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도그의 영상 콘텐츠는 대학생으로 구성한 시세로니가 직접 기획하고 촬영 및 편집까지 한다.

“막상 유기견을 입양하려고 찾아 보니, 철조망에 갇힌 모습과 ‘안락사 위기’ ‘긴급’ 등 도와달라는 메시지만 보였다. 그들도 예쁘고 귀여운 동물일 텐데 그런 것을 부각할 필요가 있나? 입양을 시키려는 게 아니라 불쌍함을 부각해 후원금을 받으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유기동물 입양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온라인방송국 ‘노아도그’(한종혁·김정민 공동대표)’ 한종혁 공동대표의 말이다. 둘은 10년 전 대학생 시절 공모전연합동아리 ‘BAMP’ 활동을 통해 만났다. 한 대표가 직접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문제점을 느껴 김정민 대표와 함께 소셜벤처 형태의 기업을 시작했다.

한 대표는 “후원금은 보호소 운영에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후원금을 늘리는 일만으로는 유기동물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왼쪽부터)김정민·한종혁 공동대표

'반려동물을 위한 노아의 방주' 착안...“유기동물 부정적 인식 바꾸자”
노아도그(NOAADOG)는 ‘No Anymore Abandoned DOG’의 줄임 말이자 ‘반려동물들을 위위한 노아의 방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기동물 입양방송으로 시작, 입양 지원 방송 외에도 유기동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노아도그의 영상 콘텐츠는 대학생으로 구성한 ‘시세로니’(프랑스어로 ‘안내원’)가 맡는다. 노아도그에서 선발한 이들은 활동비를 지원받으며, PD, 작가, 캐스터, 마케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방송을 제작한다. 대학생의 시각으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촬영 및 편집까지 하는 것이다. 유기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는 대학생이 시세로니 구성원이 될 첫 조건임은 당연하다.

한 대표는 “통통 튀는 10~20대 느낌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콘텐츠 제작팀을 대학생들로 구성했으며, 현재 2기가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https://youtu.be/6-nWib6Tm1o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 비율은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증가했다. 다섯 가구 중 적어도 한 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반려견과 반려묘 숫자도 증가했다. 최근 5년 동안 반려견의 수는 440만 마리에서 2017년 662만 마리로 약 1.5배 정도, 같은 기간 반려묘는 115만 마리에서 233만 마리로 2배 정도 증가했다.

‘브리더’ 제도의 필요성 제시
김 대표는 국내 동물 보호 관리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유리벽에 동물을 가둬놓고 완벽히 상품화해 판매하는 모습”이라며 애견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판매 마릿수를 늘리기 위해 강제 교배하고 반복 임신시켜 출산한 강아지를 몇 주만 지나 판매하는 방식은 동물 학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우리나라도 선진국 경우처럼 ‘브리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리더란 개, 고양이의 혈통 관리와 분양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정부에서 허가를 내준 업체들만 반려 동물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일반화 돼있다.

 

 

 

영상에 참여한 9마리 유기동물 중 7마리가 입양되는 성과를 보였다.

노아도그의 방송은 시작 3개여월만에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사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유기동물 9마리에 대한 입양 방송을 했는데 7마리가 입양됐다. 11명으로 출발한 1기 시세로니도 2기에서는 21명으로 늘렸다.

한 대표는 “시세로니 1기 때는 한 마리를 주인공으로 만든 영상이 많았지만, 2기는 유기동물과 함께 촬영하는 예능 형식 등으로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아도그는 유기견 입양 프로그램 외에도 겨울철 길고양이 물주기 캠페인도 펼쳤다.

노아도그는 신규 사업으로 동물 용품 관련 상품 개발을 준비 중이다. 수익으로 노아도그를 운영하는데 보태는 한편 동물단체와 보호소, 반려동물 스타트 업과도 연대해 유기동물 편견 없애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생할 수 있는 소셜벤처”라며 “자립 자생을 위해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할 예정인데, 상품의 질도 높고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담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글. 이화형 이로운넷 기자
사진. 노아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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