주 난민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런 논란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도 분명하다. 대부분의 편견이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결국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알고 나니 난민들이 그리 혐오스럽지도, 그저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편견이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하는 청소년들. 그들의 편견 없는 시선을 이제 어른들이 배울 차례다.

 

라현윤 이로운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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