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실' 수업이 지난 6일 세종시 부강면에 위치한 부강중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창호 기자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실' 수업이 지난 6일 세종시 부강면에 위치한 부강중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창호 기자

세종시 부강면에 위치한 부강중학교에서 지난 6일 오전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실 수업이 진행됐다. 수업은 먼저 사회적경제의 개념과 국내외의 사회적경제 우수 사례를 학생들에게 소개하며 사회적경제의 활동영역을 이해시키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내가 만일 협동조합을 만든다면’ 이라는 질문을 가지고 학생들이 4~5인씩 모둠(그룹)을 구성해 토론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부강면 우리 마을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우리 마을의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그런 불편한 점 해결을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나?”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신박한 아이디어를 만들기에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학생들은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고 중학생의 시선에서 자신들이 사는 부강면의 불편함을 해결할 해법으로 여행사와 스터디 카페 그리고 코인노래방을 생각해냈다.

부강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낸 아이디어.
부강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낸 아이디어.

교육부와 같은 중앙 행정부처와 국책연구단지들이 밀집해 있는 세종시의 신도심과 달리 부강중학교는 부강면 원도심에 위치해 있다. 화물차 운행이 더많은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으니 코인노래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학생들이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쉽게 수긍이 간다. 

학생들이 스스로 책정한 코인노래방 가격은 3곡에 1000원 5곡에 1500원이다. 스터디 카페 이용료는 시간당 1000원. 생각보다 중학생들의 경제관념이 매우 현실적이다. 

여행사를 만들어서 북미식 건축과 한옥 건축이 한장소에 있고 최근 국가등록문화재로도 등록된 '부강성당'과 조선시대의 가옥으로 국가민속문화재로 등록된 '홍판서댁'과 같은 지역자원을 활용해 사람들의 발길을 부강면으로 끌어들여 보겠다는 아이디어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교육공동체협동조합 ‘꾸물’ 이상명 선생님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론과 사례를 설명할 때만해도 적극적인 리액션이 없었서 막막했는데, 학생들 스스로 자신들 마을의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구해보라고 하니 기대이상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의 필요성과 기본 개념의 이해를 통해 민주시민 역량을 키우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는 세종시교육청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세종시교육청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사회적경제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경제 교실’을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교육을 희망하는 총 107개 학급(초 87, 중 8, 고 12)을 대상으로 학교급별로 주제를 나눠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일선 학교들은 양극화, 환경문제,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책과 일자리 창출 대안의 하나인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세종시 교육청이 운영하는 '학교로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실’에 대한 수요는 2019년 첫해 30여개 학교에서 2020년 60개교로 늘었고 올해에는 100여개 학교로 증가했다.

[인터뷰]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팀 조원익 장학사

조원익 세종특별자시치교육청 교육협력과 장학사. 
조원익 세종특별자시치교육청 교육협력과 장학사. 

Q. 사업추진 3년차다. 어떻게 시작했나?

2018년에 발표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경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률은 21% 정도로 매우 낮다. 이러한 사회적경제에 대한 낮은 인식을 개선하자면 사회적 가치를 어려서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세종시 교육청 교육협력과에는 마을교육공동체팀이 있고 사회적경제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육사업’을 진행한다. 사회적경제 교육을 학교교육과정과 연결시켜 보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주 교과는 아니지만 우선 사회적경제를 ‘진로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해 추진해보고 있는 데 학생과 교사 모두의 반응이 좋다. 

100% 수요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는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육'에 대한 호응이 높다. 
100% 수요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는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육'에 대한 호응이 높다.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육’은 100% 수요기반 사업이다. 첫해인 2019년도 30여개에서 출발했고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도에도 59개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올해의 수요는 108개로 크게 증가했다. 수요는 초등이 많은 편이고 한번 참여하신 선생님들은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다.

Q. 교육 콘텐츠는 어떻게 개발했나 ?

2018년도에 세종시 교육청이 사회적경제연구원 세종센터에 사회적경제 강사양성 프로그램의 운영을 부탁했다. 그렇게 양성된 강사분들을 중심으로 ‘청년희망팩토리’ 협동조합이 구성되었고 양성된 강사들이 참여해 2019년과 2020년도에 2년에 걸쳐 교육콘텐츠를 함께 개발했다.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이 사회적경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중학교 1학년 사회과목의 ‘시장경제’ 수업을 진행할 때 일부 선생님들이 ‘사회적경제’를 포함해 소개하는 정도이다. 사회적경제가 교과서에 직접 언급이 되고 더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접할 수 있게 된다면 사회적경제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육현장속에서 사회적경제를 알리기 위해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제작해 배포한 포스터/ 제공=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교육현장속에서 사회적경제를 알리기 위해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제작해 배포한 포스터/ 제공=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Q. 앞으로의 계획은 ?

올해 3월에 지역의 여러 사회적경제 주체들과 ‘사회적경제교육지원협의회’를 구성했다. 여기에는 가치플러스협동조합, 사회적경제연구원,지역의 협동조합 소속의 활동가, 한국협동조합(연) 근무경험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가 함께 진행하는 일은 아이들 입장에서 더 와닿는 문제나 아이들에게 더 와닿는 이야기로 교육 콘텐츠를 구성하고 초·중·고로 구분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내용으로 개편해보는 것이다. 초등의 눈높이는 ‘개념잡기’, 중등은 ‘자기주변과 연결해보기’, 고등은 ‘참여’로 잡고 있다.

결과물이 일선 학교의 선생님들이 직접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세종시 표준 교안으로 제작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우선 초등학교 4학년 수업과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에서의 활용될 수 있는 교재 개발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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