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많은 자금지원, 대출 등 수많은 지원책이 나왔지만, 실제 수혜를 입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금융을 조성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윤선애 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 이사장은 지난해 시흥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을 만나 열악한 현실을 들었다. 당장 소액이 부족해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물론이고, 공모사업에 참여할 돈도 없어 손놓고 시간을 보내는 기업 사례도 접했다. 

윤선애 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 이사장이 사회적금융기금 설립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선애 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 이사장이 사회적금융기금 설립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선애 이사장은 “많은 금융서비스가 있지만, 정작 사회적경제기업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는 적다. 영세한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우 특히 그렇다”며 “작은 규모라도 당장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는 지난 3월 23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사회적금융기금 운영 사업을 심의·의결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사회적금융은 경제적 이익보다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자금 수요자에게 대출이나 투자를 하는 금융을 말한다. 

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이하 연대)는 경기도 시흥시 소재 사회적경제기업 대표들이 모여 만든 협의체로, 2017년부터 시흥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연대 회원은 시흥시 소재 사회적경제기업·지역생협·비영리단체 포함 60개소에 달한다. 이들은 끈끈한 관계를 기반으로 경기도 및 시흥시 사회적경제조직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러 시흥시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을 담은 ‘사회적경제 선물꾸러미’를 만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한 수년간 자체 공정무역 포트나잇 행사를 진행하며 쌓은 노하우로 ‘경기도 공정무역 포트나잇 2020’을 시흥시에서 개최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사회적금융기금 운영 사업도 네트워크 강화의 일환이다. 연대는 조합원인 시흥 사회적경제기업들과 사회적금융 기금을 자체적으로 조성하고, 이를 사회적경제와 공유경제 성장 및 구축활동과 조직의 설립 운영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윤 이사장은 “어려운 기업에게 사회적금융을 제공해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 다른 기업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내 사회적경제기업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자금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가 지난 3월 23일, 2021년 제5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출처=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
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가 지난 3월 23일, 2021년 제5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출처=사회적협동조합 시흥시사회적경제연대

사실 연대는 지역내 사회적경제기업간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사회적금융기금 운영을 고민해왔다. 그는 “기존에는 공적자금과 연계하는 방식을 고민했으나, 잘 맞지 않다고 봤다”며 “작년에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하는 대표님들을 보니, 작은 규모로라도 우선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회적금융기금 운영 사업계획도 총회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통과됐다. 연대 구성원들이 한국사회혁신금융으로부터 사회적금융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아왔고,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교육 및 안내 등을 담당했던 한국사회혁신금융은 기금 운영을 맡기로 했다. 

시작 단계에서 사회적금융기금 규모는 1500만원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연대회원들이 납부했던 출자금을 기반으로 조성했다. 자금 규모는 기금회원을 모집해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사회적경제기업에게 사회적금융기금의 취지를 널리 알리는 방식을 통해서다. 윤 이사장은 “우선 출자금 1500만원으로 시작하지만, 도움을 받는 기업들의 사업이 안정화됐을 때 기금 참여를 더욱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자금을 점차 늘려 운영자금이 탄탄해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연대는 6월까지 구체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회원사를 모집해 7월부터는 자금을 집행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윤 이사장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어려운 기업을 돕는 사회적금융기금의 정신이 지역사회에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면서 “시흥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까지 가치가 확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시흥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시흥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