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기업 10곳 중 5곳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중 48.8%가 재택근무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응답도 51.8%를 기록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도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비대면 시대, 재택근무가 우리 일상에 파고든 지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그러나 얼굴을 맞대고 업무하는 것에 오랜시간 익숙했던 만큼, 일하는 방식을 갑자기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원격근무와 디지털 플랫폼 등을 도입해온 글로벌 기업들의 업무 방식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무역협회는 13일 ‘언택트 시대, 글로벌 일잘러의 일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했다. ‘일잘러’란 일을 잘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이들을 말한다. 아마존·잔디·우버·가트너 등 세계적 IT 기업에서 일했거나 일하는 ‘일잘러’ 4인이 참여해 핵심 비결을 공유했다.
기업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업무 방식·도구 찾아야
먼저 조재석 소프트웨어 개발 매니저가 세계 최대 IT기업인 ‘아마존(Amazon)’의 일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미국 뉴욕의 아마존 직원들은 지난해 3월부터 선택적 재택근무 중이다. 아마존은 원격 환경에서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모니터·헤드셋 등 사무실 전자제품의 반출을 허용하고, 책상·의자 등 필수 물품을 경비 처리해준다. 밖에서도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보안문제 등을 개선해 일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조치했다.
아마존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만족도를 조사해 낮은 항목에 대한 개선도 병행한다. 조 매니저는 “개인 상황에 맞게 탄력근무제를 운영하고 팀원과 소통을 위해 스케줄을 자세히 공유하는 한편, 평상시 생활하는 공간과 일하는 장소를 분리하고 원활한 화상회의를 위해 헤드셋을 마련하고 소음과 조명 등을 조절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노하우를 전했다.
국내외 20만개 기업에 온라인 협업 도구를 제공하는 ‘잔디(JANDI)’의 양진호 이사는 ‘언택트 시대, 업무 효율을 높이는 5가지 방법’을 발표했다. 잔디는 ‘공유’와 ‘협업’을 주요 키워드로, 핵심 원칙을 세워 따르고 있다. 양 이사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디지털 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각 기업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플랫폼을 찾고 다양하게 사용해볼 것”을 조언했다.
5가지 방법은 △일정 및 내용 등 공유를 생활화하기 △화상회의 및 프로젝트 관리 등 비대면을 활성화하기 △효율성 높이는 방식대로 일하며 형식을 없애기 △시차 출퇴근, 원격근무 등 효율성을 높이는 제도를 마련하기 △반복적 업무에 시간을 쓰지 말고 자동화하기 등이다.
불필요한 형식 없애고, 효율성 높이는 문화 정착
세계 최대 차량 공유기업 ‘우버(Uber)’의 지역 운영팀에서 일한 황수민 전 매니저는 ‘글로벌 스타트업에서 협업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다양한 국가의 직원들이 일하는 만큼 첫째로 ‘시차 이용하기’를 주문했다. 나와 상대방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업무 시작 전 관련 내용을 온라인 문서화하고, 매일 업데이트해 불필요한 미팅을 줄이는 것이다.
둘째로 ‘나의 모든 모습 회사로 가져오기’를 꼽으며 “비대면으로 일하는 만큼 일하는 사람끼리 현재 상황이 어떤지, 마음 상태는 어떤지 등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째로는 ‘퀄리티 타임으로 좋은 협업관계 만들기’를 제시하며 “심리적 안정감, 신뢰할 수 있는 관계, 명확한 목표와 역할, 나에게 의미 있는 일, 하고 있는 일의 중요도 등이 충족될 때 만족스러운 조직 생활이 가능하다”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IT리서치 회사 ‘가트너(Gartner)’에서 일한 김규원 전 대리가 ‘업무의 핵심은 공유, 업무 관리 잘하는 비결’에 대해 발표했다. 가트너는 데이터 분석부터 프로젝트 자료, 일정과 미팅 등 모든 업무에서 공유를 활성화했다. 부서마다 다른 데이터나 반복되는 자료 사용을 방지하고, 불필요한 보고 체계를 바꾸는 등 업무의 효율성과 질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김 대리는 “업무 공유란 이메일과 미팅의 양이 아닌,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기업은 직원들이 업무를 공유하고 싶은 환경을 구축하고, 각종 정보를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의 이용을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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