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이혼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빌 게이츠 부부는 “더 이상 우리가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없을 것으로 믿게 됐다”고 이혼 이유를 밝혔다.
‘미국의 가족(Families in America)’ 저자인 수잔 브라운(Susan L. Brown) 볼링그린주립대(BGSU) 교수는 NBC에 기고한 글에서 “빌 게이츠와 같은 저명인사들의 이혼은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 부부들의 황혼이혼이 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황혼이혼 급증은 일부 사람들에 의해 결혼이 평생의 약속이라는 종전의 생각을 바꾸게 했으며 이는 나이 든 성인들이 자율과 독립을 위해 빈 껍데기 결혼의 한계를 거부하고 새로운 자유와 유연성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0년 이상 부부, 자녀 양육 마친 뒤 서로의 공통점 못찾아 이혼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20~30대)의 이혼은 감소 추세인데 비해 50~60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황혼이혼은 늘고 있다. 2010년 미국의 황혼이혼율은 1990년의 두 배가 됐다. 매년 0.5~1% 증가하면서 현재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운 교수는 “한 세대 전만 해도 50세 이상 이혼율은 10% 미만이었지만 요즘 미국의 이혼자 4명 중 1명 이상이 50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 교수는 39세 이하의 이혼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애초에 결혼하는 사람이 적은데다, 경제적 자립 후 결혼한 사람이 많아 이혼 위험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고령층의 이혼은 특별한 사유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브라운 교수에 따르면 황혼 이혼의 절반 이상이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 사이에서 발생한다. 젊었을 때 자녀들을 키우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다가 아이들이 성장해 출가하고 빈둥지만 남았다. 자신들은 은퇴해 경력이 단절됨에 따라 배우자와 같이 할 시간이 많아졌지만 서로 공통점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 황혼 이혼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부부관계 전문인 리사 자이더만 변호사는 “자녀들에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더 낫다고 생각하고 이혼을 미루지만, 부모가 이혼을 발표했을 때 자녀들이 안도감을 느낀다는 고객을 종종 본다"고 말했다. 부모가 더 이상 다투는 것을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여성 지위 향상, 부부 역할 변화 등도 황혼이혼 증가 원인
여성의 지위가 향상됐고 성별 역할과 기대감에 관한 문화가 바뀐 점도 황혼이혼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결혼 생활은 배우자 모두 그들의 관계에서 개인적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낄 때 활성화된다. 과거에는 결혼 생활의 성공은 주로 각자 역할 수행에 달려 있었다. 좋은 아내가 되고 좋은 남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각자 개인적인 행복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부부가 집안일을 공평하게 분담하고 관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 생활은 더 이상 육아와 안식처가 아니라 진정한 동반자 관계이고 배우자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부부간의 이러한 높은 기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고 덜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하면, 당연히 이혼의 위험이 증가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중년의 부부들은 과거에 비해 결혼생활의 질이 더 나빠 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녀노소 분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남편에 경제적으로 덜 의존하게 된 것, 기대수명이 연장된 것 등도 황혼 이혼이 증가한 중요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편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 이혼한 부부는 약 10만7000쌍이며 이중 37.2%가 황혼 이혼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 난 것, 코로나19로 집안에서만 생활하다보니 부부간 다툼이 많아 진 것 등이 증가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참고
Bill and Melinda Gates are getting divorced. So are increasing numbers of older Americ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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