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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를 말할때 지역을 빼 놓을 수 없다. 지역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며 고용 창출, 환경 보전, 사회적약자 돌봄 등 다양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이제 사회적경제 영역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며,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로운넷>은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자원과 연계, 지역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노력하는 풀뿌리 지역 자치단체장을 만나, 사회적가치 창출 전략을 들었다.

“안성시는 공동체가 살아있고, 지역 정체성이 분명한 지역이에요. 사회적경제 조직이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토양이 있는 최적의 지역입니다. 한국의 퀘벡, 몬드라곤이 될 잠재력이 있습니다.”

안성시는 올해부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침체된 주민 생활과 지역경제를 살리고 환경과 일자리를 동시에 담보하기 위해 ‘안성형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5년간 추진할 안성형 뉴딜은 그린뉴딜, 스마트뉴딜, 휴먼뉴딜로 나뉜다. 시민 생활권 단위의 로컬뉴딜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세웠다.

안성형 뉴딜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하는 김보라 안성시장은 사회적경제 현장활동가 출신이다. 1987년 안성시 주말진료소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에 기여한 바 있으며,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사회적경제 영역 활동 경험이 시정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며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며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로운넷>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며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 믿음이 생겼다”면서 “이는 협동과 상생으로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시정철학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 시장은 안성형 뉴딜 역시 사회적경제와 방향성이 일치한다고 본다. 김보라 시장은 “안성형 뉴딜의 목적은 지역 일자리와 편리한 행정서비스, 탄소중립사회 전환,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으로 축약할 수 있다”며 “이는 공동이익과 시민참여, 사회적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경제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이를 통해 안성의 사회적경제 영역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시장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은 과거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舊 안성의료생협)에서 활동하며 커졌다. 그는 “지역주민의 건강한 삶과 이를 위한 조직이 협동조합이라는 걸 알게됐다”면서 “협동조합 방식은 주민들을 대상화하지 않고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주민의 건강뿐 아니라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역설했다.

안성시는 올해 1월 복지교육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유사업무를 통합하고, 이질적 업무를 분리하며 행정안전과 복지교육, 경제도시, 주거환경 등 4국 체계로 개편했다. 지역주민 친화적 행정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맥락에서 4월에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비롯해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도시재생센터, 도농교류센터를 통합한 중간지원조직 ‘시민활동 통합지원단’을 출범시켰다. 중간지원조직 전방위적 통합은 전국 최초 시도라서 눈길을 끈다. 김 시장은 “마을단위에서 이뤄지는 모든 주민활동은 연계돼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간지원조직 단계에서 이를 깔때기처럼 통합해 운영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운넷>은 지난달 28일 김보라 안성시장을 만났다. 올해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5기 부회장으로 선임된 김 시장은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조직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또한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기 위해 기초 및 심화교육 뿐만 아니라 실전 창업과정이 포함된 단계별 교육프로그램과 컨설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보라 안성시장과의 일문일답.

Q. 바람직한 한국사회의 모습은?
상생과 공정, 공동체를 이야기하고 싶다.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대사회 속 이를 해소하기 위해 ‘더불어 사는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특히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공정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는데, 더불어 조화롭게 잘 사는 공정한 세상을 위한 일종의 규칙, 가이드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국가보다는 도시와 마을 등 삶의 본거지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흐름이 커졌다. 국가와 도시의 뿌리인 건강한 공동체가 밑바탕을 이뤄야 바람직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 지역민의 행복은 삶의 근거지인 마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성시의 캐치 프레이즈를 ‘더불어 사는 풍요로운 안성’으로 정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지난 5일,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번 감사패는 안성의료사협이 2021년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면서 준비했다./출처=안성시
김보라 안성시장은 지난 5일,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번 감사패는 안성의료사협이 2021년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면서 준비했다./출처=안성시

Q. 오랜기간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했다.
장기간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舊 안성의료생협) 등 보건의료 부문에 몸담으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를 통해 지역민들의 건강한 삶과 이를 이끌기위한 안정적인 조직운영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협동조합 방식은 주민들이 대상화되지 않고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안성의료생협을 통해 협동조합이 주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사회적경제 영역 활동 경험은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능케 했다. 특히 얽히고설킨 다양한 이해관계 속 절충안을 마련하는 일도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배운 또 하나의 가치였다. 안성이 추진하는 커뮤니티 케어와 도시재생 등 다양한 정책이슈를 기반으로 공공의 이익을 이끌어내는 시정에 큰 도움이 됐다. 

Q. 안성시는 사회적경제 육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안성의 사회적경제는 생태계 조성과 판로개척을 중심으로 추진됐고 지역민과 함께 상생협력의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또한 시민 스스로 삶을 가꾸며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시기를 맞았다. 

