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인액터스(ENACTUS: Entrepreneurial. Action. Us.)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기업가 정신 실천 공동체입니다. 2004년 인액터스 코리아 출범 이후 현재 전국 약 30개 대학에 지부가 있으며, 5000여 명의 누적회원을 배출했습니다. 인액터스는 지도교수와 기업인들과 함께 경제 개념을 적용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실행합니다. 각 대학의 인액터스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로운넷에서 확인하세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옥상 위, 휠체어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소녀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미나. 부모님에게 버림받고, 찾아오는 이들도 없지만 옥탑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며 쓴 시와 동화를 친구 삼아 외롭게 살아갑니다. 어느 날 축구공 하나가 옥상 위로 올라옵니다. 동네에서 축구를 하던 민석과 석현은 공을 찾아 옥상으로 올라오고 그곳에서 미나를 만나게 됩니다. 혼자만의 공간이었던 외로운 옥상에서 미나와 아이들의 삶을 바꿀 첫 만남이 이뤄집니다. - 연극 <옥상위를 부탁해> 시놉시스

‘옥상위를 부탁해’(이하 옥상위)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육연극이다. 배우들은 국내 최초 장애인 연극단 ‘휠’ 소속이다. 극본가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을 쓴 고정욱 작가. 휠과 고정욱 작가를 이어준 연결고리는 비즈니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동아리 ‘인액터스 연세’의 ‘연인(연극하는 사람들)’ 팀이다.

장애인 연극단 '휠'과 고정욱 작가(오른쪽 아래)

작가와 장애인극단 연결, 찾아가는 교육연극으로 활로 모색

연세대학교 경영관 2층에는 학생들의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이 있다. 인액터스 연세가 입주한 곳이다. 오동하 회장(언론홍보영상학과 4학년)을 따라 들어서니 안쪽 회의실에서 멤버들이 토론하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액터스 연세 오동하 회장

연인 팀은 2016년부터 휠과 함께했다. 연인 팀을 만나기 전까지 휠은 정부 지원이나 후원 사업에만 의존했다.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무대가 별로 없고 장애인 연극은 재미없으리라는 편견도 많아 1년에 1번꼴로만 공연 요청이 들어왔다고 한다.

연인 팀은 공연 수요를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교육연극’ 사업을 진행했다. 오 회장은 “극단과 일반 관객 간의 직접 거래인 B2C(Business to Customer) 사업으로 진행하기에는 장애인 연극이 다른 연극에 비해 아직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교육기관이나 단체들을 대상으로 B2B(Business to Business)·B2G(Business to Government) 사업을 추진해서 직접 그 기관에 가서 공연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연극이 주로 학교, 교육청, 도서관 등에서 열리는 이유다. 옥상위는 지난해 이음센터(장애인문화예술세터)·문화관광부가 주최하는 나눔콘서트와 서울시 장애인공연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공모전과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연극을 기획할 자본금을 마련하고 홍보 리플렛을 직접 만드는 등 무대 뒤에서 해야 하는 일을 도맡았다. 그 결과 작년 하반기에 옥상위는 12번 공연해 약 2천만 원의 수익을 냈다. 올해는 17번의 공연이 예약됐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학생이기에 겪는 문제도 있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초연을 할 때까지 꼬박 8개월이 걸렸다. 휠과 매주 만나 공연 연습과 기획 회의를 함께 했는데, 학생들은 학업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을 조절하기가 어려웠다.

오 회장은 “처음 극단 사람들이 우리를 단지 어린 ‘학생’으로만 인식해서 무언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며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인연 팀은 공연연습이나 행사를 적극적으로 따라다니며 직원처럼 행정 처리를 해주면서 신뢰를 얻었다. 오 회장은 “지금은 극단과 정이 깊게 쌓여서 동아리 활동 기간이 끝난 학생들마저 연인 프로젝트를 계속 하고 싶다며 찾아오기까지 한다”며 웃었다.

올해 연인 팀은 국내 최초 민간 시각장애인 합창단 ‘라파엘 코러스’와도 손잡을 계획이다. 극단의 시각장애인 배우 이승규 씨가 소속된 합창단이다. 오 회장은 “공연을 한 번 보러 갔는데 정말 좋아서 펑펑 울었다”며 휠처럼 더 많은 공연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연극 <옥상위를 부탁해> 포스터

청계천 헌책방 거리 살리기·한국거주 난민 지원 프로젝트도 성공 수행

인액터스 연세는 연인 프로젝트 외에도 2개의 프로젝트를 더 진행한다. 4년째 실행 중인 ‘책 it out’ 프로젝트와 작년에 시작한 ‘RE:light’ 프로젝트다. ‘책 it out’은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다. 현재까지 총 8000만원의 수입을 창출했고 언론에 50회 이상 소개됐다. ‘RE:light’은 한국에 거주하는 난민들이 각종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을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인액터스 연세는 ‘책 it out’과 ‘연인’으로 작년 NC(National Competition)에서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2004년 만들어진 국내 최초 인액터스로, 13번의 NC에 출전, 5번의 우승 경험이 있다.

오 회장은 인액터스에 가입하기 전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 했을 정도로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춰 성과를 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동아리 구성원들과 함께 비즈니스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경제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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