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책 축제인 '2018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2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책’은 무겁고 진지하고 어렵다? 책에 관한 엄숙주의를 완전히 허문 ‘2018 서울국제도서전’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가득한 놀이터로 꾸려졌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온통 책으로 둘러싸인 전시장을 마음껏 누비며 책을 보고 만지고 느끼며 만끽했다.

오는 24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책 잔치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출판과 독서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확장(new definition)’을 주제로 내걸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제24회를 맞는 이번 도서전에는 국내 234개사, 프랑스?미국?일본?중국 등 32개국 91개사 등 총 325개사가 참여했다. 행사장 곳곳에서 이목을 끄는 풍경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 내 고민과 걱정을 덜어주는 책 추천해드려요

'2018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독자에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너무 많은 책 중 무엇을 읽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분야별 전문가가 독자와 만나 1:1 상담 후 맞춤형 책을 처방해주는 ‘독서클리닉’에 가면 된다. 박준, 오은, 김민정, 은유, 서민, 이정모, 도대체 등 작가 16명이 시?글쓰기?예술?과학 서점에서 사전 예약한 독자에게 책을 추천해준다. 사전 예약을 안 했다면 ‘사적인 서점’에서 운영하는 현장 클리닉을 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힘 빼기의 기술’ 등 33권 책 가운데 딱 맞는 책을 추천해준다. 사적인 서점 측은 “세상에는 잘 드는 약처럼 고민을 덜어주는 책이 있다. 10분 정도 상담을 통해 책을 추천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문학자판기’로 짧고 묵직하게 만나는 책 한 구절

도서전에 위치한 '책자판기'를 통해 가독성과 휴대성이 높은 한 구절을 뽑을 수 있다.
지난해 도서전에서 첫 선을 보여 관람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보인 ‘문학자판기’가 올해도 찾아왔다. 현장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에 버튼을 누르면, 가독성과 휴대성이 높은 영수증 재질의 종이에 유명 책의 문구가 인쇄돼 나온다. 두껍고 무거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문학자판기는 현장에서 인기가 높아 긴 줄이 늘어섰다. ‘짧은 글’ ‘긴 글’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허균의 ‘허생전’부터 밀란 쿤데라의 ‘농담’까지 동서양 문호들의 명문장을 짧지만 묵직하게 감상할 수 있다.

# 전자책, 오디오북, VR 그림책…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독자들이 음성기술을 활용해 만든 '오디오 콘텐츠'를 귀로 듣고 있다.
종이로만 책을 읽는 시대는 지났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각을 넘어 청각, 촉각 등 여러 감각을 이용해 책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를 통해 책을 보는 ‘전자책’, 음성기술을 활용해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 경험하고 공유하는 ‘오디오북’은 물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360도 촬영 기술 등이 그림책에 접목된 서비스도 소개된다. 이외에도 유아, 아동, 청소년부터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제시한다.

# ‘미남 배우’ 장동건이 직접 추천하고 기증한 도서는?

'2018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장동건이 직접 추천하고 기증한 책이 전시됐다.
‘2018 서울국제도서전’이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는 배우 장동건이 홍보대사 및 공식 모델로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작가 정유정의 소설 ‘7년의 밤’을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의 주연을 맡기도 한 장동건은 다독가로 알려져 있다. 행사장 한 켠에는 장동건이 직접 추천하고 기증한 도서가 전시됐다. 김훈의 ‘칼의 노래’, 김승옥의 ‘무진기행’,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최재천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등 장동건의 손때가 묻은 책들을 볼 수 있다.

#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NO, ‘최소한의 낭비’로 운영되는 카페

환경재단이 운영하는 '에코카페'는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음료를 판매한다.
행사장에서 커피, 음료, 간식 등을 판매하는 ‘에코 카페’는 시민단체 ‘환경재단’이 운영한다. 나무를 베어 만든 종이로 수많은 책을 만드는 만큼,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자는 취지에서다. ‘최소한의 낭비’로 운영되는 가게를 표방하는 이곳에서는 뜨거운 음료의 경우 생분해되는 종이컵을 사용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한다. 시원한 음료는 플라스틱 컵과 빨대가 아닌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텀블러에 담아 환경부담금 1000원을 받고 판매한다. 텀블러 구매를 원하지 않을 경우 반납하면 1000원을 돌려주고, 자신의 컵을 가져올 경우에도 1000원을 할인해준다.

지난해 도서전에서 20만 명 관람객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목표인 30만 명을 향해가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 김신영 홍보팀장은 “전시가 시작되는 오전 10시가 되기 전부터 입장객들이 줄을 지어 대기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독자들이 좋아하는 저자를 직접 만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해진 덕분”이라고 밝혔다.

글. 양승희 이로운넷 기자
사진제공. 대한출판문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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