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로 침체한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서울시가 찾은 방법은 ‘협업’이었다. 서울시는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해 가을부터 ‘2020 소상공인X사회적경제 협업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시작, 골목상권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570명이 넘는 소상공인이 4개월간 78개 협업체를 구성해 브랜드를 만들고, 상품을 팔고, 매출을 올렸다.
26일 줌(ZOOM) 화상회의로 열린 ‘2020 골목상권 활성화 성과 공유회’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역기관, 협업체가 나와 협업 과정과 결과를 공유했다. 여기서 말하는 ‘협업체’란 골목상권 내 동종, 유사업종 소상공인 업체 5곳 이상이 뭉쳐 경영 전 분야를 공동 추진해 규모와 경쟁력을 키우고자 설립한 조직체다.
사업 방식은 이렇다. 소상공인들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실체화하고, 시 차원에서는 홍보를 돕고, 추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이다. 공동 프로젝트에는 공동생산, 공동판매, 공동마케팅 등이 있다.
사업을 총괄하는 건 서울시와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다. 지원받게 된 소상공인 협업체는 78개. 18개 자치구에 퍼져있다. 시와 협업체는 광역지원기관, 지역지원기관으로 연결된다. 광역지원기관은 사업 전체 운영을, 지역기관은 자치구별 사업 실행 지원을 맡았다. 광역지원기관으로는 상상우리, 쿱비즈협동조합, 커뮤니케이션 우디가 참여했다. 상상우리는 사업 전체를 주관하고, 쿱비즈협동조합은 교육·컨설팅을, 커뮤니케이션 우디는 홍보·마케팅을 맡았다. 지역지원기관은 13개로, 자치구별 사회적경제조직이 맡았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조주연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급히 추경예산으로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러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업체들의 열정, 의지로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도 이런 지속가능한 관계를 차곡차곡 만들 골목상권 협업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 순서로 박정이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 국장이 성과 보고를 진행했다. 사업 참여 소상공인들에게 설문한 결과 70.4%가 협업이 효과적이었다고, 72.8%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협업체 업종은 음식업, 제조, 식음료 순으로 많았다. 박 국장은 “응답자의 76% 정도가 사업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며 “앞으로도 유사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로 전환하면 의미 있다는 메시지”고 해석했다.
서울시는 개별 협업체 지원뿐 아니라 ‘골목시그널 캠페인’과 ‘유어보틀위크 캠페인’ 등 캠페인도 열었다. 전자는 네티즌이 캠페인 홈페이지에서 소비 유형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하면 유형에 맞는 골목 상점을 추천하는 캠페인이다. 후자는 서울시와 제로웨이스트 소비를 실천하는 기업 ‘보틀팩토리’가 함께 했다. 참여를 원하는 상점과 협업해 일정 기간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중단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2부에는 각 지원기관과 협업체가 소감과 성과를 발표했다.
강동구 고분다리 시장에서 ▲솔떡방 ▲숙이네반찬 ▲두부명가 ▲고기나라 상인들이 모인 ‘시장이반찬 협동조합’은 도시락 배달과 반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헌영 시장이반찬 협동조합 조합장은 “코로나19가 터지고 상인들의 고민이 컸는데, 협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지금 매출이 많이 올라 설레고 있다”며 “우리 같은 모델로 시장마다 이런 협업체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역지원기관으로 참여한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의 홍진주 센터장은 “협업화를 위해 약 100개의 골목 가게를 직접 방문하면서 직접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조사할 수 있었으며 소상공인과 사회적경제가 왜 만나야 하는지 몸으로 깨달았다”고 전했다.
사업 기간은 원래 12월까지였지만, 이달 말로 연장됐다. 홍남기 서울시 사회적경제담당관은 "10군데 정도는 지원사업이 끝난 후에도 협동조합으로 출범해 협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중물이 돼 좋은 성과를 만들기 바라며, 사업 종료 후에도 관심갖고 발전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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