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전농래미안아름숲아파트는 그 이름처럼 단지 바로 뒤에 숲이 있다. 배봉산 전망이 아름다운 이 아파트는 재작년, 작년, 올해에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는 사회적경제로 주민의 일상을 바꾸는 프로젝트이다. 공동주택 단지 내 주민 수요 발굴 및 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적경제 가치 확산을 목표로 진행된다. 2018년에는 아이들을 위한 간식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작년에는 저녁 돌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대면 활동이 취소된 올해에도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베테랑' 아름숲아파트는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을까?

지난 12월 2일 전농래미안아름숲아파트 내 독서실에서 2020 같이살림 프로젝트 인터뷰가 진행됐다. 올해 진행한 사회적경제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101동 정고은 대표와 김종석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2017년부터 전농래미안아름숲아파트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2020 같이살림 프로젝트 광역지원단 촬영팀과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김태림 매니저가 함께 자리했다.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동대문구 내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경제조직의 설립과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로, 이번 프로젝트 추진 체계에서 주민 참여 촉진과 기록, 행정 실무를 맡았다.

아름숲아파트의 독서실 모습이다. 최근 리모델링하였다.

"맞벌이 부부들이 많아요.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간식 가게, 혹은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아파트 밴드(네이버 밴드)가 있는데, 아이들을 보육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글이 많았어요."

정 대표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맞벌이 가구의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설의 부재가 이 공동주택의 생활 문제였다는 것이다. 아름숲아파트는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2018년에는 아이들을 위한 간식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019년에는 저녁 시간에 식사와 돌봄을 제공했다. 특히 2019년에는 제공하는 음식과 관련한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전농래미안아름숲아파트의 정문.

정 대표는 "단발성 프로그램보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신경 쓰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을 추구했지만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로젝트 3년차에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려고 준비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모든 것이 멈췄다.

김 회장과 정 대표는 지속적으로 아이 돌봄 서비스를 구축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고안하는 것으로 코로나를 우회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여기에다 단지 내 주민들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면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생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이후 외부인에게 아이를 맡기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앱을 만들 기업을 찾기 위해, 아름숲아파트는 동사경센터와 함께 ‘창(창한) 창(업) 캠퍼스’를 활용했다. ‘창창캠퍼스’는 지역기반 청년사회혁신 창업아카데미 선발대회다. 사회 혁신 창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청년들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경희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동사경센터가 기획했다. '창창캠퍼스'에서 아이 돌봄 서비스 팀 ‘휴브리스’와 함께 단지 내에서 돌봄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기획했다. 휴브리스는 이미 돌봄 선생님과 가구를 매칭시키는 앱을 운용 중이었다.

아름숲아파트 내 돌봄플러스 현수막의 모습이다.

돌봄플러스 플랫폼과 함께 래미안아름숲 '전용' 앱을 만들게 되었다. 기존의 애플리케이션과는 다른 아름숲아파트만을 위한 앱이다. 단지 내에서 돌봄 선생님을 육성하고, 영유아부터 초등까지 아이들을 돌보는 기능을 한다.

래미안아름숲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커스터마이징 된 앱 화면.
래미안아름숲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커스터마이징 된 앱 화면.

2020년 7월 14일부터 8월 27일까지 래미안아름숲아파트에서 베이비시터 양성 교육이 이루어졌다. 총 11회로 구성된 교육은 중장년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육을 수료하면, 아름숲 아파트 단지 내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가정과 연결돼 취업의 기회를 얻게 된다.

"나이별, 단계별로 보육할 수 있는 지식을 알려주셨어요.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놀이 방법, 응급상황 등 다양한 실습까지 겸해져서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베이비시터 교육 양성과정에 직접 참여한 정 대표의 소감이다

래미안아름숲아파트의 베이비시터 양성과정 홍보 포스터.
래미안아름숲아파트의 베이비시터 양성과정 홍보 포스터.

정 대표는 1개월부터 12개월까지의 아이의 발달 단계별 특징에 대해 세세히 교육받았다. 놀이 과정 또한 도입, 전개, 마무리로 세분화하여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단지 내에서 13명의 수료생이 배출됐다.

아름숲아파트를 위한 앱은 지난 12월 3일 정식 출시됐다. 출시한 당일부터 1호 돌봄 서비스가 연결돼 단지 내에서 수요와 공급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등을 고려해볼 때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전농래미안아름숲아파트의 돌봄 서비스는 이제 첫발이다.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3년째 진행한 아름숲아파트 주민들은 코로나 사태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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