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MG새마을금고 유튜브에 스프링샤인 영상이 게재됐다. 구독자들에게 스프링샤인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영상 말미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했다. 가수 영탁. 동영상을 통해 그는 “과거 팬들이 스프링샤인 티셔츠를 보내줘 알게됐다. 발달장애인 작가님이 디자인했다는 좋은 취지를 알게돼 방송에도 입고 출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스프링샤인’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으로 ‘영탁여우티’, ‘영탁티셔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스프링샤인에서 판매하는 폭스티셔츠는 이미 영탁 팬들사이에는 인기상품이다. 단순히 영탁이 입었던 티셔츠라는 이슈를 넘어 ‘여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영탁과 티셔츠에 그려진 여우가 영탁과 닮았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다.

여우를 그린 사람은 발달장애인 작가 짜욱. 스프링샤인에서 메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짜욱작가는 2018년부터 스프링샤인과 함께하기 시작해 2019년 정식으로 채용됐다. 발달장애인 평균 근속연수는 6개월~1년으로 짧다. 하지만 짜욱작가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있다.

스프링샤인 로고./사진=김주연 인턴기자
스프링샤인 로고./사진=김주연 인턴기자

달항아리→지노도예학교 거쳐 ‘스프링샤인’으로

스프링샤인은 2012년 달항아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당시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기 어려워지면서 현 대표인 김종수 대표에게 기업을 맡을 생각 없는지 제안했다. 고민 끝에 대표직을 수락한 김 대표는 포털에서 검색되기 쉽도록 법인명을 ‘지노도예학교’로 바꿨고, 2019년 ‘스프링샤인’으로 다시 변경했다.

김종수 대표는 “기업이름에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면서도 우리와 함께하는 작가들의 개성이나 추구하는 방향성을 담아 '스프링샤인'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스프링샤인은 의류, 디자인굿즈, 데스크용품, 아트포스터 등 수공예나 디자인 제품을 주로 제작, 판매한다. 5월부터 8월까지는 종로에 있는 도시갤러리에서 전시회도 열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는 도자기 클래스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소비되는 것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와 함께하는 (발달장애인) 작가들도 마찬가지”라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는 다양한 전시를 진행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MG새마을금고 유튜브에서 가수 영탁이 스프링샤인에 대해 인터뷰하는 모습./출처=MG새마을금고 유튜브 화면 캡쳐
MG새마을금고 유튜브에서 가수 영탁이 스프링샤인에 대해 인터뷰하는 모습./출처=MG새마을금고 유튜브 화면 캡쳐

가수 영탁, 배우 성훈 등 가치에 공감한 연예인들의 관심 이어져

스프링샤인은 가수 영탁, 배우 성훈 등 유명인들이 함께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하나금융그룹을 통해 배우 성훈과 짜욱작가가 만나 성훈의 반려견 양희를 캐릭터화 하는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에는 가수 영탁과의 특별한 인연이 이슈가 됐다. 인연은 스프링샤인이 MG소셜성장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깊어졌다. 김 대표는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MG새마을금고와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때 영탁 씨가 직접 우리(스프링샤인)에 대해 인터뷰 한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 됐고, 조회수도 잘 나왔다. 이후 영탁 씨 팬들이 제품을 많이 구매하고, 후기, 태그 등을 남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도자기쪽 사업이 완전히 멈춰버려서 막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영탁 씨 팬들의 힘이 많이 도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광고를 하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작가들은 작품 활동에 분주했다./사진=김주연 인턴기자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작가들은 작품 활동에 분주했다./사진=김주연 인턴기자

발달장애인 작가 재능 펼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필요 

스프링샤인은 2017년부터 장애인 예술가를 발굴해 육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발굴된 작가들은 인턴과정을 거쳐 채용하기도 하고, 1~2년정도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채용하기도 한다. 훈련생을 채용하는 방식도 있다. 김 대표는 “사람을 채용하는게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비장애인들은 3~6개월 정도를 적응기간으로 보지만, 발달장애인들은 길게는 2~3년 정도를 적응기간으로 본다”며 “경우에 따라 3개월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간식만 먹다가 가는 친구들도 있다. 우리는 그런 과정을 전부 기다린다. 그렇게 관계가 형성되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직원들마다 출퇴근시간도 다르다. 직원에 따라 근무시간이 9시~6시인 경우도 있고, (오후)1시부터 6시까지 일하기도 한다. 재활치료나 병원 등 개인 일정도 충분히 고려해 일정을 조절한다.

“우리는 의지를 갖고 기다리는 훈련을 하고 있어요. 다들 일할 곳이 있다는 걸 좋아하죠. 억지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없어요. 모두들 여기서 활동하는걸 좋아하고 즐거워해요.”

김종수 스프링샤인 대표./사진=김주연 인턴기자
김종수 스프링샤인 대표./사진=김주연 인턴기자

올해 장애인 보호작업장 준비 중…채용 확대 예정

최근 스프링샤인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됐다. 올해에는 장애인보호작업장도 준비중이어서 직원을 더 채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처럼 예상치 않은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타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국내 발달장애인은 약 25만명인데, 평생 부모님의 돌봄이 필요한 시스템이에요. 이제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나눠야죠. 모든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은 물론, 예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예술가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김종수 대표에게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자 “우리가 하는 일을 잘 지키면서 하기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장애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더 오랫동안 걱정없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수 영탁이 입어서 화제가 된 폭스티셔츠./출처=스프링샤인 홈페이지
가수 영탁이 입어서 화제가 된 폭스티셔츠./출처=스프링샤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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