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스와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는 3일 'ESG시대, CSR·CSV의 전환과 통합' 웨비나를 열었다. 사진은 안지혜 언더독스 이사와 오범택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의 모습./출처=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언더독스와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는 3일 'ESG시대, CSR·CSV의 전환과 통합' 웨비나를 열었다. 사진은 안지혜 언더독스 이사와 오범택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의 모습./출처=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하는 흐름이 생겼다. 기업들은 시류에 호응했다. 사회공헌팀을 따로 꾸려 ‘우리 기업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를 강조했다. 그러나 CSR은 기업이 지출하는 ‘비용’처럼 여겨졌다. 오범택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CSR은 일종의 기부 같은 것으로 이해됐다”고 말했다.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 역시 “(CSR팀은) 돈을 쓰는 부서란 인식이었다”고 언급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CSR과 최근 유행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유사해 보인다. 오 센터장은 “(ESG가) 새롭게 뚝 떨어진 트렌드는 아니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ESG가 CSR과 다른 건 그것이 기업의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여러 투자사, 신용평가사가 투자 시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ESG로 대표되는 비재무적 지표도 확인하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지난해 1월 ESG 요소 도입 여부를 자산 운용에 반영하겠다며, 화석연료 매출이 25%를 넘는 기업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역시 2030년부터 코스피 상장기업의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오 센터장은 “ESG는 이제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라고 주장했다. 

㈜언더독스와 한국생산성본부는 3일 ‘ESG시대, CSR·CSV의 전환과 통합’을 주제로 웨비나를 열었다. ESG와 CSR의 구별, ESG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 우리나라 기업의 ESG 실천 사례 등이 발표됐다. 

중장기적 전략 필요...소셜벤처와 협업하는 방식도 

오 센터장은 “(투자자들은) 이제 일회성 기부나 일시적 지원이 사회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본다”며 “사회공헌사업이 어떻게 기업의 수익과 연결되며 나아가 변화를 만드는지 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중장기적 전략을 짜야한다. 오 센터장은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차원의 고민 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을 뜯고 정립해야 ESG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소셜벤처와 협업하는 것도 주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에너지 기업의 경우 저탄소 배출이 목표인 스타트업을 발굴·협업하는 식이다. 조상래 대표는 “소셜벤처는 사회문제 해결을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한 기업”이라며 “이들과 협업하면 ESG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책임’을 깊이 있게 이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 센터장 또한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전략에 소셜벤처가 연계된다면 그것대로 ESG 임팩트일 것”이라 말했다.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출처=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출처=온라인 방송 화면 캡쳐.

이어 조 대표가 기업의 소셜벤처 육성·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유통기업인 ‘GS SHOP’은 ‘소셜임팩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조업체를 선발해 생산과정의 환경 파괴를 줄이고, 나아가 환경문제 해결까지 도모하도록 지원했다. GS SHOP은 해당 업체 제품을 입점·유통하며 ESG를 실천하는 셈이다. 현재 3기 선발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온라인 아카데미’를 통해 광주 내 소상공인을 지원했다. 자영업자의 디지털 역량 제고를 지원하고, 스마트스토어 입점까지 연계했다. 조 대표는 “특히 소상공인 폐업률이 높은 곳이 광주였다”며 “(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시도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ESG 성공 사례...SK의 로컬라이즈 ‘군산’

SK는 ESG가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사회적가치 창출에 고심했다. ESG 시대에 들어서며 크게 다른 전략을 만들기보다 기존의 고민을 사업으로 구체화했다.

SK E&S는 지역 기반 에너지 회사로 애당초 지역 재생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지역이 살아야 자사의 경제활동도 순탄할 것이라 진단해서다. SK E&S는 지난 2019년부터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창업팀 육성, 관광 활성화, 신규일자리 창출 등에 힘썼다. 최은정 SK E&S SV추진 본부 매니저는 “기존의 지역재생사업이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자사 프로젝트는 지역이 자생할만한 ‘콘텐츠’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SK E&S는 군산 내 26개 팀을 발굴·지원했다. 

사업은 3년 단위로 진행됐다. 최 매니저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독촉하는 것이 아니라 전망을 가지고 천천히 관찰하자는 게 우리 기업의 목표”라고 말했다. 1년 차엔 교육 위주였고, 2년 차 때는 본격적으로 창업을 지원했다. 최 매니저는 “코로나19로 힘들었지만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년 차인 올해는 타 지역과 협업해 사업의 임팩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 매니저는 “CSR이 이미 만들어진 수익을 바탕으로 집행되는 ‘후발적 방식’이라면 이 같은 사업은 경제활동과 연계할 수 있기에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SG시대, CSR·CSV의 전환과 통합' 포스터./출처=언더독스. 
'ESG시대, CSR·CSV의 전환과 통합' 포스터./출처=언더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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