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광주광역시 양동행정복지센터 앞마당에서 ‘주먹밥 원형의 부활’ 행사가 열렸다.
제 41주년 5·18 민중항쟁기념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80년 5월 양동에서 처음 주먹밥을 쌌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나왔다. 현재 양동행정복지센터 자리는 맨 처음 주먹밥을 만들었던 방앗간이 있던 곳이다.
아직도 생생한 그 날의 기억
‘전두환 물러가라!’는 구호를 듣던 이영애 할머니는 그때만 해도 전두환이 누군지도 몰랐다. 그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차를 타고 시위하던 학생들이 아줌마들 나 물 좀 주시오! 우리 물 좀 주시오! 하길래 바가지에 물을 떠다주니 꿀떡꿀떡 묵어! 그리고 그 이튿날은 어머님들 배가 고파 죽겄소 그래. 우리가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노점상들에게 천 원씩 걷어 빵하고 우유하고 사서 주었는데 차들이 너무 많아! 감당이 안 돼!”
결국 노점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돈을 걷어 밥을 해주기로 했다.
“모은 돈으로 쌀을 한가마니 사서 당시 방앗간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언니(연길순씨)에게 부탁했어. 겨우 밥을 쪄서 사과 박스에 부어 리어카에 싣고 양동상회라는 곳에서 몰래 주먹밥을 만들었어. 밥은 뜨겁지, 마음은 급하지 맨밥에 소금만 뿌려 대강 쌌어. 그렇게 해서 차에다 얹어주면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지고 또 다른 차가 오고 그랬어. 물도 없고 반찬도 없는데 학생들이 환장하고 먹었어.”
김정애 할머니도 그 때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집에서 가져온 쌀로는 안 돼 시장을 돌아다니며 돈을 동냥했어. 노점상인들이 오백원도 주고 천원도 주고 했어. 그 돈으로 쌀을 한가마니 반을 사서 주먹밥을 만들어 한가마니는 도청으로 보내고 반가마니는 전남대로 보냈어. 노점상이 이렇게 하니까 그 후 시민들도 참여하더라고.”
“그런데 우리를 빨갱이로 몰더라고 그때는 우리도 겁이 났제. 아이들 넷을 키우니까 두렵기도 했어. 그래서 밥해줬단 소리도 못했지. 뭣 때문에 밥을 해주냐며 우리를 죽인다고 난리났으니까! 몰래몰래 해서 싸 준 것이 오늘날까지 왔소. 이제라도 알아주니 기분 좋소. 생전 처음으로 소원한번 이뤄졌어!”
곽미순, 노점상 회장 양동 주먹밥 바로 알리기 나서
이번 행사가 이루어지기까지 곽미순(현재 노점상 회장)씨의 힘이 크다. 곽미순씨는 지난 86년 3월부터 양동시장에서 일을 했다.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노점상 단속이 이루어질 때 노점상인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다 주먹밥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했다.
“5·18 끝나고 전대, 조대 학생들이 양동 엄마들 땜에 살았다며 양동시장에 와서 3개월 넘도록 장사도 도와주고 그랬어”
현재 곽미순씨는 양동 주먹밥의 역사를 바로 잡는 일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양동시장 입구에 설치한 조형물에 ‘노점상인’은 제외되고 ‘전통시장상인회’로 명시되었기 때문이다. “노점상은 상인회와 다르다. 조형물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 기록을 남기려면 제대로 남겨야한다”는 것이다.
“양동시장에서 주먹밥을 싸던 주인공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조형물을 세웠다. 그 당시에는 ‘전통시장상인회’가 없었다. 전통시장은 요즘시대에 붙여진 이름이다. 양동시장 브랜드를 노점상인 우리를 이용해서 세웠다. 그 당시 점포를 갖고 있던 쌀집도 협조를 안 하고, 머리에 두를 띠를 만들기 위해서 마포집을 갔는데도 문 닫고 있었다.” 곽미순씨의 말이다.
이날 행사에서 원순석 상임행사위원장은 “어머니들이 80년 민중정신을 처음 실행하신 분들”이라면서 “41주년 행사위원회에서는 이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늘의 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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