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살림과 육아는 보통일이 아니다. 두가지를 해본 사람은 자연스레 먹거리에 조심스러워진다. 먹거리에 원칙을 지키며 사회적 가치도 실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건강한 국산농산물로 바른 먹거리를 제조하는 왈순아지매(대표 최월숙)가 주인공이다. 

왈순아지매는 김, 호박, 고추, 비트, 인삼, 순무 등의 농산물을 건조해 부각과 차를 만든다. 2016년도에 설립하고 2016년 8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2019년도 12월에 사회적기업인증을 받았다.

인천시사회적경제 청년공감기획단 2기 기자들이 지난 4월 2일 강화도에 위치한 본사로 방문, 최월숙 대표를 만났다.

왈순아지매 최월숙 대표가 회사와 제품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왈순아지매 최월숙 대표가 회사와 제품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나이 들어서도 여성들이 돌아올 일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월숙 대표는 20년동안 육아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곤궁함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활동하는 낮 시간에 맞춰서 일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낮에는 육아를 하고 밤에는 버스기사를 했다. 최대표는 “이외에도 수많은 일들을 해보며 경력단절여성으로서 일자리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많은 경력단절여성들이 취업을 하더라도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단기 직종에 한정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최 대표는 사회적 평균 임금이 보장되면서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항상 바랬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하고 사회적기업 교육을 이수한 뒤, 왈순아지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왈순아지매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그 중 대부분은 마을주민 여성들이다. 70세가 넘은 직원도 있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직원들도 있다. 모두 자신의 사정에 맞게 출퇴근하는 탄력적 근무를 하고 있다.

건조상태에서 저장상태로 준비중인 황태부각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건조상태에서 저장상태로 준비중인 황태부각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건강하게 길러서, 건강하게 만들어요.”

왈순아지매의 주력제품은 부각과 차세트이다. 부각은 주문을 받은 후 바로 제조한다. 황태를 제외한 모든 원재료는 국산이다. 자가생산 또는 인근농가에서 계약해 재배하고 조달하고 있다. 

공정과정은 아주 간단명료하다. 가정에서 만드는 부각처럼, 다른 첨가물이나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차 또한 최소한의 가공으로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최 대표는 “소비자들 중 40대가 제일 많으며 남녀노소 먹을 수 있게끔 간을 세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왈순아지매는 최근 강화도 특산물인 인삼, 순무, 쑥을 건조한 원물 차 세트를 리뉴얼해 판매를 시작했다.

 왈순아지매가 판매하는 원물차 세트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왈순아지매가 판매하는 원물차 세트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왈순아지매는 건강하게 기른 콩나물로 식혜를 개발하고 5월 경부터 강화도 인근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왈순아지매에서 생산한 콩나물은 인근시장 콩나물 공급의 80%를 책임질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 콩나물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간과 피로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왈순아지매제품은 네이버스토어, 인천상생유통지원센터 ‘더담지’, 롯데백화점, 인천6차산업지원센터 판매플랫폼 등에서 살 수 있다.

최월숙 대표가 마을에서 디자인한 가방을 메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최월숙 대표가 마을에서 디자인한 가방을 메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2기

“마을에 오시면, 보여드릴게 엄청 많아요”

왈순아지매는 가치있는 제품 뿐 아니라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사회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최 대표는 20년간 강화도 마을에서 살았다. 그만큼 마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녀는 “마을가구의 10% 정도를 채용하고 마을 생산물의 90%를 가공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왈순아지매가 마을에 들어온 이후 마을에 기존에는 없던 매출이 생겼으며, 생산력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생산력이 높아지면 많은 사람들이 지역으로 유입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다시 생산력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생겨야 한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왈순아지매는 이외에도 도농간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을과 협력해 여행객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마을여행 안내 브로셔를 제작했다. 여행사와 협력하여 청소년 교육, 농촌체험 등도 제공한다. 

“사회적기업의 이미지보다 제품으로 경쟁하고 싶어요”

최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일 뿐, 그로 인해 제품이 특별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녀는 소비자들에게 “왈순아지매 제품을 사회적기업이라서 사라고 권유하지 않는다”면서 “사회적기업 이미지가 아닌 제품으로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왈순아지매는 제품에 중점을 두고, 제품의 가치를 높이려 노력하며 신메뉴를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가치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커질 것이라는 게 그녀의 신념이다.

'왈순아지매'라는 회사명은 70년대에 경향신문에 연재됐던 만화 ‘왈순아지매’의 캐릭터다. 사명을 왜 왈순아지매로 지었냐는 질문에 최대표는 “쾌활하고 명랑하며 부지런한 왈순아지매는 자신의 별명이며 지역을 일구며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이 또한 왈순아지매”라면서 “왈순아지매가 더욱 많아지고 돋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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