코로나19 위기 속 일상회복을 향한 접근방식을 강화하며 마을공동체와 창업교육 활성화 등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격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 행복을 위한 일자리 정책, 관련 예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사회적경제 기본법이 제정되면 이러한 흐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성시는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사회적경제 인식 확산을 위해 교육과 홍보, 재정지원, 인적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아동과 청소년은 사회적경제 진로체험과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고, 성인대상 창업교육을 진행하며 체계적인 지원을 통한 기업가 발굴에 나서고 있다. 또한 공정무역 인식확산을 위해 캠페이너 활동을 지원하고 공직자 대상 의식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재정지원은 지역내 사회적기업 14개소에 대해 취약계층 인건비를 지원, 작업환경 개선비를 보조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Q. 안성시는 ‘안성형 뉴딜’ 프로젝트로 디지털, 그린, 휴먼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안성형 뉴딜의 목적은 지역 일자리와 편리한 행정서비스, 탄소중립사회 전환,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으로 축약할 수 있다. 이는 공동이익과 시민참여, 사회적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경제의 방향성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로컬 공공 의료체계와 마을 돌봄망, 노인 및 장애인, 저소득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 청년창업 지원 등은 안성형 뉴딜의 밑바탕이다. 안성시 에너지 전환 계획도 시민 참여형 사업들로 추진해, 안성의 사회적경제 영역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성형 뉴딜은 기후위기 등 사회문제 해결을 고민하면서 행정을 펼쳐나가는데 방점을 찍었다. 예를 들어 길에 가로등을 하나 달 때 이전에는 얼마나 예쁜 가로등을 달까 고민했다. 이제는 얼마나 스마트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너지를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모든 행정의 관점이 바뀐다는 선언이라고 보면 된다. 

안성형 뉴딜 추진방향./출처=안성시
안성형 뉴딜 추진방향./출처=안성시

Q. 안성시에서 주창하는 로컬뉴딜의 핵심은 ‘사람과 마을 중심 로컬 일자리 창출’로 보인다.
안성시는 기본 생활권 단위에서 시민 일상을 보다 세밀히 살피고 일자리도 구축하는 ‘로컬뉴딜’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생활방식이 급격히 변화되고 취약계층의 접근성 감소 등 각종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과 지역경제는 물론, 환경과 일자리를 동시에 담보할 수 있도록 계층별 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스마트 축산 ICT 시범단지 조성, 로컬푸드를 활용한 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 안성맞춤 커뮤니티 케어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시민활동통합지원단을 통해 온라인 시민참여 정책플랫폼 및 시민동아리, 사회적경제 공유 오피스 제공 등 지역민이 중심이 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지난 4월 22일, 안성시 시민활동통합지원단이 오픈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출처=안성시
지난 4월 22일, 안성시 시민활동통합지원단이 오픈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출처=안성시

Q. 안성시는 사회적경제 등 중간지원조직을 통합해 시민활동통합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활동통합지원단 모델의 차별점은?
통합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다.  부서간 칸막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접해왔다. 내 삶의 문제는 칸막이가 없는데, 시청에서는 이것이 각 부처별로 나뉘어져 있다고 하는 것이다. 마을단위에서 이뤄지는 모든 주민활동은 사실 연계돼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간지원조직 단계에서는 이를 깔때기처럼 통합해야 된다고 봤다.

시민활동통합지원단은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도농교류 등 분야별 전문가들을 함께 배치한 중간지원조직이다. 통합 운영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마을형 예비 사회적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지역기반의 산업 생태계 구축, 건강한 사회적경제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주민자치 전환 등 주민의 적극적 활동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은?
지방정부는 환경과 지배구조의 강화 등 최근의 흐름 속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정부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자립을 위해 지원하고, 사회적경제기업은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며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증명해야 한다.

또한 지방정부는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과 중간지원조직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는 지역민과 관련 기업의 밀착행정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정부는 사회적경제의 효율성 확대를 위해 기본법 제정을 향한 움직임을 지속해야 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경제조직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포함된 사회적경제 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경제조직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포함된 사회적경제 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 사회적경제기업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도록 이끌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려면 사회적경제조직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포함된 사회적경제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기 위해 기초 및 심화교육 뿐만 아니라 실전 창업과정이 포함된 단계별 교육프로그램과 컨설팅을 추진한다.

홍보와 판로지원, 인식제고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나눔장터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관련 콘텐츠 및 유튜브 영상 등을 제작해 이를 적극적으로 널리 알릴 예정이다. 사회적경제가 지역을 변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김보라 안성시장 약력

現 민선7기 경기도 안성시장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회 전문위원
민주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장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사회적경제활성화포럼 회장)
안성의료복지사회협동조합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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