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소상공인의 생존 방안으로 ‘콘텐츠’를 강조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고, 동네에서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차별화 된 ‘로컬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모종린 교수는 “소상공인들도 콘텐츠가 있으면 된다. 콘텐츠가 있는 사람은 약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생존 전략으로 낙후됐던 골목을 살리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골목의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 문래동, 익선동 등도 과거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아니었지만, 골목의 특성을 반영한 상점과 가게가 만들어지면서 지역 명소로 거듭났다. 자연스럽게 상인들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주민들 중심으로 지역의제를 끌고 나가는 사회적경제 방식이 더해지면 주민 수요를 충족함과 동시에 골목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서울시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만든 기업들은 지역문제를 지역에 녹여낼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방식으로 진행될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운넷>이 골목을 활성화 하고, 소상공인들의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을 소개한다.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를 만나기로 한 곳은 연희동 골목길 안쪽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연남장이다. 반가운 얼굴로 만난 홍주석 대표는 인근에 어반플레이가 디자인한 공간을 보여주겠다며 연남장을 비롯해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연희대공원과 캐비넷클럽을 소개했다.

연희대공원은 동식물 관련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캐비넷클럽은 다양한 아티스트와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 브랜드다. 이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곳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 캐비넷클럽에는 젠더 관련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연희대공원 외경./ 출처=어반플레이 홈페이지
연희대공원 외경./ 출처=어반플레이 홈페이지

도시가 매력적으로 변신하다 

어반플레이는 지역에서 발굴되지 않은 곳을 살리는 콘텐츠를 가진 크리에이터를 키우면서 그 지역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도시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는 “우리는 크리에이터들을 매니지먼트하고,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콘텐츠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라고 말했다.

최근 어반플레이는 부산 영도에 피아크 라는 공간을 기획했다. 기존 도시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6000평 대지에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신축 프로젝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문화를 고민한다. 

홍 대표는 “해당 지역이 조선업에 기반한 곳이라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재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피아크는 건물이 완성됐고, 카페만 시범적으로 오픈한 상태다. 7~8월 한층씩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다.

도시가 활성화 되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생긴다는 건 지역상권이 활성화 되고 있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줄었다”면서 “앞으로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더 어려워 질 것이고, 건물주가 갑질하기도 힘들어 질 것”이라면서 “소비되지 않고, 소비자에게 맞지 않는 콘텐츠는 도태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좋은 콘텐츠를 가진 사람은 당하지 않는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남장 내부 모습./출처=어반플레이 홈페이지
연남장 내부 모습./출처=어반플레이 홈페이지

소상공인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 입어

하지만 매력적으로 변신한 도시에서도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했다. 홍 대표는 “소상공인은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많은 소상공인이 매출감소를 경험했고, 폐업한 곳도 많아졌다.

어반플레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홍주석 대표는 “우리도 매출로 보면 20억원 이상의 손실이 있었다. 우리도 이런 상황이니 영세하게 운영되는 소상공인들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재난지원금 등 여러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홍 대표는 단순히 지원금을 주는 정책보다 비즈니스가 가능하게 돕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하다못해 열감지기, 직원 마스크, 손세정제 등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고, 보상한다며 전체 지원금(세금)을 이야기한다. 정말 잘못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조건 온라인으로 해야한다고 부추기는것도 좋지않다. 전부 온라인으로 바뀌게 되면 시민들에게 오픈됐던 공간이 물류창고로 바뀌게 되는 것인데, 그러면 시민을 위한 공간의 문이 닫힐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이 겪고있는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려면 비즈니스가 안정적으로 수익화 되고, 스케일업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게 홍 대표의 생각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게 하는 방식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 

홍 대표는 “돈이 안되더라도 사회적 임팩트를 낼 수 있는데에 지원해 줘야 한다”며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대신 성과를 측정하는 리워드 시스템과 임대료 지원 등이 있다면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래야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훨씬 지원이 빠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

더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창업을 할 수 있기를

도시의 콘텐츠는 안정감을 준다.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지역에 활기가 생기게 한다. 홍 대표는 도시가 살아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의 오프라인 창업을 돕겠다고 했다. 그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와 상품을 팔고 싶다”면서 “좋은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과 연대해 사업을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동산 투기 세력도 콘텐츠에 투자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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