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소통·치유 돕는 ‘플리’...꽃 정기구독 해보실래요?
꽃으로 소통·치유 돕는 ‘플리’...꽃 정기구독 해보실래요?
  • 라현윤 기자
  • 승인 2018.05.04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의 쓸모에 주목한 소셜벤처 ‘리플링’ 쓰고 버려지는 웨딩꽃 기부→신선한 꽃 직거래로 확대 소외이웃 위한 꽃밭도 조성 예정

#지난해 5월, 은평구 홍제동 독거 어르신 33명에게 꽃다발이 배송됐다. 갑작스럽게 꽃 선물을 받은 어르신들은 어리둥절해 했지만, 이내 배송 이유를 듣고는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었다.

이날 독거어르신들에게 전달된 깜짝 꽃 선물은 꽃 기부 사업을 하는 (사)리플링이 유료 서비스로 시작한 꽃 정기 배송 서비스 ‘어니스트 플라워(Honest Flower)’의 ‘6 FOR 1’ 기부 프로젝트다.

6 FOR 1은 꽃이 주는 기쁨과 설렘을 혼자가 아니라 소외된 곳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구상된 기획이다. 꽃 정기 배송 서비스를 받는 회원이라면 일곱 번 째 꽃다발을 신청인 이름으로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다. 꽃은 노인 요양원, 위안부 피해자, 미혼모 공동생활가정 등에 기부되고 있다.

이날 꽃 배송에 나선 자원봉사자는 “어르신들이 꽃을 받고 꽃처럼 화사한 날들을 보내고 좋은 기운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플리는 웨딩꽃, 정기배송 회원들로부터 기부받은 꽃들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한다.

사회혁신가 돕던 컨설턴트, 꽃 나눔 혁신가 된 사연

어니스트 플라워 서비스는 2017년 시작됐다. 사업 주체인 리플링은 '꽃'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와 임팩트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진 비영리단체다. 리플링은 2017년 3월 문을 열었지만, 실제 사업은 2015년 웨딩 꽃을 기부하는 ‘플리(FLRY, Flower Recycle)’ 프로젝트로부터 출발했다. 플리의 시작은 소박했다. 김미라 대표가 자신의 결혼식에 사용된 생화를 기부하면서부터다.

“결혼식 후 버려지는 꽃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가까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결혼식에서 기부 받은 꽃을 노인요양원 등에 전하기 시작했어요.”
 

꽃 기부의 힘을 직접 경험하고 플리 프로젝트를 시작한 김미라 대표.

꽃 기부의 힘은 놀라웠다. 직장을 다니며 주말에 짬을 내 하던 일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면서 꽃 기부나 봉사에 참여하겠다는 문의가 늘었다. 무엇보다 꽃을 받는 이도, 꽃을 기부하는 이도 모두 행복해 했다. 김 대표 자신에게도 큰 감동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고 플리 활동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사회혁신가를 돕는 단체인 ‘루트임팩트’에서 일하던 김 대표가 스스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혁신가로 직접 나선 것이다.

 

주는 이도 돕는 이도 받는 이도 행복한 꽃 나눔

자신의 결혼식에서 사용된 축복의 꽃이 소외 이웃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는 매개체가 된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동안 플리를 통해 기부된 횟수는 웨딩 꽃만 382회에 달한다.

플리에 웨딩 꽃을 기부한 차이진 씨는 “평소 결혼식에 사용되고 버려지는 꽃을 보며 아쉬움이 컸는데 결혼식 사흘 전에 우연히 플리의 웨딩 꽃 기부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며 “이번에 기부하면서 사람의 감정과 감정을 교류하는데 꽃은 정말 큰 매개체라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차 씨의 웨딩 꽃은 예식 후 호스피스 병동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달됐다.

기부 받은 웨딩 꽃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위로와 기쁨을 주는 매개체로 거듭난다.

플리의 프로젝트는 꽃을 기부하는 이들뿐 아니라 꽃을 전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의미가 컸다. 플리의 자원봉사자인 ‘플리 메신저’들은 결혼식이 끝난 예식장에서 꽃을 수거해 평소 꽃을 접하지 못하는 소외 이웃들에게 전달한다. 플리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가 2,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

그동안 자원봉사자를 통해 수거돼 전달된 꽃다발 수만 7,877개. 요양원, 호스피스 병동 등 63곳의 시설에 꽃이 전달됐다.

꽃 배송을 도운 한 봉사자는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시설에 꽃을 들고 찾아뵙고 알게 된 것이 특별했다”며 “꽃을 전달할 때 정말 아이처럼 좋아해주고 연신 고맙다 말씀해주시니 오히려 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꽃꽂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한 봉사자는 “대학교에서 화훼 디자인을 전공했다”며 “내 재능을 활용하면서 봉사까지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주는 이도, 돕는 이도, 받는 이도 행복한 플리의 활동은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2016년에는 구글 임팩트 챌린지 코리아, 전국자원봉사 대축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소통 메신저, 정서적 치유...꽃으로 만드는 사회적 가치

플리는 꽃이 주는 행복, 정서적 치유 효과에 주목한다. 김 대표는 “평소 꽃다발을 받아 볼 기회가 없던 사람들이 꽃을 받았을 때 상상 이상의 행복감을 느끼는 걸 직접 확인했다”며 사람의 마음을 잘 전하고 또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 중 하나가 ‘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6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암 환자를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진행한 결과 정서적 삶의 질이 13% 증가하고, 우울감은 45%, 스트레스는 34%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주는 세로토닌 분비는 40%나 증가했다.

플리는 이처럼 꽃이 주는 정서적 치유 효과에 주목해 수거한 꽃으로 시설에 있는 어르신들이나 아이들과 원예 치료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한다.

“어르신들에게 꽃을 들고 가면 누가 자기 같은 늙은이에게 꽃을 가져다 주냐고 기뻐해요. 태어나서 처음 꽃다발을 받아 본다는 분들도 있고요.”(김미라 대표)

꽃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길 꿈꾸는 리플링은 결혼식 꽃을 기부 받아 복지시설에 전달하거나 원예수업, 기업사회공헌과 연계한 기부클래스 운영 등과 같은 기존의 플리 사업을 넘어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플리는 직거래로 투명한 유통 과정을 공개하는 '팜투테이블' 사업을 5월부터 시작했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시작한 꽃배송 서비스 ‘어니스트 플라워’는 태안 화훼 농가와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거래로 가장 신선한 꽃을 서비스하는 ‘팜투테이블(Farm to table)’ 사업을 시작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로 발달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꽃밭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4월 말부터는 네이버와 플라워 펀딩도 시작했다.

그동안 달려온 날만큼 앞으로 달려갈 날이 더 많은 플리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김 대표는 그 세상을 이렇게 얘기한다.

“꽃이 버려지는 쓰레기, 사치품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기업으로서는 비영리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롤모델이 되고 싶고요.”
 

플라워 펀딩 http://happybean.naver.com/flower/brand/honestflower

 

 

 

사진제공. 리플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