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투자를 통해 기업은 성장동력을 얻고, 비즈니스와 가치를 확대할 수 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투자자는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SK가 만든 사회적가치 플랫폼 SOVAC은 이같은 고민을 가진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해 SOVAC IR Room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소셜벤처와 임팩트 투자자의 만남의 자리를 통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로운넷>이 SOVAC IR Room 현장을 소개한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기술력을 기반으로 혁신을 이끄는 기술기반 사회적경제기업. 이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들에게 무슨 조언을 건네줄 수 있을까? 기업의 사업모델과 투자자의 제언을 함께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1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SOVAC IR ROOM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AI로 중환자실입원이 시급한 환자를 예측해주는 닥터스온더클라우드 △AI 기술을 통해 수질 오염원 제거로봇 개발한 에코피스 △폐플라스틱과 제철 부산물인 슬래그를 융합해 건축재료를 만든 이옴텍 등이 투자자를 만났다. 

투자자로는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와 김정태 MYSC 대표가 출연했다. 도 대표는 “기업들이 임팩트 투자자와 어떻게 소통할까 고민하고 있다는데 이를 강조하자”고 말했고, 김 대표는 “이번 IR은 멘토링을 함께하는 것이니, 기업의 속깊은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닥터스온더클라우드, AI로 환자 위험도 예측... 의료자원 효율화

먼저 닥터스온더클라우드가 투자자에게 사업을 설명했다. 닥터스온더클라우드는 의료현장의 현실적 문제를 플랫폼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으로, 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발생하는 의료자원 가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의료자원이 부족한 국가일수록 코로나19 치명률은 높다. 특히 병원 입원실의 경우 코로나19 환자로 포화상태여서 입원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닥터스온더클라우드는 환자가 자신의 체온과 증상 등을 앱에 입력하면 AI가 해당 데이터를 받아 개별 환자의 위험도를 예측한다. 이는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는 툴로 활용될 수 있다. 

한덕재 닥터스온더클라우드 대표가 SOVAC IR Room에서 투자자들에게 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덕재 닥터스온더클라우드 대표가 SOVAC IR Room에서 투자자들에게 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덕재 닥터스온더클라우드 대표는 “이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며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 입원여부, 치료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물론이고, 향후 닥칠 전염병 사태 대응력을 길러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익은 병상 회전율 합리적 조정을 통해 낼 수 있으며, 의료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이 큰 시장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우리 플랫폼은 감염병에서 초기 비율에 해당하는 환자의 데이터만 있으면 치료제,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의료자원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개발도상국에 프로그램을 보급한다고 했을 때 굉장한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현명 대표는 발표 후 “현 정부에서 강조했던 의료나 기후변화에 대한 ODA(공적개발원조)라는 특성과도 맞닿아있기 때문에 좋은 사업이 될 것”이라면서 “프로그램 환자위험 예측 정확도가 낮으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예측 정확도는 얼마가 되나”고 물었다. 한 대표는 “예측 정확도를 분석해 논문을 내는 등 검증해본 결과, 88~90% 일치율이 나왔다”면서 “이걸로 진단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는다는 차원에서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도 대표는 전문가 창업의 장단점에 대해 짚었다. 그는 “전문가 창업의 경우, 해당 영역에 대한 전문성은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경험 및 네트워크 덕에 사업을 생태계에 안착하는데 수월하다는 게 장점”이라면서도 “자신의 전문성에 매몰돼 전체 생태계를 보지 못하고, 사업보다는 솔루션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코피스, AI로봇으로 수질 오염원 제거

두 번째 기업은 에코피스다. 에코피스는 담수시설의 수질을 관리하는 문제를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채인원 에코피스 대표는 우선 전세계 모든 나라가 담수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수자원 오염문제가 발생하는데 기존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채 대표는 오염 후 정화보다 오염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에코피스는 인공지능 수질정화 로봇을 개발했다. 그는 “본래 고정식 수질정화장치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물이 중점적으로 오염되는 포인트들을 관리하면 좋겠다는 수요처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자율주행 녹조제거 로봇(이하 ECO-BOT)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코피스는 현재 ECO-BOT을 수질관리뿐만 아니라 수질측정, 채수, 현장 모니터링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필터만 교체하면 해상 폐유 제거로봇으로 확장되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그는 “2024년까지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고 있다”면서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보니 로봇의 구조적인 고도화 및 테스트도 쉽게 가능해 빠른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태 MYSC 대표는 ”문제해결 혹은 가치증진은 하나의 솔루션으로 이뤄내기 어렵다. 다양한 소셜벤처를 하나로 모아 연결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비슷한 쉐코라는 기업에 투자했지만, 에코피스와 연결한다면 어떤 부가가치가 있을까 고민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도 대표는 “기술기업은 대체로 현재 존재하지 않는 유형의 상품,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기에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에코피스는 창업한지 9년이나 됐는데, 안착하기까지 장기간 견뎌온 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 대표는 IR에서 사회적가치와 비즈니스 중 특성에 맞게 전략적 강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재무적 투자자나 일반 창업투자회사에게는 사회적가치를 먼저 강조하기 보단, 우리 사업이 잘되면 궁극적으로 만드는 결과가 사회적가치라고 이야기하면 소통이 잘될 것”이라며 “반면 임팩트를 집중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문제 제기, 발단, 소셜미션 등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기술과 시장에 대한 접근 관련 내용을 맥락에 따라 조절해 소개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옴텍, 내구성 강한 폐플라스틱 활용제품 생산

마지막으로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바닥재, 외장재 등을 연구하는 이옴텍이 IR을 진행했다. 이옴텍은 포스코 사내벤처 창업1호로, 폐플라스틱을 제철 부산물인 슬래그와 융합해 건축재료를 만들고 있다.

박영준 이옴텍 대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의 문제점으로 경제성, 기술성, 용도 등을 꼽았다. 그는 “폐플라스틱 산업은 소규모 비자동화 설비로 인한 높은 제조 원가로 시장경쟁력이 부족한데다 강도 및 내구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 “용도 역시 일상용품 등에 한정돼 있어 저부가가치인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옴텍의 경우, 재료공학 기술을 통해 공정 간소화가 가능했으며, 폐플라스틱과 슬래그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내구성도 끌어올렸다. 지난해부터 실증테스트를 진행했고, 이미 바닥재 또는 외장재로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투자자인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박영준 이옴텍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
투자자인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박영준 이옴텍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

현재 이옴텍은 기술개발과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대기업 건설사 등과 거푸집, 가로수 보호대,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고, 중소벤처기업부, 건설사 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도 대표는 구체적 시장조사를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 기술 라이센싱 회사냐, 소재 판매 회사냐, 건축자재 전문회사냐에 따라 시장의 규모가 바뀌고 시장 접근방식이 바뀐다”면서 “시장조사를 명료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도 대표는 기술기반 기업의 시장 포지셔닝에 대해서도 조언을 건넸다. 그는 “기술기업은 자사가 얼마나 뛰어난 발명을 했는지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서 “발명이 사업에 중요한 역량은 되지만, 발명이 잘됐다고 사업이 꼭 잘되는 것은 아니다. 발명이 어떤 가치를 가지게 되고, 어떤 수익을 낼 수 있느냐를 설명하는 것이 비즈니스에 좀 더 나아간 핵심이다. 이옴텍은 설명을 잘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정태 대표는 투자자 관점에서 사내벤처는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냐는 질문에 “사내벤처는 보통 종사자들이 기존 기업에서 담당했던 직무나 많이 해온 업무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성향들이 있다”면서 “이옴텍의 경우 다양한 기업들과 많은 실증사업을 하며 많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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