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조용한 마을에 친환경 생태공장 '컨티뉴 제로투원(Continew ZERO TO ONE)’이 문을 열었다. 사회적기업 모어댄이 운영하는 이곳은 제품을 생산, 사용,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필요한 물을 자체 생산해 사용하면서 ‘물 발자국 제로’를 실현했다.

모어댄은 자동차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버려지는 천연 소가죽, 에어백 섬유, 안전벨트 등을 업사이클링해 가죽 가방, 지갑 등 패션 아이템을 제작·판매한다. 제품을 생산할 때도 최대한 친환경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달 30일 <이로운넷>이 친환경 생태공장 ‘컨티뉴 제로투원’에 다녀왔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는 “생태공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누구나 언제든 와서 볼 수 있도록 오픈돼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모어댄의 'house of continew'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모어댄의 'house of continew'

“가죽 등 필요한 재료는 빗물로 세척해요”

“지붕 위에 파란색 관 보이세요? 비가 내리면 지붕 위의 파란색 관을 통해 빗물을 모아요. 모인 빗물은 물 재생동의 빗물 저류조에 들어오죠. 빗물 저류조에는 약 8000리터 정도의 빗물을 모아놓을 수 있어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모어댄 친환경 생태공장 '컨티뉴 제로투원'의 물 재생동(왼쪽)과 빗물을 모으는 파란색 관(오른쪽)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모어댄 친환경 생태공장 '컨티뉴 제로투원'의 물 재생동(왼쪽)과 빗물을 모으는 파란색 관(오른쪽)

모어댄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집한 가죽을 세척하는데 필요한 모든 물을 빗물에서 얻는다. 15평 남짓의 물 재생동에 설치된 저류조에 빗물이 모이면 1차 여과처리장치를 통해 낙엽, 모래와 같은 잔여물들을 걸러내고, 2차 여과과정을 거쳐 바로 사용 가능한 세척수로 탄생시킨다.

가죽을 세척한 뒤 발생하는 폐수도 버리지 않는다. 침체 필터가 설치된 물탱크에서 여과 처리 과정을 거쳐 재사용하는 것. 이를 통해 모어댄은 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물을 100% 자체 조달해 물발자국 제로를 달성했다.

“세탁할 때 많으면 300리터 정도 물을 사용해요. 세척수로 만들어지는 물이 한 2000리터 정도이니 7~8번은 충분히 쓸 수 있는 양이에요."

물 재생동의 내부시설
물 재생동 내부 모습

삽입식 태양광 패널 시스템으로 전기 에너지 자체생산

모어댄이 ‘컨티뉴 제로투원’을 친환경 생태공장으로 부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물 자체 조달에 이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기도 태양광 패널 시스템을 이용해 자가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상에 올라가니 태양광 발전 시설이 한눈에 들어왔다. 최이현 대표는 “이곳은 원래 80년대에 지어졌다.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지붕의 두께가 약 1~2cm 정도밖에 안 돼 열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며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장 지붕을 50cm 정도로 두껍게 보강해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했다”고 말했다.

모어댄 생태공장 컨티뉴 제로투원의 삽입식 태양광 패널 시스템
모어댄 생태공장 컨티뉴 제로투원의 삽입식 태양광 패널 시스템

여기에 삽입식 태양광 패널 시스템으로 태양광 전기에너지 자가발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태양광 패널을 올리는 것 보다 삽입하는 방식이 열효율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이현 대표는 “가정집에서는 한 달에 많아도 3KW, 카페에서도 5~7KW 정도의 전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컨티뉴 제로투원’은 한여름 기준 에어컨 사용량까지 합치면 한 달 기준 20KW의 전기를 사용한다"며 “우리 태양광 발전시설로 한 달에 24~26KW의 전기를 자체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100% 자가발전을 넘어서는 양이다.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제품, 구매도 ‘환경을 생각하면서’

공장동에서는 원단 수거, 세척, 분류, 디자인, 테스트 등 제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컨티뉴 제로투원 공장동 내부 모습
컨티뉴 제로투원 공장동 내부 모습

특히 공장동 한 켠에서는 기계에 매달린 채 가방들이 좌우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개발된 제품의 가장 약한 부분을 매달아 반복적으로 움직임을 주며 품질을 확인하는 스윙테스트 작업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10만 번 정도의 카운팅, 시간으로 따지면 1000시간 동안 스윙 테스트를 한다”며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개발 후 이루어지고 있는 스윙테스트
제품 개발 후 이루어지고 있는 스윙테스트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컨티뉴 스토어에서 판매한다. 눈에 띄는 점은 제품별로 진열한 것이 아니라, 원자재별로 분리했다는 것. 폐차된 자동차에서 재료를 얻었다는 점을 착안해 자동차를 테마로 가죽으로 만든 C(Car seat leather)라인, 에어백으로 만든 A(Air bag)라인, 그물·플라스틱 페트병 등 재생된 소재들로 만든 R(Repurposed)라인으로 구성했다. 최이현 대표는 “한 달 평균 1000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C(Car seat leather)라인, A(Air bag)라인, R(Repurposed)라인으로 구성돼 있는 컨티뉴 스토어
C(Car seat leather)라인, A(Air bag)라인, R(Repurposed)라인으로 구성돼 있는 컨티뉴 스토어

컨티뉴 스토어 바닥도 폐교에서 수집한 교실 바닥의 목재와 폐타이어 등을 활용했다. 톱밥을 압착해 만든 선반, 조경을 하고 남은 나뭇가지로 만든 손잡이,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든 조명 샹들리에, 깨진 벽돌로 만든 컨티뉴월(벽) 등으로 내부를 꾸몄다.

“‘가장 컨티뉴답게’ 표현했을 때 ‘명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의 명품 철학’을 완성하기 위해 컨티뉴 스토어도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해 꾸몄죠.”

업사이클 소재들로 꾸며진 컨티뉴 스토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폐교 교실 바닥의 목재와 폐타이어 등을 활용해 만든 내부 바닥,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든 조명 샹들리에, 나뭇가지로 만든 문손잡이, 깨진 벽돌로 만든 컨티뉴월
업사이클 소재들로 꾸며진 컨티뉴 스토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폐교 교실 바닥의 목재와 폐타이어 등을 활용해 만든 내부 바닥,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든 조명 샹들리에, 나뭇가지로 만든 문손잡이, 깨진 벽돌로 만든 컨티뉴월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과정이 환경 친화적일 때 친환경이 완성 되는 것”

“일반 공장들은 탄소를 배출하지만 모어댄의 생태공장은 탄소를 줄이는 것을 넘어, ‘탄소를 먹는 공장’이 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모어댄은 2015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총 65만 톤의 물을 절감했고, 폐기물 370톤을 재활용했다.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는 1만 톤을 넘는다. 30년생 소나무 158만 그루를 심은 효과다.

최이현 대표는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활용 소재를 하나 사용하는 것보다 ‘그 과정이 얼마나 환경적인가’를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이 친환경 공정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져야 친환경이 완성된다는 공식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어댄 최이현 대표
모어댄 최이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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