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바스켓 대표
김영란 바스켓 대표

“바스켓에서는 기관이나 기업이 아닌 개인도 허들 없이 펀딩을 개설하고 선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어요.”

다리에 상처를 입어 절뚝거리는 고양이, 매해 겨울 얇은 옷 하나로 폐지를 주으러다니는 노인, 수술을 할 만큼 큰 병이지만 수술비가 없는 이웃을 본다. 대부분이 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다. 개인이 부담하기엔 큰 금액이거나, 개인이 자력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들이 많다. 그래서 기부를 통해 간접적으로 도움을 전달하기도 한다. 김영란 대표는 “단체에 기부하는 소극적 참여보다 내가 직접 개설한 펀딩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개인 대상 펀딩 플랫폼 바스켓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IT기업이 모여있는 협회에서 15년간 근무했다. 협회에서 일하며 기획, 사업, 정책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대부분의 업무는 공익성을 띄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협회에서 업무를 진행하면서 좀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에 대한 갈망이 생겼다”며 “개인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 플랫폼인 바스켓에서 의미와 가능성을 느껴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바스켓
출처=바스켓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쉽게 개설하는 펀딩

바스켓에서는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펀딩을 개설할 수 있다. 의료, 응급, 동물, 기념, 장애 등을 주제로 펀딩이 개설되고 있다. 기간 역시 자유롭다. 최소 한달부터 펀딩 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이나, 어려움을 겪는 이를 돕고 싶은 개인이 스토리를 기반으로 펀딩을 개설한다. 

펀딩 오픈 전 설정을 통해 목표금액을 달성하지 못해도 모인 금액을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소액이지만 유의미한 펀딩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입모양을 볼 수 있는 투명마스크를 제작하는 펀딩 등이 진행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이 많이 활성화 됐지만 아직 개인에게는 벽이 높아요. 단체나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은 많지만 개인에게 집중한 펀딩 플랫폼은 많지 않아요. 바스켓은 쉬운 개인 펀딩 개설로 좀 더 적극적인 기부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바스켓에서 진행한 펀딩으로 고양이 쉼터 이사비용을 마련한 거울고양이쉼터/출처=바스켓
바스켓에서 진행한 펀딩으로 고양이 쉼터 이사비용을 마련한 거울고양이쉼터/출처=바스켓

스토리만 있다면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든 OK

바스켓은 2020년 3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11월 정식 오픈했다. 이후 1500여 건의 펀딩으로 약 7500만원을 모았다. 동물, 미혼모 가정, 볼리비아 아이들, 암환우 가정 등 크고 작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금액이 전달됐다. 

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심사를 거치지만 바스켓은 적격심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개인이 직접 이야기를 담은 펀딩을 올리고 기부에 대한 결정 역시 개인이 한다. 기부를 결정하면, 두 단계를 거친다. 펀딩 진행 기간 내 기부를 결정하고 펀딩이 마무리 되면 인출신청 알림으로 다시 한번 최종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기부과정을 두 단계로 나눠 기부를 좀 더 신중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바스켓에서는 개인도 쉽게 펀딩을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고양이 50여 마리와 지내는 쉼터 운영자의 어려움을 담은 글에는 3일 만에 800만 원이 모였다. 교인들이 모여 아픈 다른 교인의 병원비 700여만 원을 모으기도 했다. 

“짧은 기간에 큰 금액이 모이는 펀딩을 보고 바스켓 구성원들도 큰 힘을 얻었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개인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대안으로 바스켓이 떠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숭의여자대학교 가족복지과 학생들이 진행한 마스크 전달을 위한 펀딩/출처=바스켓
숭의여자대학교 가족복지과 학생들이 진행한 마스크 전달을 위한 펀딩/출처=바스켓

가치소비에 공감하는 MZ세대와 함께 할 것

“MZ세대는 착한소비를 즐기고 그 의미에 공감해요. 그래서 바스켓이 진행하는 펀딩에 많은 공감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활동과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느끼길 원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바스켓으로 이끌어야죠.”

바스켓은 MZ세대를 비롯해 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캠페인, 홍보 등을 집중 진행 할 예정이다.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적경제기업과의 협업에도 관심이 많다. 결식 우려 아동들에게 무료로 파스타를 제공해 인터넷에서 ‘돈쭐 파스타’로 유명세를 탄 오인태 진짜파스타 대표도 펀딩을 오픈했다. 그는 “숭의여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바스켓을 활용해 이웃을 돕고 있다”며 “사회활동가나 학교, 봉사·기부단체 등과 연계한 펀딩 개설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만들잖아요. 큰 변화를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죠. 개인에게 바스켓을 통해 누군가를 ‘돕는 맛’을 알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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