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경영학과 김재구 교수

사회적 경제의 다양한 영역, 당사자조직과 중간지원기관 그리고 사회적 금융기관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러 주체들이 협력해 작년 12월에 임팩트금융 국가자문위원회 (NAB, National Advisory Board)를 창립했다. 지난 1월 25일에는 국제적으로 높은 위상을 갖는 임팩트금융 민간협의체인 GSG (Global Steering Group for Impact Investment)의 이사회가 한국 NAB의 GSG 멤버 가입을 공식적으로 인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NAB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영국 지난 22일 Big Society Capital 대표이자 GSG의 의장인 로널드 코헨 경 (Sir Ronald Cohen)과 임원진이 방한했다. 23일까지 양일에 걸쳐 출범식과 국제컨퍼런스 행사를 개최, 임팩트금융에 대해 공유하고 국내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외 귀빈 다수가 참여해 한국 NAB 출범을 축하했다.

사회적 경제에 도매기금이 필요한 이유는 사회적 경제조직에 투자해 수익성 측면에서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경험과 증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태펀드나 다른 투자 방식은 중간투자기관들에게 지속적으로 재원을 넣어주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이와 같이 일부 소수들에 의해 간헐적으로 기금이 운영된다면, 중간투자자(임팩트투자자)가 재무적 수익을 내는 동시에 사회가치 측정을 통해 사회가치 실현을 보여주는 증거를 만들기가 어렵다. 따라서 다른 재무 금융기관들이 사회적 경제조직의 잠재력을 믿고 따라오거나 진입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는다. 미국은 이 역할을 주요 재단들(록펠러, 맥아더, 어큐멘 재단 등)이 맡기 때문에 도매기금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러나 다른 국가는 이러한 재단이 부족하고 그 문화가 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매기금을 만들어 지속적이고 대규모로 임팩트투자기관들의 펀드를 연결해야한다.

영국은 노동당에서 시작하여 보수당까지 이어지는 최고위 공직자들이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도매기금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기금 설립을 민간 주도로 진행하기 위해 정부가 임팩트투자 분야를 개척하는 중이던 로널드 코헨 경에게 부탁한 결과 지금의 BSC 도매기금이 만들어졌다. 이 노력은 G8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통해 선진국들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후 GSG로 확대되어 작년 말까지 16개국과 EU가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한국은 그동안 사회적 경제를 발전시켜 이제 NAB를 갖고 GSG에 참여한 17번째 국가가 됐다.

앞으로 한국 NAB에 도매기금, SIB, 가치평가 등 3개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두어 운영하고자 한다. 이들 워킹그룹이 분야별 발전전략 (예, 도매기금 발전전략)을 수립해 이슈 페이퍼를 발간하며 홈페이지 등재 등을 통해 국내외에 제공할 것이다. 또한 연내 컨퍼런스를 3회 개최해 각 워킹그룹의 연구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7월에는 도매기금 발전전략, 9월에 SIB 발전전략 그리고 12월에 가치평가 발전전략에 대한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다.

워킹그룹별 상세 활동계획을 소개하자면, 우선 도매기금 설립협력 워킹그룹은 영국의 BSC 등 해외 도매기금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및 성공사례들을 연구하고, 실제 운영 시에 나타날 애로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언하는 것이다.

둘째, SIB 워킹그룹은 사회적 금융 및 투자의 추진방향 논의의 시발점이자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IB 펀드는 해외에서 중점 추진 중이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에도 일부 지자체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하고 특히 몇 곳은 이미 시행이 되는 중이다.

셋째, 가치평가 워킹그룹은 사회적경제기업, 민간기업, 정부를 포괄하는 사회가치평가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주목해 가치평가체계 국제협력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협력하여 평가 툴과 프레임 및 평가 자료를 공유하고 개발하는, 공적인 인프라사업을 실행하고자 한다.

한국은 경제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 가치도 창출하는 임팩트 금융에 대한 이해와 국제적인 움직임에 대한 소개가 부족하다. 오는 11월 말 열리는 G20 정상회의 최종선언에 임팩트금융을 포함하기 위해 GSG 차원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한국 NAB는 국내외 임팩트 투자 동향에 대한 정보를 생산·연결하고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고자 한다. 특히, 사회적 경제를 위한 도매기금 설립 지원을 우선 과제로, 민간주도로 진행되는 중인 사회가치기금 설립활동에 협력할 계획이다.

-글.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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