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사람과 지구를 생각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더 요구된다.”

지난 17일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 컨퍼런스에서 울릭 누센 OECD 사무차장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려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조치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는 산업화 이후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적·경제적 부작용을 해소하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있다. 이날 행사는 KDI 개원 50주년을 기념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실행방안을 토론하는 공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WHAT’S NEXT? : KDI가 본 한국경제 미래과제’를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는 ‘산업·시장’ ‘노동·교육’ ‘공공·재정’ ‘OECD 특별세션’ 등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순서인 OECD 세션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KDI가 OECD와 공동 진행해 올해 2월 발표한 협력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울릭 누센 OECD 사무차장은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적 포용국가와 디지털·그린 등 한국판 뉴딜 정책은 OECD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분배개선과 같은 방향이며, 여러 국제기구도 적극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ICT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디지털 축 △모든 계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넓히는 포용성 축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녹색 축 등 3가지를 특히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로미나 보아리니 OECD WISE 센터 소장은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포용적·혁신적 국가를 지향하고 사람들의 웰빙과 지속가능성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제공=KDI 유튜브 화면 갈무리
로미나 보아리니 OECD WISE 센터 소장은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포용적·혁신적 국가를 지향하고 사람들의 웰빙과 지속가능성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제공=KDI 유튜브 화면 갈무리

로미나 보아리니 OECD WISE 센터 소장이 ‘한국의 포용적 성장: OECD의 진단과 정책제언’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KDI-OECD 협력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수출주도 성장전략으로 세계 6위의 수출대국이 됐으나, 재벌 중심의 제조업 발달은 제조업-서비스업,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남성-여성 노동자 등 격차를 심화시켰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해야 한국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보아리니 소장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고용보험 같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사람에 대한 투자와 중소기업 R&D와 스타트업 지원 등 기업의 혁신성을 높이는 데 주목해야 한다. 사회·경제적으로 급진적 영향을 가져올 기후변화에도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포용성장은 단지 유행하는 흐름이 아니며, 시작 후에는 반드시 주류화해 모든 정책 안에 반영되고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열린 KDI 국제 컨퍼런스 'WHAT'S NEXT? KDI가 본 한국경제 미래과제' 중 OECD 특별세션에 참여한 정대희 KDI 글로벌경제실 실장, 로미나 보아리니 OECD WISE 센터 소장, 렌달 존스 컬럼비아대 일본경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왼쪽부터)./사진제공=KDI 유튜브 화면 갈무리
17일 열린 KDI 국제 컨퍼런스 'WHAT'S NEXT? KDI가 본 한국경제 미래과제' 중 OECD 특별세션에 참여한 정대희 KDI 글로벌경제실 실장, 로미나 보아리니 OECD WISE 센터 소장, 렌달 존스 컬럼비아대 일본경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왼쪽부터)./사진제공=KDI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어진 토론에서 렌달 존스 컬럼비아대 일본경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그동안 제조업 수출에 기반했던 모멘텀(추진력)이 약화하며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며 “사회적 평등을 도모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2가지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첫째는 인구 고령화의 문제다. 2060년이 되면 한국이 OECD에서 가장 나이든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둘째는 북한 문제인데 남북의 소득격차가 25배에 달하는 만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이중구조는 고질적 문제이자 핵심 도전과제로, 성장을 둔화하고 불평등을 악화한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포용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향후 두 기관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KDI가 국내의 전문성, OECD가 세계적 전문성을 제공한다면 훌륭한 정책 제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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