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몬디는 천연재료를 활용한 비누 제조 회사 '디엘레멘트'를 시작하며 사회적기업가가 됐다.

<비정상회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으로 대중 방송인이 된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가 사회적기업가로 변신했다. 지난해 12월 법인 등록을 마치고 올 2월부터 제품판매를 시작한 천연재료로 비누를 만들어 판매하는 ‘디엘레멘트’(대표 도혜진)가 그가 투자한 회사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사회 문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김병철 피부과 원장이 연구해 직접 비누 조리법을 만들고, 환경보호재단에서 일했던 도혜진씨가 운영을 맡는 등 알베르토 이사 포함 총 4명이 동업했다.

전직 자동차회사 직원이자 잘 나가는 방송인인 그가 사회적기업 창업에 나선 건 의외로 비춰질 수 있다.
 

알베르토는 이탈리아 시민들에게 기업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설명했다.

자본주의 환경에서 사회적기업을 외치다

알베르토 이사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취약계층, 사회 문제 등을 해결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동업자 김병철 원장은 중국에서 MBA를 공부하면서 만난 동기인데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기억의 역할이 무엇일까’ ‘자본주의에서 사회 도움 되는 기업의 종류’ 등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국에 들어와 맥주 회사, 자동차 회사 등 영업 관련 일을 하며 흥미도 느꼈지만, 조금이라도 좋은 일, 혹은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가 배운 모국 이탈리아의 기업 문화는 그가 사회적기업을 택한 일이 대단한 결단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는 “이탈리아 시민들은 기업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책무는 사회적기업과 일반 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기업에게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기업은 CSR 의무로 직원복지를 향상시키거나 회사 근처 상권을 도와주거나 수익의 3분의 1 정도는 사회에 기부하는 기업들이 다수라는 것.

그는 “한국 소비자도 최근 제품을 선택할 때 기업 이미지를 고려한다”며 “환경, 미혼모, 위안부 할머니 등 사회 문제해결에 일조하는 제품을 구매하면 스스로 만족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사회 문제는 거대 기업이 나설 때 효과적

그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코카콜라, 나이키,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프리카에 백신을 유통하기 어려울 때 회사 유통망 사용을 허가해준 코카콜라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아프리카의 가장 외진 곳에도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 영국의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아프리카에 필수 의약품을 전달했다.

그는 여러 번 자신을 낮췄다. 그는 “내가 방송에 나오니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동업자 도 대표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많은 기여를 한 전문가로 모든 과정을 꼼꼼히 관리해주고 연구해주는데 내가 인터뷰하는 것이 부끄럽다”며 웃었다. “자신은 좋은 취지에 동의하고 전문가들을 믿고 동참했을 뿐”이라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디엘레멘트에서 만드는 제품 <트러플>, <마카다이마>

디엘레멘트에서 만드는 제품은 트러플, 마카다이마 두 종류다. 트러플은 1000시간 저온숙성을 거쳐 유해성분을 제거한 제품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마카다미아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자극이 없으며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공식 홈페이지(delement.co) 한 곳에서만 살 수 있다. 그는 “처음부터 판매량에 집중하다 보면 소비자 요구에 반응하기 어렵다”며 “사업 초기라 예상 못한 문제나 개선할 부분이 나올 것으로 보여 천천히 사업을 추진해야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수익이 발생해야 원활히 회사가 운영되지만, 수익이 최우선 순위가 아닌 것도 그에게는 당연하다.

사업을 막 시작한 그는 어떤 기업가가 되고 싶을까.

“좋은 기업의 시작은 ‘직원 복지’가 아닐까요? 사회에 많은 도움을 줘 표창 받는 사회적기업인데, 정작 직원들은 힘들어한다면 과연 좋은 회사일까요? 직원의 본심은 ‘나나 좀 도와주지’ 일거 같습니다. 디엘레멘트는 (사회적 책무를 앞세워 직원 복지를 모른 척하는) 그런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알베르토는 미소를 지으며 주저 없이 대답했다.

한편 지난 1월 지상파 방송사는 그의 삶을 다큐형식으로 방송했다. 방송 중 그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디엘레멘트’ 내용과 거래처인 ‘동구밭’의 공장 방문도 소개됐다. 그는 “방송 이후 저를 동구밭 소속으로 오해하는 기사가 나왔는데 아니다”라며 “하지만, 동구밭도 발달장애인을 고용한 사회적기업이니 함께 홍보가 돼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글. 이화형 이로운넷 기자
사진. 박재하 이로운넷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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