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우울,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증 이상 우울 위험군 비율은 28.0%로 조사됐고, 중증 불안 위험군은 14.1%로 조사됐다. 이는 2018년 진행된 지역사회 건강조사결과에 비해 각각 7.4배, 3.7배 증가한 수치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팀이 ‘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이 발주한 감염병 의료기술 근거생성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유행이 국민의 심리, 정신보건 측면에 주는 영향력을 분석했다. 연구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필요한 정신보건적 지원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전국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성인과 14세 이상 청고년 1150명(청소년 8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진행됐다. 주요 내용은 △우울 △불안 △사회적지지 △일상 생활 장애 △불면증 평가 △자살경향성 △질병 취약성 인식 △백신 접종 의지와 백신 선택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 유행 전/후 우울 평균 점수./출처=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팀
코로나-19 유행 전/후 우울 평균 점수./출처=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팀

조사결과 20~30대 젊은 층과 여성, 저소득층(가계소득 300만원 이하)들은 우울, 불안, 불면, 자살경향성 등 주요 정신 건강지표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들은 불안 평균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증 이상 불안 위험군에서도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저소득층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정서적 영향(불안)을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지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 발생률, 예방효과, 면역효과 지속기간 등을 백신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50대 이상 고령층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예방행동, 코로나19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백종우 교수는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인내하고 있지만, 우울, 불안, 자살생각 등 정신건강의 문제가 전 연령과 계층에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젊은 층과 여성, 그리고 저소득층이 더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작년 가을부터 자살이 급증했는데, 코로나19로 양육부담의 증가와 비정규직, 실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우리도 젊은 층, 여성, 저소득층의 고통이 큰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원강화와 함께 정신건강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연구의 실무를 총괄하는 박한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원구원이 발주한 코로나19 정신건강·사회심리 평가의 1차 양적조사로 현재 2차 양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더해서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확진자, 자가격리자, 자영업자, 노인, 장애인, 외국인, 임산부 등에 대한 질적 인터뷰를 분석 중이다”라며 “근거기반의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형 재난정신건강서비스 모델 및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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