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삶의 조건을 바꾸며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위기', 'ESG', 친환경을 넘어선 '필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이로운넷>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2021 H-온드림 A 트랙에 선정된 기업 21곳 중 ‘친환경’에 주목해 비즈니스로 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창출하는 소셜벤처 ‘알프래드’, ‘트레드앤그루브’, ‘델로’ 등의 이야기를 전한다.

출처=Getty Images Bank
출처=Getty Images Bank

매년 버려지는 타이어는 세계적으로 10억 개에 달한다. 타이어의 연간 적체량은 800만 개며 적체량 증가율은 15.2%다. 끝없이 쌓여만 가는 타이어들은 환경적, 사회적 문제다. 대부분의 타이어들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결국 대기, 지하수, 토양 오염 등 각종 환경을 오염시킨다.

버려진 타이어를 재사용하면 오염물질의 양은 준다. 타이어 4개를 재활용하면 약 146㎏의 탄소배출저감효과가 있다. 소셜벤처 트레드앤그루브(대표 이온)는 ‘어떻게 하면 버려진 타이어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트레드앤그루브는 버려진 타이어의 고무를 추출해 신발의 밑창으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신발’ 제작 소셜벤처이다. ‘역할을 다한 타이어를 신발의 밑창으로 재활용해 패션 제품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세상을 바꾼다’는 사회적책임을 내세운다.

트레드앤그루브의 이온 대표, 유준성 영업팀장, 김민경 마케팅팀장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트레드앤그루브의 이온 대표, 유준성 영업팀장, 김민경 마케팅팀장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회사 구성원은 이온 대표, 유준성 영업팀장, 김민경 마케팅팀장 등이다. 서울시립대 학생 창업팀으로 함께 시작해 2020년 창업했다. 

당시 팀명은 제품의 특징과 추구하는 가치를 표현한다. ‘트레드(Tread)’는 타이어의 고무 표면을, ‘그루브(Groove)’는 타이어 표면의 무늬를 의미한다. 이온 대표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타이어를 신발 대용으로 사용하는데서 비즈니스 모델을 착안했다”고 말했다.

폐타이어가 구두 밑창으로 변신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신발. 출처=트레드앤그루브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신발. 출처=트레드앤그루브

내마모도(마찰에도 닳지 않고 잘 견디는 정도)가 높은 타이어는 재가공이 힘들다. 미끄럼 방지와 자동차 중량을 견디기 위해 이렇게 만든다. 그러나 반대로 강력한 접지력과 내구성은 신발 밑창으로써 매우 적합하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트레드앤그루브는 수명을 다한 타이어의 종류와 마모도를 구분해, 고무 표면(트레드)만 분리해 신발 밑창으로 사용한다. 이후 신발 밑창의 모양으로 철형을 찍어내면 신발이 완성된다. 경남 창원지역 등에서 월 최대 3만 개 가량의 폐타이어를 공급 받는다. 폐타이어 1개로 평균 3.6켤레 신발을 제작한다. 1켤레당 10.1㎏ 탄소배출저감효과가 있다.

출처=트레드앤그루브
수명을 다한 타이어에서 고무표면만을 분리(왼쪽), 분리된 고무 표면(오른쪽) / 출처=트레드앤그루브

이 대표는 처음에는 타이어 매장에 폐타이어를 요구했을 때는 이상한 시선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해를 피하고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 ‘미대생’이라는 ‘치트키’를 사용했더니 협조적으로 대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요즘은 상황이 바뀌었다. 매주 40만 원 정도 들던 타이어 폐기 비용을 줄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듣는다.

구두 제작할 때도 어려움이 있었다. 신발 수작업이 가능한 성수동에서 제화업체에 “폐타이어로 신발을 제작한다”고 말했을때 거절을 당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그는 “지금 함께 일하는 수제화업체 대표도 (우리의) 진정성을 보고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H-온드림 펠로 선정 뒤 마케팅, 브랜딩 등에서 도움 받아

현재 부츠, 샌들, 슬리퍼 등을 생산하고 있다. 부츠는 성수동 수제화 가게에서 제작한다. 슬리퍼와 샌들은 부산시 사상구 신발단지에서 만든다. 대표 상품인 첼시 부츠는 지난 1월 진행한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의 1200%를, 지난 6월 종료한 샌들과 슬리퍼 펀딩 역시 목표액의 3518%를 달성했다. 이 대표는 “여름, 겨울 신발을 내놨으니까 연중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니커즈 제품 2종도 9월 즈음 새롭게 펀딩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최한 2021년 H-온드림 A 트랙의 펠로로 선정된 것과 관련 “제품을 제작한 이후 브랜딩과 홍보를 진행할 때 막막했던 적도 많았는데, 펠로로 선정되면서 브랜딩, 마케팅, 파이낸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드앤그루브 이온 대표.
트레드앤그루브 이온 대표.

트레드앤그루브의 목표는 간결하지만 분명하다. 고객들이 패션 제품을 사용함에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친환경 소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고객이 지불하는 가치에 상응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요. 고객들에게 환경뿐 아니라 제품 자체에서도 충분한 만족감과 가치를 줄 수 있는, ‘아깝다’는 생각을 주지 않는 브랜드로 성장시켜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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