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증후군에 걸리면 감기가 쉽게 오고 머리나 배에 통증을 느끼거나 이상한 버릇을 반복하기도 한다. 두려움과 중압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신 상태와 면역 체계에까지 영향을 준다”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어른은 월요병, 아이는 새학기 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그 정도로 새로 학교에 입학하거나 새 학기에 들어서는 3월이면 ‘새학기 증후군’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새 학기가 힘든 아이와 부모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교육 분야의 사회적기업가들은 부모와 아이 간의 ‘공감대 형성’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마노컴퍼니 불안감에 공감하고 감정 표현 도와줘야

교육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발달심리연구를 비롯해 교육콘텐츠, 심리검사 개발 등을 담당했던 이유미 마노컴퍼니 대표는 “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말하는 데 미숙해 구체적인 자기감정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며 “특히 새 학기는 그 불안감이 배로 커져 감정 표현이 더 어려운 시기다”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시기는 자립의 첫 시기이자, 사회에서 처음으로 평가받는 시기이기도 해서 그 긴장감이 더 크다는 것. 이 시기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이 대표는 얘기한다.

그는 “걱정보다는 아이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고 그 감정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예로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에게 “오늘 어땠어?”와 같은 평가식 질문보다는 “오늘 학교에서 미술수업을 했던데 어떤 그림을 그렸어?” 가 좋다. 구체적이고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편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충고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를 둔 부모라면 부모가 자기 일상 이야기를 꺼내 쌍방향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마노컴퍼니가 제작한 ‘감정 카드 패키지’ 활용도 추천한다. 이 대표는 “감정, 장소, 관계, 행동 카드(데일리모션, 마노카드, 듀얼 스토리북)는 말하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아이들의 감정을 캐릭터로 그려 자기감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비전문가인 부모도 준전문가처럼 짧은 시간에 아이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유미 마노컴퍼니 대표는 “아이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고 그 감정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푸드포체인지 효능 좋은 음식보다, 음식 매개로 자녀와 대화를

새 학기가 되면 체력 소모가 많은 데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소화 불량이나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불안감과 긴장감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면역력에 좋은 음식을 챙겨줘야 한다.

식생활 캠페인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푸드포체인지 노민영 대표(국내 1호 푸듀케이터, Food Educator)는 “아침이나 오후 간식으로 견과류나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을 주면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요즘 제철인 딸기나 브로콜리도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조언했다.

노 대표는 효능 있는 음식보다 더 중요한 건 음식을 매개로 자녀와 갖는 대화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그 날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자녀의 어려움 혹은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며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인 만큼 평소보다 예쁘게 접시에 담아 제공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고 말했다.

푸드포체인지는 새 학기를 맞은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한다. 유제품, 설탕, 소금과 양념, 음료, 밀가루, 달걀, 과일 등 평소 자주 접하는 먹거리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맛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찾는 ‘어린이 맛콘서트, with 부모 맛워크샵’이 그것.

푸듀케이터와 식품 육아 기고가인 김산 씨가 강사로 나서는 이 프로그램은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서울혁신파크 내 맛동에서 진행된다. 먹거리에 관심 있는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과 부모면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노민영 푸드포체인지 대표는 “음식을 매개로 자녀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 신학기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키움학교 덩달아 불안? 부모의 과도한 기대·불안감우선

새 학기가 되면 부모의 불안감도 함께 커진다. 아이의 이상행동을 자기 탓으로 돌린다거나 ‘엄마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엄마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돕는 (주)키움학교의 이명혜 대표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가 자녀들의 불안감을 더 키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녀가 꼭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을 꿈이나 목표로 삼지 말고 인생 자체를 목표로 삼으면 좋겠다”며 “아이가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어떻게 생활해 왔고 나머지 삶은 어떻게 영위하게 될지, 궁극적으로는 인생을 얼마나 다양하고 아름답게 살아갈지에 부모들이 더 깊이 생각해본다면 어느 쪽이 진정 꿈을 이루는 방법인지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주)키움학교는 자녀를 키우며 불안감이 커지는 시기, 부모들에게 괜찮다고 위로해주고 앞으로 이렇게 잘해나가면 된다고 방향을 잡아주는 사회적경제 기업이다. 엄마들을 위한 부모교육, 부모 및 자녀 소통을 위한 책 놀이 교구 제작 판매, 행복한 엄마 문화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엄마 교육을 진행한다.

 

사진 제공. 마노컴퍼니, 푸드포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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