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설은 찾아왔다. 이번 설은 코로나 종식을 하루빨리 앞당기기 위한 '거리두기 설'이다. 가족들과 안부를 묻고 각자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번 기회에 흐지부지된 새해 계획을 다시금 세우고, 올해를 알차게 보내기 위한 재충전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이로운넷>은 설을 맞아 올 한 해 활력이 될만한 책들을 추천한다.

역사의 쓸모 표지./출처=다산초당
역사의 쓸모 표지./출처=다산초당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 장 폴 샤르트르

우리는 태어나서(Birth) 죽을 때까지(Death) 끊임없는 선택(Choice)을 마주한다. 여러 갈림길 앞에 선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역사가 해답지이자 참고서가 될 수 있다. 100년 전, 1000년 전 살았던 사람들도 오늘날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했고, 또 극복해냈다. 그들의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궁무진하다. 

‘역사의 쓸모’는 역사에 관심많은 이들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암기과목으로 치부했던 이들도 흥미롭게 읽을 책이다. 역사가 따분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증명한다. 저자인 최태성은 고등학교 역사선생님 출신으로, 지금은 무료 온라인 역사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대표 역사 강사다. 500만명의 누적 수강생을 두고 있다. 

그는 역사를 가르칠 때도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모든 수업의 1강을 ‘역사는 왜 배우는가’로 시작한다. 배우는 이들이 역사를 공부하며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책은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을 역사 속 이야기를 통해 전달한다. 엄혹한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향해 저돌적이었던 조선 급진개화파와 동학농민들, 갖은 유혹에도 끝까지 당나라에 기술을 전수하지 않은 신라 기술자 구진천, 죄인으로 남지 않기위해 귀양살이 중에도 집필활동을 이어간 정약용 등을 소개하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끔 돕는다.

“저는 역사 속 인물을 멘토로 삼습니다. (...) 그분들은 강연을 열지도 않고 텔레비전에 출연할 수도 없지만, 전 생애를 통해 우리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습니다.” p170

멘토로 삼기 좋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로도 초대한다. 유배당하고 유랑하면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했던 정도전, 판사라는 명사형 꿈 대신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겠다는 동사형 꿈을 꾸고 그에 따라 살아간 박상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고민 끝에 독립운동에 투신한 이회영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역사 속 인물의 에피소드와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잘 곁들여져 굉장한 울림을 준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역사를 공부한 사람은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것”이라며 “과거보다 현재가 나아졌듯이 미래를 더 밝을 거라고. 나보다 우리의 힘을 믿으며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면 된다”고 답한다.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실용적으로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권한다.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말자. 우리가 앞선 시대의 사람들에게 선물을 받은 만큼 뒤이어 이 땅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 그래서 훗날 눈을 감는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생으로 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p226

◇ 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최태성 지음. 다산초당(다산북스) 펴냄. 296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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