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협동조합(생협)은 지구와 사회, 개인의 유기적인 순환을 위해 친환경 유기농 제품 유통, 쓰레기 저감, 자원의 재활용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강조되면서 불필요한 쓰레기 배출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실행하는 중이다. <이로운넷>이 생활에서 환경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생협의 고민을 들어본다.

“전국에 100개의 아이쿱 지역조합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할 때 위원회를 만들어요. 올해는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는데 목소리를 내자고 의견을 모아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를 만들었어요.”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아이쿱생협 지역 조합들이 모여 좀 더 체계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조직됐다. 아이쿱생협 조합원들과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환경문제에 대응한다.

배복주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 위원장은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소비자가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위원회를 조직하고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만명이 넘는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의 활동이 모여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는 배복주 위원장을 만났다.

배복주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배복주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 위원장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화분을 들고 있다.
배복주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 위원장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화분을 들고 있다.

Q.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는 아이쿱 안에서 활동한다. 전국 조합원들이 지구를 살리기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었다.

작년에는 공익 캠페인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올해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을 바꾼 이유는 ‘공익 캠페인’이라고 하면 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소비자 기후행동’은 환경을 위한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주요 활동은 캠페인이다. 작년에는 ▲플라스틱 재활용에 초점을 맞춰 여러 캠페인을 진행했고 올해부터는 ▲버려지는 음식물 줄이기 ▲채식문화 확산 ▲생활 속 미세플라스틱 줄이기를 주요 내용으로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제와 목표를 하나로 잡으면 각 지역 조합들은 각각의 특성을 갖고 활동한다. 예를 들어 '채식 문화 확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채식을 해야하는 이유를 교육하거나, 채식 요리 레시피를 모으는 등 여러 가지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

Q. 조합원들이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에 뜻을 모으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조합원은 곧 소비자다. 직접 쓰레기를 버리고, 그 과정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보기도 한다. 소비자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 등 쓰레기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를 생활 속에서 매일 체험하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게 됐다.

Q. 기후위기 문제에 생협이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쿱은 1997년부터 식품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학교를 방문하고, 학부모 교육, 교사 교육 등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활동이 사회적으로도 확산됐다.

소수의 사람이 완벽한 실천을 하는 것 보다 완벽하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이 실천하면 더욱 확산이 빠르다고 믿는다. 물론 모든 부분에서 탁월한 성과를 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이 문제(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우리가 진행하는 캠페인이 더 확산, 공유되면 사회 전체로 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배 위원장은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 하기 위해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 위원장은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 하기 위해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Q. 주요 실천 내용 중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기 위해 ‘음식을 적게 하고, 버리지 않는 것’ 외에 또 다른 방법이 있는가?

▶처음에는 조합원들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아까워서 음식을 조금씩 해서 먹고, 버리는 쓰레기를 줄이자고 의견을 모아 활동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생활 소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보다 제조, 유통과정에서 버려지는 쓰레기가 60%로 더 많았다.

그래서 주장하는 것이 소비기한 표시제다. 이것은 조합원들이 소비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의제다.

보통 식품을 구매할 때 유통기한이 표기돼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조금이라도 유통기한이 긴 것을 찾는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폐기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소비해도 되는 기한과 유통기한은 다른 개념이다.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이다. 소비기한은 ‘소비자가 언제까지 소비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표시한 기한’이다. 소비기한이 표기되어있다면, 소비자들이 식품 섭취여부를 결정하는데 직접적인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기한을 표시한다는 것은 식품을 오랫동안 먹어야 한다는게 아니다. 식품 안전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전제 하에,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도록 기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안전성과 환경문제 두 가지를 접합시킨 활동이다.

물론 식품에 소비기한이 표시되면 초반에는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같이 표기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형식이 됐건, 유통기한만 표기하는 것을 고집하지 말고, 버려지는 음식이 많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소비기한 표시제는 제도와 법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서,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국회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에게도 유통기한이 식품을 폐기해야 하는 기한이 아니라는 내용으로 교육하는 등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Q. 소비자 기후행동 위원회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던 바와 같이 지난해부터 플라스틱 문제가 화두였다. 플라스틱을 줄이고, 대체하고, 다시 쓰기 위해 화분이나 바가지 등을 만들어서 사용했다. 그러던 중 “다시 만들면 새로운 쓰레기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한번 사용한 플라스틱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방법이다.

물론 플라스틱을 줄여야 하는 것도 맞다. 때문에 플라스틱을 최대한 안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다음달 정도면 종이팩 생수가 나온다. 생수병을 플라스틱 대신 종이팩으로 사용하고, 이후에는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또한 채식에 대한 요구가 있는 조합원들이 콩고기를 개발해 달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현재 콩고기를 개발 중이며 올해 중반 부터는 콩고기가 출시될 것이다. 조합원들이 쉽고 맛있게 채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를 만들었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다. 이것이 좀 더 완벽하게 상품화 되면 조합원부터 일반 소비자들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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