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할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한 달 만에 100만원을 달성했죠.”

이승우 미싱피플 대표(UNIST·기초과정부 17학번)가 올 2월 성공한 크라우드 펀딩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미싱피플은 취약계층과 함께 헌 옷으로 반려견 옷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대학생 창업이라는 점이나 반려견 옷이라는 아이템 특성상 주목을 받을 만한데,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를 위한 옷을 선물하며 더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토리에 대해 관심이 많아 창업 초기부터 토리에게 선물할 계획이 있었다"고 말한다. 실현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대통령이 UNIST에 온다는 사실을 방문 이틀 전에 우연히 알게 돼 성사됐다는 것. 2월 12일, UNIST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창업 간담회’가 열렸다.

미싱피플은 1월 말에 크라우드펀딩 채널 ‘와디즈’를 통해 펀딩리워드 상품으로 제품을 처음 판매했다. 후드티, 니트, 침대, 이동 가방 등이 판매 품목이었다. 이 대표는 “반려동물 용품으로 크라우드펀딩이 열린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한 달 만에 100%를 넘겼다”고 한다. 수익금으로는 안락사가 확정됐던 유기견을 구조·치료하고 제품 제작자인 취약계층 여성 대상으로 자활 교육을 진행했다.

미싱피플이라는 이름에는 길을 잃은 사람들(Missing People)과 재봉틀로 천을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Mishin People)이라는 중의적 의미가 있다.

직원들은 이 사업을 위해 1년 반 동안 직접 재봉틀 다루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창업한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김영란, 성향숙 씨에게 재봉을 가르쳤다. 김영란 씨는 경력단절 여성, 성향숙 씨는 하체장애인이다. 이들은 ‘베네펫셔니스트’라고 불리며 미싱피플이 가르쳐준 재봉 기술을 활용해 반려견 용품을 제작한다. 미싱피플이 ‘사회에서 길을 잃었던 사람들’에게 재봉틀을 활용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준 셈이다.

제품을 제작하는 베네펫셔니스트들의 모습

미싱피플은 대표를 포함한 직원 4명 모두 대학생이다. 정준기 씨는 이 대표의 고교 동창이자 미싱 관련 자격증을 딴 ‘인재’다. 황희원, 박채빈 씨는 비즈니스로 사회 공헌을 실현하는 동아리인 ‘인액터스’에서 만난 같은 학교 친구들이다. 이들은 인액터스에서 활동하며 함께 프로젝트를 키워나갔다. 황 씨는 재무회계학과 소속으로 회사의 경영, 마케팅 등을 맡는다. 박 씨는 기계항공 및 원자력학부 소속으로, 천으로 만들어지는 의류제품 외에 다른 용품도 개발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고등학생 때부터 이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독거노인 분들을 보며 반려 동물이 외로움을 달래는 중요한 친구라는 걸 알게 됐어요. 어떻게 하면 그 분들이 반려 동물 용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미싱피플은 지난해 말 유니스파크(UNISPARK)에 첫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유니스파크는 UNIST 안에 문을 연 학생 창업 전용공간이다. 사무실 임대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미싱피플이 자리를 잡는데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이 대표는 미싱피플 활동과 학교 봉사활동 인증을 연계해 관심을 모으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학생들이 활동을 통해 봉사 점수를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봉사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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