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포장쓰레기가 많이 나와 고민이었는데, 벌크매대 좋네요.”

“낱개 구매가 가능하니 혼자 사는 저에게 참 유용해요.”

울림두래생협 성산점 매장 내부모습. 제로웨이스트 벌크매대가 정 가운데 위치에 있다.
울림두래생협 성산점 매장 내부모습. 제로웨이스트 벌크매대가 정 가운데 위치에 있다.

3월 18일 오전에 찾은 울림두레생협 성산점. 농산물이 매대에 포장되지 않은 채 놓여있다. 매장을 찾은 조합원은 농산물을 직접 원하는 양만큼 담아 계산하고, 가져온 용기에 직접 담아 집까지 들고간다. 

친환경 농산물이다. 생산과정에서 합성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공급 역시 생산지에서부터 친환경 방식으로 진행된다. 생산농가는 농산물을 4~10kg 단위 벌크 형태로 공용 네스팅(콘테이너) 박스에 담아 생협매장에 공급한다. 

매장 역시 벌크 단위로 주문하고, 전용 매대를 구비한다. 석유화학 포장재와 스티커, 일회성 유통자재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다.

생산부터 구매까지 포장재, 스티커, 비닐, 일회용 유통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의 풍경이다. 친환경 농산물의 벌크 공급 및 판매를 통해 포장저감을 달성하고, 재사용 및 순환이 가능한 공용 네스팅 박스를 사용해 유통 포장재를 줄이고 있다.

마을주민과 함께 제로 웨이스트 사업 울림두레생협

벌크매대 모습
벌크매대 모습

두레생협은 지난해 11월, 울림두레생협 성산점을 비롯해 전국 13곳 매장을 제로 웨이스트 매장으로 시범선정하고, ‘친환경농산물의 유통·판매 과정의 포장저감 사업’을 진행했다. 서울 5곳, 인천 2곳, 경기 5곳, 강원 1곳이 해당된다. 

울림두레생협은 지역사회 친화적으로 제로 웨이스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매장이 위치한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은 청년세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이들이 이전에는 농산물을 박스채 사야했으나, 벌크매대를 운영하면서 낱개로 소분해서 살 수 있게 됐다. 성산점은 청년 조합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기 위해 가입 출자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특히 1인가구 청년조합원의 반응이 매우 좋다는 설명이다.  

마을주민들도 제로 웨이스트에 동참하고 있다. 농산물을 담아갈 수 있도록 보자기 등을 대여해주고 있는데, 해당 보자기는 마을주민들이 자투리 천을 활용해 만든 것들이다. 이현정 울림두레생협 성산점 점장은 “성산점은 이전부터 조합원들이 쓰레기 문제를 계속 제기해왔다”며 “현재 14개 농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더욱 확대운영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조합원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제로 웨이스트 매장 호응도 높아... “올해 30곳으로 확대할 것”

매대 이용방법 설명 자료./출처=두레생협
매대 이용방법 설명 자료./출처=두레생협

실제 제로웨이스트 매장 전반에 대한 조합원의 반응이 뜨겁다. 벌크로 운영된 14개 농산물의 2개월간(20년 12월~21년 1월) 판매량을 보면, 일반매장은 직전 2개월 대비 26.4%가 증가했으나, 제로웨이스트 매장은 51.9%가 늘어났다. 두레생협 측은 벌크농산물 판매시 소비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생협 조합원 전반이 취지에 공감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성산점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박성철 두레생협 홍보마케팅팀장은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겠다는 목표와 함께 친환경 농산물의 의미와 가치를 확산해서 신뢰성 향상과 소비확대를 기대했다”며 “매장 근무자 및 조합원들의 반응을 보니 목표를 달성한 것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두레생협연합회는 현재 13곳인 제로 웨이스트 매장을 3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운영품목도 14개 품목에서 탄력적으로 더 늘려서 운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전용매대도 현행 6칸에서 더 늘려나가며, 홍보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박성철 팀장은 “생산지, 매장, 조합원이 힘을 합쳐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