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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에서 볼 수 있는 보물 제 1763호 ‘부용지’.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극 중에서 배우 박보검이 열연했던 ‘효명세자’가 나옵니다. 드라마의 촬영지이기도 한 창덕궁 후원은 실제 효명세자가 자신의 정치적 뜻을 펼치기도 한 곳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의 역대 왕들도 이곳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문화대행진협동조합’이 추천하는 창덕궁 후원 코스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찾아보러 가겠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은 태종이 지은 궁궐입니다. 그 중 후원은 궁궐 면적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넓습니다. 후원을 지은 이유는 왕과 그 가족들이 휴식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후원에 들어서 처음 보이는 곳이 보물 제 1769호 ‘주합루’입니다. 정조가 세운 주합루는 아래층에는 왕실의 도서를 보관하는 규장각이 있고 그 위층은 열람실(과거에는 주합루로 부름)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 이덕무 등 당시 젊은 학자들이 이곳에서 학문을 닦았습니다. 정조는 이곳에서 젊은 학자들과 정사를 논하고, 연회를 열었습니다. 인재 등용문의 역할을 한 이곳은 정조의 정치개혁 의지가 담긴 곳이기도 합니다.

보물 제 1763호 ‘부용지’는 연못입니다. 연못이 네모나고 섬이 둥근 것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라고 하는 천원지방 사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조선시대 모든 궁궐의 연못을 조성할 때 기여했다고 합니다.
 

창덕궁 건물 중 임금이 참석한 가운데 시제를 내리는 ‘영화당’.

부용지를 지나면 ‘영화당’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당’은 임금이 친히 참석한 가운데 시제를 내리는 곳이고 ‘춘당대’라고 불리는 영화당 앞마당은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이 과거시험을 보기도 한 곳입니다. 이 곳에 임금이 친히 참석하여 과거 시험을 감독했습니다. ‘영화당’의 현판 글씨는 영조의 친필입니다.

영화당을 지나 ‘애련지’에 도착합니다. 연꽃을 특히 좋아했던 숙종이 이 정자에 ‘애련(愛蓮)’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연못은 애련지가 되었습니다. 정자에 앉아 애련지에 핀 연꽃을 감상하는 곳이고 연꽃이 군자의 기품을 닮았다고 생각하여 선비들의 정신세계가 담겨 있습니다.

창덕궁 후원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뽕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뽕나무가 있는 이유는 농사와 더불어 누에치기가 중요한 국가의 산업이었고 왕비가 직접 누에치기 시범을 보이는 ‘친잠례’를 거행했습니다.
 

연꽃을 좋아했던 숙종이 창덕궁 내 정자에 ‘애련(愛蓮)’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애련지를 지나 쭉 걷다 보면 조선의 ‘포석정’이라고 불리는 옥류천이 나옵니다. 임금과 신하들이 여기에 둘러앉아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이는 소요암에 인조의 옥류천이라는 어필 위에 이 일대의 경치를 읊은 숙종의 오언절구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비류삼백척(飛流三百尺) “흘러내리나니 물줄기는 삼백척에 이르고
요락구천래(遙落九天來) 아득히 먼 하늘에서 떨어진다.
간시백홍기(看是白虹起) 이를 보니 흰 무지개 일어나고,
번성만학뢰(飜成萬壑雷) 만 골짜기에 우레가 가득하다.“

특히 옥류천 주변은 후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한 곳으로 많은 임금들이 좋아한 곳이었습니다. 창덕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데 큰 일조를 한 곳이기도 합니다.

옥류천 주변을 빠져나와 걷다보면 후원의 마지막 장소인 보물 제 1770호 ‘연경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효명세자가 순조와 순원왕후를 위한 잔치를 베풀고자 만든 곳입니다. 후에 고종 대에 이르러 외국 공사를 접견하고 연회를 베푸는 등 중요한 정치 공간으로 이용했습니다.

이것으로 창덕궁 후원 코스가 끝났습니다. 귀 쫑긋할 조선 왕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창덕궁 후원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글. 오병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청년기자
jeong2091@naver.com
편집. 양승희 이로운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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