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보다 2000만명 늘어난 1억 5500만명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들 중 3분의 2는 국가가 겪고 있는 전쟁과 갈등으로 인해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옥스팜은 9일 발표한 '기근 바이러스 대확산(The Hunger Virus Multiplies)'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시리아 알레포주에 사는 한 여성이 자녀들에게 한끼 식사로 먹을 감자를 나눠주고 있다. 10년간 이어진 내전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으로 시리아 국민 5명 중 3명이 심각한 기근을 겪고 있다./사진=옥스팜
시리아 알레포주에 사는 한 여성이 자녀들에게 한끼 식사로 먹을 감자를 나눠주고 있다. 10년간 이어진 내전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으로 시리아 국민 5명 중 3명이 심각한 기근을 겪고 있다./사진=옥스팜

심화하는 기후 위기와 함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사람들을 굶주림으로 내몰았다고 설명한다. 대량 실업과 식량 생산 중단으로 세계 식량 가격이 40% 급등했고, 이는 10년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세계 군사비 지출은 510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유엔(UN)이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한 예산의 6.5배에 해당한다. 또한 분쟁과 폭력 사태로 사상 최대 규모의 이재민이 발생해 2020년 말에는 4800만명이 집을 떠났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가브리엘라 부커(Gabriela Bucher)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분쟁 중인 국가에서는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대신 전쟁 당사자들끼리 서로 싸웠고, 기후 재난과 경제적 충격으로 이미 피해를 본 수백만 명에게 최후의 타격을 입혔다. 시장이 폭격을 당하고 농작물과 가축이 파괴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더는 안전하게 살 수도 식량을 찾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남수단, 시리아, 예멘을 포함한 세계 최악의 기근 지역 중 일부는 계속해서 분쟁의 타격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기아 수준이 악화했다고도 전했다.

최근 유엔의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지역의 35만명 이상이 굶주림에 놓여있다. 이는 25만명이 사망한 2011년 소말리아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올해 예멘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식량 불안의 위기에 처하거나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급격하게 확산한 인도, 남아프리카, 브라질 등과 같은 중간 소득 국가에서도 기아 문제는 극심해졌다고도 전했다.

부커 총재는 “비공식 노동자, 여성, 실향민 및 기타 소외계층은 분쟁과 기근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정부는 분쟁으로 인해 기근이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구호기관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예기치 못한 죽음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과 기아로 내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 질병을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옥스팜은 68개국 694개 이상의 파트너와 협력하여 식량, 현금, 깨끗한 물 등을 제공하고, 농민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가장 취약한 약 1500만명에게 도움을 줬다. 옥스팜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추가로 지원할 것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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