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진행하는 돌봄SOS사업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게하는 서비스다. ▲일시재가 ▲단기시설 ▲안부확인 ▲건강지원 ▲이동지원 ▲주거편의 ▲식사지원 ▲정보상담 등 총 8개의 서비스로 나뉜다. 그중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우리동네 나눔반장 사업단’을 꾸려 △이동지원 △주거편의 △식사지원 등 일상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동구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 함께강동(이하 함께강동)에서 돌봄SOS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식사지원 서비스에는 시장이반찬협동조합(이하 시장이반찬)과 사회적기업 친환경식품이 참여했다. 안아름 사회적협동조합 함께강동 사무차장은 “시장이반찬과 친환경식품은 매일 각각 약 50여개(총 100여개)의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한다”고 했다.

<이로운넷>은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13일 강동구 고분다리 시장에 위치한 시장이반찬협동조합을 찾아갔다. 이른 아침시간인데도 도시락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안정분 씨는 “어르신들이 기다린다”며 바쁘게 움직였다.

시장이반찬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배달할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시장이반찬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배달할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도시락 만들려고 오늘 새벽 4시 30분에 나왔어요”

시장이반찬은 고분다리 시장 인근 5개 점포가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다. 조합원들이 도시락 제조와 배달까지 각각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 하루에 생산하는 도시락은 돌봄 노인들에게 배달할 도시락만 매일 평균 50여개다. 자체적으로도 도시락 사업을 하고 있어 전부 더하면 하루 평균 100개 이상의 도시락을 만든다. 

메뉴는 도시락을 만드는 조합원 안정분 씨가 재료에 따라 결정한다. 안 씨는 15년 가까이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베테랑이다. 안정분 씨는 “바로 옆 고분다리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보고 메뉴를 결정한다”고 했다. 

시장이반찬이 생산하는 돌봄SOS사업 도시락은 하루 50여개 정도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시장이반찬이 생산하는 돌봄SOS사업 도시락은 하루 50여개 정도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이날 메뉴는 흰쌀밥, 소불고기, 김치, 더덕무침, 마늘쫑볶음. 곧 추석 명절이어서 주중에는 특별한 메뉴가 나갈 예정이다. 안정분 씨는 “메뉴 선정에 굉장히 신경쓴다”며 “이번 주에는 도시락 메뉴에 송편이나 전도 메뉴에 넣고, 이사장님은 갈비찜을 내자는 얘기도 하셔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어머니랑 같이 살아서 어르신들 좋아해요. 음식도 어르신들이 좋아하실만한 걸로 만들죠. 씹는게 어려우신 분들이 많으니까 부드러운걸로 해 드리려 하고요.”

“어머니 식사 배달 왔어요. 맛있게 드세요”

오전 10시가 넘자 배달업무를 맡은 조합원들이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타고 하나둘씩 모였다. 조합원 김미희 씨는 “오늘 18가구에 도시락을 배달한다”면서 바쁘게 자전거에 도시락을 실었다.

배달 지역은 차로 못 들어가는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한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배달 지역은 차로 못 들어가는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한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왜 자동차로 배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안아름 차장은 “자동차로 배달하는 분도 있다”며 “하지만 배달해야 하는 곳이 차로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아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아름 차장과 잠시 대화를 나누던 사이 김미희 씨가 “먼저 가겠다”며 바쁘게 출발했다.

한참 후 김미희 씨를 다시 만난 곳은 마지막 배달지역이라는 한 아파트. 땀을 뻘뻘 흘리며 도시락을 나르는 그에게 “자전거로 배달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미희 씨는 “자전거는 일부러 타기도 하는데, 오히려 운동이 돼서 좋다”며 웃었다. 그는 “본래 나는 두부장사라서 두부 배달을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지리적으로도 잘 알고 있어 배달이 어렵지 않다. 오토바이나 차로 배달하는 분들은 더 먼 지역을 가고, 나는 가까운 천호 1,2,3동을 배달한다”고 말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 있던 어르신이 반갑게 문을 열었다. “맛있게 드시라”는 김 씨 인사에 고맙다는 답이 돌아왔다. 코로나로 인해 긴 시간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김 씨는 매일 같은시간 도시락을 가져다 준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도시락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도시락을 배달하면서는 안부를 묻기도 하고, 코로나19로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인기척이 있는지 살핀다. 연락이 안되거나, 인기척이 없을 경우 각 동의 돌봄매니저에게 2차 안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코로나 때문에 잘 안 나오시긴 하는데, 한번씩 문을 열고 얼굴 볼 때 요구르트나 주스를 주시기도 해요. (도시락 배달해 줘서)고맙다고 하시고요. 특별한게 아니어도 그런 소소한 감사함이 있죠.”

김미희 씨가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있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김미희 씨가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있다./사진=김주연 인턴 기자

함께강동, 더 나은 서비스 위해 민관 소통창구 역할

강동구 우리동네나눔반장 사업단은 함께강동이 꾸렸다. 현재 시장이반찬, 친환경식품, 백길창작소, 으뜸협동조합이 식사지원, 주거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사업 제공 기관으로 들어와있다. 안아름 차장은 “강동구 지역 내에서 돌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사회적경제기업을 나눔반장 사업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고 했다.

특히 함께강동은 민관이 협업할 수 있는 소통구조를 만들고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제공될 수 있게 한다. 안 차장은 “민간(기업)과 공공(구청)이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민민-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매월 1회 민민협력 회의를, 격월 1회 민관협력 회의를 한다”며 “우리가 중간에서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서로 협업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긍정적인 경쟁방식으로 서비스 전체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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