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조직 중에는 마을기업이 있다. 마을기업은 지역주민이 각종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을 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공동체다. 

광산구 한 작은 마을에 손으로 공예품을 만들어 꾸준히 소득을 올리고 더불어 지역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마을기업이 있다. 지역 인근의 엄마들로 구성된 '예쁜손공예협동조합'다.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온 안정민 대표를 만나봤다. 

'예쁜손공예협동조합' 안정민대표/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예쁜손공예협동조합' 안정민 대표./사진제공=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예쁜손공예협동조합은 어떤 곳인가요?

▶한마디로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서 취미였던 바느질이 곧 일이 되어 바느질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교육시키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몇몇 주부들이 모여 개인공방으로 창업을 했는데요.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의되자 협동조합 교육을 받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 5명으로 시작해 현재 조합원은 8명이고 모두가 아이 엄마들이거나 경력단절 여성들입니다.  

Q. 조합원이 많은 수는 아니네요?

▶저희는 조합원을 많이 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한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보다는 공예를 배우고 싶어 하는 주부나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저희가 교육을 실시해 창업을 시키거나 새로운 마을기업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협동조합을 생각한 것은 과거 협동조합은 무척 만들기 어려거나 규모가 컸기 때문에 생각도 하지 못했죠. 협동조합 기본법이 만들어지고 조합원 5인 이상만 되서 출자하면 누구든 법인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친분 있는 아이 엄마들 몇 명이 의기투합한 겁니다. 개인공방을 운영할 때는 우리끼리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하다가 협동조합으로 만들면서 사회적경제를 교육을 받고 수익도 올리면서 지역에 봉사할 수 있다는 점들 때문에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교육중인 ‘예쁜손공예조합’ 수강생들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교육중인 ‘예쁜손공예조합’ 수강생들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8명의 조합원들의 수익은 어떻습니까?

▶‘예쁜손공예협동조합’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 모두가 공동투자, 공동수익 배분이 기본입니다. 저희가 협동조합을 2014년부터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교육 이전이라 재무, 회계 등 전혀 무지한 상태에서 1년간 천만 원의 수익을 열렸습니다.  

이후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에서 진행하는 각종 재무, 회계, 마케팅 등의 교육을 받고 2015년 3천만원, 2016년 8천만원, 지금은 약 3억원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Q. 대표적 상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저희가 개인공방을 하던 2012년도에 만든 부엉이 캐릭터가 시기와 잘 맞아 떨어져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저희 협동조합 이름은 몰라도 광주에 부엉이 공예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 정도입니다. 재물을 불러준다는 부엉이 캐릭터가 아직까지도 인기 상품입니다. 

‘예쁜손공예협동조합’ 수공예 제품들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예쁜손공예협동조합’ 수공예 제품들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어떤 사회적 환원을 하고 있나요?

▶마을기업이면서 협동조합으로 여러 가지 교육을 받으면서 사회적경제가 이런거구나를 알았고, 최초 수익만을 생각했던 우리들이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의미를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제도 '마을과 함께하는 핸드메이드 경제공동체'로 정하고 몇 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가장 큰 것은 지역 상권이 좀 낙후된 곳인데, 그런 환경 때문에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각 마을 5개 경로당을 돌면서 어르신들의 의류수선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눈이 안 좋으신 어르신들이 무척이나 좋아하십니다.  

두 번째로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협업으로 청소년들에게 핸드메이드나 의상에 관한 교육을 실시합니다. 또 저희 수강생들이 대부분 경력단절 여성들인데, 수익은 적더라도 아이를 키우면서 안정적인 공예를 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에 주력합니다. 이밖에도 저희가 폐청바지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상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Q.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나요?

▶자체적으로 인원을 늘리거나 매장을 늘리는 고민도 있었죠. 하지만 마을기업으로서 사회적 확장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수공예를 하는 마을기업끼리 협업을 하는 형태로 일을 3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사업을 같이 하기보다는 어떤 행사나 프리마켓이 열릴 때 같이 디자인한 홍보물과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성과가 생기자 두 번째로 협업 마을기업끼리 함께 주력상품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하고, 소비자들에게 대량으로 판매되거나 오래도록 인식되는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저희가 실시하던 교육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오프라인 판매가 부진했는데요. 차라리 내년을 대비해 강사가 가지 않고 직접 교육하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수공예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수업 패키지 상품을 준비 중입니다. '예쁜손공예협동조합'에서만 하는 게 아니고, 수공예 마을기업들끼리 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도록 협업으로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을기업끼리 협업을 하면서 공동의 매장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번 디자인이 바뀌는 수공예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인데요.  

현재 광주 계림동 홈플러스에 상생숍에 마을기업들의 공동 매장을 구성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한 군데에선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홈플러스 하남점이나 동광주점 등 더욱 큰 곳에서 공동매장을 열고, 더 나아가서 타 지역까지 공동매장을 만드는 구상 중입니다.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프리마켓에 참여한 ‘예쁜손공예협동조합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작고 예쁜 손들이 모여 만든 제품이 전국으로 팔리고 있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지속적인 성장과 마을기업간의 협업으로 더 큰 그림을 꿈꾸고 있는 '예쁜손공예협동조합'.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매개체가 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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