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가 연말연시 기부캠페인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을 통해 4009억원을 모금했다. 이 중 개인 기부금은 1058억원(26.4%), 법인 기부금은 2951억원(73.6%)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사랑의열매가 연말연시 기부캠페인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을 통해 4009억원을 모금했다. 이 중 개인 기부금은 1058억원(26.4%), 법인 기부금은 2951억원(73.6%)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4009억원.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연시 기부캠페인 ‘희망 2021 나눔캠페인’에서 모금한 금액이다. 지난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진행된 이번 캠페인은 목표액 3500억원을 훌쩍 넘겼고, 사랑의 온도탑은 114.5도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모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연간 총 모금액은 8462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도 개인과 법인의 기부가 늘어난 덕분이다. 사랑의열매는 2일 ‘2021 기부 트렌트 컨퍼런스’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해 2020년 기부와 모금 현장에서 나타난 위기와 도전, 변화의 모습 등을 조명했다. 2015년부터 모금회 내 나눔문화연구소에서 진행한 트렌드 연구의 내용을 직접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연구소가 정리한 2020년 기부 흐름의 한줄 평은 ‘거대한 위기, 변화의 촉진제가 되다’였다.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최근 기부와 모금을 둘러싼 환경은 ICT 기술과 마케팅 요소를 접목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가 감지된다”며 “코로나19가 초래한 비대면 상황은 변화를 더 빠르고 급격하게 만들고 있다. 그 변화의 방향과 내용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일 열린 ‘2021 기부 트렌트 컨퍼런스’에서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비영리조직의 활동은 단지 자선과 너그러움이 아니라 정의와 존엄성의 문제와 연결돼야 한다"는 말을 인용해 향후 방향성을 설명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2일 열린 ‘2021 기부 트렌트 컨퍼런스’에서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비영리조직의 활동은 단지 자선과 너그러움이 아니라 정의와 존엄성의 문제와 연결돼야 한다"는 말을 인용해 향후 방향성을 설명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먼저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코로나19 기부 모금 트렌드’를 8가지로 정리했다. ①대형 재난모금 사상 최대 모금액을 달성하는 등 ‘위기의 상황에서 보여진 상생의 힘’ ②MZ세대를 중심으로 ‘기부자가 앞장선 다양한 판 깔기’ ③사회공헌 팀 넘어선 전사적 차원으로 대응하며 ‘K방역 안에서 새로운 길 찾는 기업 사회공헌’이 대표적이다. 

④온라인 모금 체계로 변하며 ‘빨라진 변화의 속도와 복잡해진 이슈’ ⑤팬데믹 극복 연대를 강조한 ‘언택트 일상에서 온택트로 연결’ ⑥착한 임대료 운동, 소상공인 응원 등 ‘우리동네 이야기’ ⑦긴급모금 시작과 기부금 사용내역 요구 등 ‘빠른 문제해결 기대와 투명성에 대한 압박’ ⑧긴급재난지원금과 기부를 연결하며 나타난 ‘민간기부의 선을 넘보는 국가’ 등도 엿볼 수 있었다.

노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모금과 기부도 큰 조직에 쏠리고 작은 조직에 덜 가는 ‘쏠림 현상’ 등 양극화가 생겨났고,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아울러 코로나로 인해 드러난 사회적 취약계층의 열악한 삶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의 제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민영 고려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나 일용직 노동자 등을 위해 공공장소에서 물품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기부 울타리 캠페인'을 소개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민영 고려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나 일용직 노동자 등을 위해 공공장소에서 물품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기부 울타리 캠페인'을 소개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민영 고려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언택트 모금 캠페인’ 사례를 소개했다. ①남이 아닌 우리를 돕는 활동에 비대면으로 참여하는 ‘모금 캠페인 촉진과 새로운 시작’ ②시민 스스로 가진 재능을 나누는 ‘기부자의 정체성 변화’ ③온라인 모금으로 방향 전화되며 ‘비대면 모금 본격화’ ④비대면에서 더 요구되는 소통과 연결 등 ‘관계 모금의 재해석’ 등 흐름이 발견됐다.

⑤새로운 기술과 자원을 가진 파트너들이 합류하는 ‘협력 지평의 확장’ ⑥영국의 100세 노인 톰 무어의 뒷마당 산책 챌린지(#WalkwithTom 캠페인) 성공 사례 ⑦코로나19 장기화로 기부자도 단체도 지친 상황에서 ‘다시 모금의 본질을 고민’ 해보자는 의견도 더해졌다.

유승권 이노소셜랩 이사는 "코로나19가 해소되면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예전 방식으로 회귀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승권 이노소셜랩 이사는 "코로나19가 해소되면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예전 방식으로 회귀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승권 이노소셜랩 이사는 국내 주요 기업 22곳의 CSR 활동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기업 사회공헌’ 사례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①코로나19로 매출은 줄었으나 기부금은 늘어났고 ②ESG 등 지속가능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며 전사적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③성금, 물품 기부부터 지역시장 활성화, 방역활동 등 할 수 있는 활동은 다 해보고 있다. 하지만 ④기존 방식만으로 코로나19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고,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자원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⑤대면으로 진행하던 아동·장애인·노인 대상 사업은 많이 중단됐고, 교육·멘토링·세미나·강연 등은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⑥재택근무 등으로 기존에 진행하던 임직원 봉사활동이 중단되면서 다른 방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⑦소액기부, 헌혈 증가 등 사회공헌에 대한 임직원의 관심은 늘어났으나, 기부나 봉사활동을 넘어선 비즈니스 차원의 대응을 요구받게 됐다.

유 이사는 “기업에서 사회공헌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방식이 나오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ESG 평가와 연결하면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지현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담당자는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도, 꼭 성공해도 되지 않으니 되니 일단 변화를 감지하면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윤지현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담당자는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도, 꼭 성공해도 되지 않으니 되니 일단 변화를 감지하면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사진제공=사랑의열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어서 이날 소개된 ‘기부 트렌드를 활용할 팁’도 공유됐다. 윤지현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담당자는 ‘2021년 모금가가 기억해야 할 키워드’로 ACT를 꼽았다. △트렌드를 따라가며 빠르게 행동하는 ‘Agility(민첩성)’ △많은 기부자들과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사업 소개의 기회를 늘리는 ‘Communication’ △단체의 목표와 기부 대상을 명확히 겨냥하는 ‘Target’이다.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은 ‘사회공헌 트렌드를 만드는 기업과 따라가는 기업’을 분석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가능한 비대면 사회공헌 무엇인지? △신뢰하고 함께할 만한 파트너는 없는지? △다양한 주체가 시너지를 내가 위해서는 어떻게 할지? △향후 기부 트렌드 어떻게 변할지? △이에 따라 어떤 사회공헌 전략 세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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