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플리마켓. 일종의 벼룩시장 형태로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황학동 벼룩시장 등 주로 서울에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한 젊은 창업가가 참신한 아이템으로 광주에 새로운 플리마켓을 만들었고, 많은 청년 예술작가들과 상생하며 돈도 벌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이며 마을기업인 '플리마코 협동조합'. 김혜현 대표를 만나 젊은 청년들의 열기가 어떻게 광주에서 빛을 보게 됐는지 그간의 과정을 물어봤다. 


‘플리마코 협동조합’ 김혜현 대표./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플리마코 협동조합’ 김혜현 대표./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플리마코 협동조합'은 어떤 곳인가요?

▶지역에 문화예술분야에 있는 청년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보자는 뜻을 모아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일종의 사회적협동조합이면서 마을기업입니다. 그동안 서울에 집중돼 있던 창작인들의 장터인 플리마켓을 어떻게 하면 광주에서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였고, 광주 동구지역을 중심으로 청년예술가 198명이 모여 조합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Q. 젊은 예술청년들의 광주 장터라고 볼 수 있는데요. 만들게 된 계기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문을 열었는데요. 당시에만 해도 광주에 플리마켓은 대인 야시장 정도였고, 젊은 청년들이 자기의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이 무척 제한적이었습니다. 시장의 한계였죠. 

결국 예술욕구를 풀기 위해 매주 목요일이면 청년작가들과 이들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층은 서울에서 열리는 유명한 플리마켓을 찾아다니는 형국이었습니다. 지역의 청년작가들은 서울로 가야만 자기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고, 지역 내 젊은 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죠. 

청년 작가들 작품들
청년 작가들 작품들/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사실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주위에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자라온 광주라는 이 지역에서 판로와 플랫폼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 카페의 테이블 5개를 빌려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 시작한 게 시작이었죠. 그런데 작은 카페에서 진행한 결과가 그동안 대인 야시장에서 했던 결과보다 2배 이상의 실적이 오르는 걸 확인했습니다. 

가능성을 확인한 저희는 바로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을 찾아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진행하는 '마을기업'에 선정돼 5천만 원을 지원받았고, 마켓을 구성하기 위한 기자재 등을 구입하고 만들었습니다. 첫 단추는 그렇게 끼워졌습니다. 

Q. 시작은 미미했지만 성과가 계속 나오던가요?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지원금과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에서 각종 경영과 마케팅, 회계, 마을기업 교육 등을 꾸준히 받으며 ‘브리지 디 마켓(Bridge D. Market)’이라는 광주만의 플리마켓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제공해주었고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는데요. 젊은 청년들을 비롯해 30~40대까지 마켓의 분위기에 취해 지역 내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브리지 디 마켓'전경/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브리지 디 마켓'전경/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또 작가들의 매출 또한 평균 60만~100만 원 정도로 예전에 비해 5배 이상 성과를 거뒀고 1년에 50팀의 창작자들의 매출은 총 30억 원에 육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년 동안 ‘브리지 디 마켓’을 운영한 결과 지역의 창작자들 중 신규 사업등록자만 43팀이 발생했습니다. 그 중 8팀은 개인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게 됐고요.  

Q. 사회적협동조합이며 마을기업으로서 '플리마코'의 수익과 환원은 어떻습니까?

▶작가들의 매출은 당연히 작가들의 것이고요. 저희는 판로개척만 생각했지 처음에는 수익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브리지 디 마켓’이 점점 알려지면서 단체나 공공기관 행사나 축제에 불러주셔서 기획과 운영 등 컨설팅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플리마코 협동조합'의 청년작가들 오픈샵/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플리마코 협동조합'의 청년작가들 오픈샵/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수익이 점점 커지고 창작자들에게 지속적인 판로개척을 해결하기 위해 상시 오픈 매장과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곳에 3D프린터 등 25대의 장비를 갖췄고, 맞춤교육 사업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게 됐습니다.

이런 수익이 연간 수억 원 정도 되는데요. 이런 수익들은 다시 창작자들의 판로개척, 상시 오픈매장을 통한 작가 수익 증대에 쓰이게 되는 구조입니다.

'브리지 디 마켓'의 청년 작가들/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브리지 디 마켓'의 청년 작가들/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주위의 도움도 있었나요?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함께 참여하고 고민해온 198명의 청년작가들인데요. 함께 예술 협동조합 경영에 대한 다양한 플랫폼을 연구했고, 조합원간 네트워크, 마켓 참여 후 피드백, 각종 디자인 견학 등 함께 배워나가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플리마코 협동조합'을 있게 해 준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 각종 교육과 지원, ACC 공간을 지원해주고 국내최초로 민간기업 플랫폼과 정부기관의 협력형태로 이끌어 내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Q6. 앞으로의 계획은?

▶지역 청년작가들이 지역 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또 하나 필요한 건 해외진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와 도전 끝에 국내 최초로 탄자니아 문화예술정부와 단독 MOU를 체결했는데요. 아프리카 예술 중 최고라 꼽히는 팅가팅가 청년작가 4천명과 협약했습니다. 이와 함께 저희 작가들과 팅가팅가의 작가들이 협업해 서울시청에서 전시회를 열었으며, 바로 상품화하도록 연구 개발 중입니다. 

'플리마코 협동조합'의 탄자니아 국제교류 회의 모습/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플리마코 협동조합'의 탄자니아 국제교류 회의 모습/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또 하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마켓을 열고,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데요. 오픈마켓이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 마켓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일반 온라인 마켓이 아닌 유튜브를 통한 '쇼퍼블 마케팅' 기법으로 우리 만의 마켓을 개발 중이며 요즘 세대에 맞는 문화를 즐기며 구매 가능한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마켓은 '고카트'라는 이동수단과 마켓을 접목해 카트에서 내리지 않고 언택트로 안전하게 상품을 사고팔수 있는 '브리지 드라이브 스루 마켓'을 개발했습니다. 시민들과 창작자들이 코로나 시대에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탄생한 거죠. 

플리마코 협동조합은 시민과 청년, 작가, 창작자 모두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며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자립형 예술경영 플랫폼입니다. 언택트 시대에 지역에서 세계로 창작의 자유를 전달할 수 있는 예술경영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취재후기

한 사람의 작은 발상과 추진력이 지역 내 청년작가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 준 것은 놀라운 일이다. 광주에 있는 '플리마코 협동조합'과 청년 예술인들의 끊임없는 건승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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