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진 청와대 사회적경제 비서관은 ‘사회적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 계획을 밝혔다.

“박지성이 히딩크 감독 없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기업이 꿈꿀 때 도전의식이 생기도록 돕는 사회적 장치가 충분해야 합니다.”

최혁진 청와대 사회적경제 비서관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 가든 호텔에서 열린 ‘체인지 앤 임팩트(Change and Impact) 사회적경제 페스티벌’에 참석해 ‘사회적금융’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사회적경제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신설한 자리다.

최 비서관은 “그동안의 금융은 겉으로 드러나는 상품성과 스펙, 담보력만 봤다면, 사회적금융은 미래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며 “신용보증기금에서 사회적경제 계정을 신설해 5년간 5000억 원을 공급하는 등의 지원 체계를 만들었는데, 10~20년 뒤 대한민국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본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정부 또한 적극적인 지원을 뒷받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 위주 경제 환경 바꾸고, 포용적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김재구 명지대 교수가 ‘사회적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사회혁신 비즈니스로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행사는 중소기업의 경영을 돕는 신용보증기금 주최로 열렸다. 매해 5월 셋째 주 진행하는 ‘중소기업 주간’ 제30회를 맞아 사회적경제 기업, 유관기관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체인지 앤 임팩트’라는 제목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성장 위주의 경제 환경에 변화(Change)를 유도하고, 협력과 포용적 경제로 나아가는데 긍정적인 영향(Impact)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재구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는 ‘사회적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그동안 사회적경제의 정책 방향이 중앙정부 주도, 개별기업 지원 중심의 ‘단편적 지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통합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경제 기업, 유관기관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석해 정부 정책과 사회 흐름에 대해 공유했다.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 등이 속한 유럽연합(EU) 국가에서는 사회적기업이 전체 고용의 평균 6.5%를 차지하는 등 사회적경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국은 고용 비중이 1.4%에 머물러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국내 사회적경제가 활성화해 EU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일자리가 현재 37만 개에서 167만 개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취약계층 고용으로 양극화를 완화하고, 나아가 시민 참여와 연대를 통해 사회통합도 제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리몬드·언더독스, 사회적기업 생존 전략 및 노하우 공유

사회적기업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가 창업 후 매해 2배 이상 성장을 이끈 핵심 역량을 발표했다.

국내 대표 사회적기업인 ‘마리몬드’와 ‘언더독스’가 사회혁신 비즈니스 성공사례로 공유됐다.

마리몬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재조명한 플라워 패턴으로 폰케이스, 에코백, 배지 등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2012년 창업 후 매해 2배 이상 성장해 지난해 매출 99억 3000만 원을 달성했다. 윤홍조 대표는 “스토리를 담은 패턴과 제품 기획력,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의 진정성 있는 관계, 파급력 있는 마케팅을 핵심 역량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언더독스는 사회혁신 창업가를 육성하고, 창업 교육을 제공하는 ‘컴퍼니 빌더’다. 김정헌 대표는 “2015년 설립 후 5개 회사를 만들어 자회사, 관계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100억 매출을 내는 기업 1개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만, 10억 규모의 작은 회사 여러 개를 발굴하는 일에서는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분야를 발굴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행사장 한쪽에 사회적기업 홍보 부스가 마련됐으며,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의 공연이 박수를 받았다.

사회적금융 자금 공급 규모, 250억→1조 4000억 점차 확대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적으로 강조되는 ‘사회적금융’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사회적가치를 존중하고 사회적기업의 미래 가치를 평가해 이들이 안정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때까지 장기간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민간 기금’과 ‘정책 자금’을 더한 사회적금융의 자금 공급 규모는 지난해 250억 원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1510억 원, 2022년에는 1조 4000억 원으로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 창업, 세무, 노무 등 세부 분야에 대해 전문가들이 직접 조언해주는 1:1 현장 상담이 진행됐다.

정책 자금 중 하나를 담당하는 신용보증기금은 사회적기업 나눔보증, 협동조합 희망보증, 마을기업 두레보증, 자활기업 초록보증 등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황록 이사장은 “사회적경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특화한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사회적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심사제도 등을 도입해 지원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보증기금과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이 정부 지원제도, 창업 과정의 어려움 등을 나누는 ‘공감 토크쇼’도 열렸다. 금융, 창업, 세무, 노무 등 세부 분야에 대해 신용보증기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컨설팅 전문가들이 직접 조언해주는 1:1 현장 상담도 참가 기업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페스티벌 홍보 부스에는 커피지아, 함께하는아버지들, 나무를심는사람들, 카페티모르, 드림메이커인터내셔널, 올리브유니온, 오파테크, 동연디자인 등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참여해 제품을 알렸다. 행사를 위해 필요한 출판, 공연, 다과 서비스 역시 여러 분야의 사회적기업에서 조달해 의미를 더했다.
 

신용보증기금과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이 정부 지원 제도, 창업 과정의 어려움을 나누는 ‘공감 토크쇼’가 열렸다.

글. 양승희 이로운넷 기자
사진. 이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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