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의제와 아이디어를 찾고,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다.

프로젝트는 6개월에 걸쳐 ‘온라인 공모→오픈테이블 및 세미나→최종팀선발→전문가 인큐베이팅 및 컨설팅→최종발표 및 시상’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선발된 6개 팀에게는 전문가 매칭을 통한 인큐베이팅과 컨설팅도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와 (재)피스윈즈코리아가 실행한다.

“여행을 매개로 남북한 농인이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1차 오픈테이블에서는 농인을 위한 북한 여행안내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오픈테이블은 오픈랩 프로젝트에 참여해 1차로 선정된 팀들이 온라인에서 공모한 아이템을 구체화, 심화하는 논의를 하는 자리다.

‘남북 수어 회화책 한 권으로 여행의 단순함을 넘어보자!’라는 제목 아래 진행된 이번 오픈테이블에서는 ‘데프누리’ 팀의 발표가 이어졌다. 팀원 김소희·임서희·조윤주 씨가 농인이라 실시간으로 수어 통역이 이뤄졌다.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1차 오픈테이블 현장./출처=오픈랩 프로젝트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1차 오픈테이블 현장./출처=오픈랩 프로젝트

북한 여행책 ‘수어 버전’ 만들자

“비장애인을 위한 책은 많은데, 농인을 위한 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저희는 이런 점에 착안해 수어 여행책을 만들자고 결심했어요.”

팀명 ‘데프누리’는 청각 장애인을 뜻하는 단어 ‘데프(deaf)’와 함께하는 세상을 뜻하는 ‘누리’를 합해 만들었다. 데프누리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북한 수어 여행책을 만드는 거다. 편하게 들고 다닐 만한 사이즈의 책자 안에 북한 관광 지역에 관한 설명을 담는다. 책에는 QR코드를 삽입해, 코드를 스캔하면 그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회화를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한다.

데프누리는 남북여행 회화책 발간을 통해 ▲남북농인 커뮤니티 형성 ▲무장애 여행 확장 ▲남북관광 수어통역사 양성 등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을 매개로 남북한 농인들이 교류할 기회가 생길 뿐 아니라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것.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임서희 씨는 “북한 수어 연구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북한 관광 트렌드를 파악하고, 책을 제작하기 위해 출판사와 연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데프누리는 남북 농인의 교류를 위한 여행 수어책 제작 아이디어를 내놨다./출처=오픈랩 프로젝트
데프누리는 남북 농인의 교류를 위한 여행 수어책 제작 아이디어를 내놨다./출처=오픈랩 프로젝트

남북 수어 다르다...현실성 고려해야

이날 오픈테이블에서는 해당 아이디어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제시가 이어졌다. 김상화 농아사회정보원장은 남북한의 수어가 다르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70년간 조선손말(북한에서 쓰는 수어)과 한국 수어 간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같은 어휘가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며 북한 수어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헌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실장은 책을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책이 만들어지더라도 지금 북한에서는 자유로운 관광은 어렵고, 지정된 장소만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북한에서도 휴대폰을 쓰긴 하지만, 인터넷이 연결돼있지 않기 때문에 QR코드가 무용지물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남조선’이라 불리는 걸 남한 사람들이 꺼리듯 북한 사람들은 ‘북한’이라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문화를 세심하게 고려한 책을 제작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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