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이 공동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공동체 이익을 위해 지역 자원을 활용해 경제 활동을 하는 마을기업. 현재 서울에는 103개 113,183명의 회원들이 함께하는 마을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로운넷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함께 서울을 훈훈한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서울의 마을기업을 소개합니다.

 

[tbs TV] 밥상 공동체 '문턱 없는 밥집' 유투브 영상 캡쳐

 

누구나 유기농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형편에 맞게 값을 내고 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대신 그릇은 꼭 비우기! 사회적협동조합 문턱없는세상이 운영하는 ‘문턱없는밥집’이다. 문턱없는세상은 “하늘 아래 누구든 끼니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07년부터 비움과 나눔 운동을 해왔다.

문턱없는밥집은 값비싼 유기농을 가난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공짜밥은 의타심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형편대로’ 내게 한다. ‘음식과 약은 한 뿌리’라는 뜻을 알리기 위해 유기농 친환경 재료로 모든 음식을 만든다. 고 상임이사는 “가난한 사람일수록 건강이 안좋은데,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건강한 음식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기 전에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저녁시간에는 메뉴마다 가격이 정해져있지만 점심에는 누구나 들러 낼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내고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먹는 순서는 이렇다. 비빔밥을 다 먹은 후 국이나 숭늉으로 그릇을 헹구어 마신 뒤, 고춧가루가 묻어 있다면 무로 깨꿋이 닦아 먹는다. 다 먹으면 밥그릇, 국그릇, 수저, 쟁반을 분리해 설거지통에 넣으면 된다.

문턱없는밥집은 민족의학연구원에 의해 운영되다가 운영진이 바뀌면서 2012년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현재 조합원은 170명이다. 고영란 상임이사는 "손님으로 오셨다가 조합원이 되신 분들, 사정이 어려워 돈을 못내고 식사를 하시다가 형편이 좋아져서 조합원이 되신 분들, 친환경 먹거리의 중요성에 공감해서 조합원이 되신 분들 등 사연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엄건용 이사장도 원래 손님이었는데 밥집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이사장이 되어 밥집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엄 이사장은 현재 출판사 '나무처럼'의 대표이기도 하다.
 

문턱없는밥집은 '비움과 나눔의 밥상'을 실천한다. (사진 출처: 문턱없는밥집 페이스북)
음식

고 상임이사는 “‘음식과 약은 한 뿌리이므로 건강의 기본은 건강한 음식’이라는 게 설립자 윤구병 선생님의 평소 생각”이라며 “돈과 관계없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식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구병 선생은 자급자족 공동체 마을 ‘변산 공동체’의 설립자다.

고 상임이사는 “문턱없는밥집은 평범한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자부했다.

환경과 경제도 건강하게 만드는 식문화

문턱없는밥집이 주목하는 또 한 가지는 유기농 농가의 안정이다. 고 상임이사는 “유기농 농가들이 땅을 살리면서 농사를 짓는 일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들 농가의 농산물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농·친환경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나와 가족의 건강도 지키고, 농약으로부터 농민들의 건강도 지키고, 땅과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르신 점심 대접, 공연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문턱없는밥집. (사진제공: 마포희망나눔)

문턱없는밥집은 최근 지역의 독거 어르신들과 치매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반찬 나눔도 했다. 마을기업, 도시농업시민협의회,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이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했으며 강된장, 즉석 고추장, 천연발효빵 등을 만드는 발효강좌도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성미산 마을로 밥집을 옮겼다. 새로운 공간에서도 건강·환경·경제를 생각하는 식문화운동을 실천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요리 교실, 텃밭활동, 발효학교,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마을 주민들끼리 지속적인 관계를 맺도록 돕는다.

글. 박유진 이로운넷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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