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기 위해 태어난 생명은 없어요. 생태계 교란종도 마찬가지고요.”

밸리스(대표 강민준)는 생태계 교란종인 배스를 활용해 반려동물 식품을 제작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배스는 민물에 사는 외래어종으로, 토종 물고기 씨를 말리는 탓에 골칫거리 취급을 받았다. 밸리스는 배스의 영양학적 가치에 주목해 반려동물 식품을 제작했다. ‘밸리스(ballys)’라는 이름은 ‘배스’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풀어준다(release)는 뜻에서 붙여졌다. 최근엔 낙과 등 버려지는 과일을 활용한 제품군으로 확장했다.

다음은 밸리스 강민준 대표와의 일문일답.

밸리스 강민준 대표가 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센터 청년공감기획단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 사진=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센터 청년공감기획단
밸리스 강민준 대표가 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센터 청년공감기획단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 사진=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센터 청년공감기획단

Q. 밸리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밸리스는 2016년 창단된 서일대학교 소속 창업 동아리에서 출발한 사회적 기업이다. '2017 농수산식품 창업 콘테스트(KBS 나는 농부다3)'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졌고 같은 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2018년 1월 강남 지사와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고, 같은 해 2월 벤처 기업으로 지정됐다. 수익 중 일부는 유기동물 보호소에 기부하고 있다.

Q. 설립 배경은.

‘세상에 버려지는 생명들의 가치를 찾아주자’는 이념 하에 배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업사이클링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대부분 기부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비즈니스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함께 추구하고 싶었다.

밸리스 제품 중 ‘만능 오일’, ‘만능 사료’, ‘만능 츄르’ 제품 사진. / 제공=밸리스
밸리스 제품 중 ‘만능 오일’, ‘만능 사료’, ‘만능 츄르’ 제품 사진. / 제공=밸리스

Q. 배스에서 어떤 잠재력을 보았나?

먼저 배스에는 타우린이 풍부하다. 고양이에게 있어서 타우린이란 인간으로 따지면 비타민 C 같은 존재다. 필수 아미노산이지만 체내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배스엔 100mg당 140.6 타우린이 함유돼 있다. 이는 고등어의 4~5배 수준이다. 또 배스의 오메가 3 함유량은 연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스에 함유된 비타민 E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Q.제품에 대한 소개해달라.

밸리스의 대표 제품은 고양이를 위한 간식인 츄르다. 배스는 지자체와 지역 어민, 환경청에서 매입 중이다. 어민 분들께는 돈을 내고 가져오지만, 무상으로 공급 받는 경우도 많다. 원료를 생산 업체에 보내면 배스 분말과 배스 오일로 추출된다. 공정 처리를 거친 뒤 분말과 오일은 츄르나 분말 영양제, 사료 등으로 제작된다.

제품은 밸리스 공식 스토어 외에도 쿠팡, 마켓쿵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오프라인으로는 ‘반려동물생활연구소 밸리스 랩’에서 접할 수 있으며, 최근 올리브영과 롯데마트 등에 입점 완료했다. 반려동물 생활연구소는 밸리스 가맹 브랜드로, 반려동물 카페와 호텔 등의 오프라인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밸리스 가맹 브랜드 ‘반려동물 생활 연구소 압구정점’ 내부 모습. / 젝공=밸리스
밸리스 가맹 브랜드 ‘반려동물 생활 연구소 압구정점’ 내부 모습. / 젝공=밸리스

Q. 타 제품에 비해 밸리스 제품이 갖는 경쟁력은.

타우린 함량도 밸리스 제품이 갖는 강점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기호성이다. 아무리 건강을 위한 제품이더라도 고양이가 안 먹으면 소용이 없다. 반려동물 식품의 경우, 구매자와 실제 이용객이 다르기 때문에 반려동물 주인과 반려동물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 반려동물도 우리 제품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타우린을 고농축하는 공정과 비린내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해 현재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다.

Q. 밸리스는 어떤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하나.

사업 초기엔 고객 한 분 한 분과 소통하려고 했다. 우리를 믿고 구매해준 고객에게 감사했고, 그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다. 진심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전 고객에게 손편지를 썼다. 시간은 많이 들었지만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만족했다.

지금은 구매량이 많아 손편지는 무리지만, 좀 더 기업다운 모습으로 고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온라인 후기나 오프라인 매장을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거나 고객의 니즈를 확인하고, 더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Q. 기억에 남는 고객과의 일화를 소개해달라.

하루는 서 대표가 단골 고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사업 초창기부터 꾸준히 이용해주신 단골 고객으로, 처음 고양이를 키울 때부터 밸리스 제품을 고수하셨던 고객이었다. 어느 날 사고로 고양이를 떠나 보냈는데, 그 묘에 밸리스 제품을 같이 놔뒀다고 하셨다. 밸리스가 반려동물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를 함께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던 일화였다. 좋은 제품으로 보답할 수 있는 밸리스가 되고 싶다.

Q.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점은.

목표했던 매출을 달성하지 못 했다. 파트너사가 코로나로 주춤하면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재작년 대비 작년 두 배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재작년 매출이 7억원대였고 작년 매출이 20억원대였다.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사업 구조 덕분이다. 사업 분야가 다양하고 B2C 매출 비율이 높다. 특히 B2C의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 동시 판매라서 제품 회전율이 좋다. 오프라인이 어려워지는 대신 온라인 구매가 늘었다. 온라인 플랫폼이 탄탄했던 덕분이다.

Q. 밸리스의 목표와 향후 계획은.

올해 하반기에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라자다(Lazada)라는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이커머스 시장에 입점한 상태다. 원래 작년부터 베트남 진출 준비를 마쳤으나,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다. 올해는 수출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이 목표다.

큰 목표는 ‘올바른 기업가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훗날 밸리스가 사회 혁신 기업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바른 자세로 경영하다 보면 소비자의 신뢰가 따라온다.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하는 믿을 만한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

공감기획단 취재진과 밸리스 강민준 대표의 사진이다. / 사진=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센터 청년공감기획단
공감기획단 취재진과 밸리스 강민준 대표의 사진이다. / 사진=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센터 청년공감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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