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사회적경제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매출이 하락했고, 폐업을 고려하는 기업도 생겼다. 하지만 사회적경제는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용조정제로 선언’을 했고, 고용조정연대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펀딩을 진행했다. 어쩔수 없이 마주한 위기를 사회적경제기업은 ‘협동과 연대’ 정신으로 이겨내고 있다. <이로운넷>이 사회적경제기업 중 여행·관광, 문화·예술, 교육, 돌봄, 제조, 후원·기부, 크라우드펀딩 분야의 2020년 상황과 2021년 운영 전략을 들어봤다.

2020년 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어려웠던 사업 분야 중 하나는 ‘문화예술’계다. 필자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명랑캠페인’의 대표이자 8개의 다양한 사업을 하는 문화예술 기업들이 모인 ‘문화유통협동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명랑캠페인과 협동조합 사례를 토대로 올해 문화예술계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비대면 시대, 온택트로 전환하는 문화예술계

지난 2월 20일, 코로나19로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부터 명랑캠페인에서 준비하던 자체·용역 사업들은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문화예술은 특정·밀폐된 공간에서 관객과 마주하는 것이 전제인데, 관객을 대면할 수 없게 되면서 온라인에서 만나는 사업으로 피치 못하게 전환됐다. 

이후 방구석, 랜선, 1열, 스트리밍, 온택트, 줌 등 낯선 단어가 등장했다. 그러나 영상 촬영 및 편집, 생중계는 또 다른 부담이었다. 새로 제작한 온라인 공연들은 스타가 출연하지 않고서는 조회수도 적었고, 회사의 매출로 연결되지도 않았으며, 현장감을 중시하던 기존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문화예술의 한 축을 차지하던 축제·행사·교육 등도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명랑캠페인은 온라인 공연 '서대문1919' 제작을 위해 서대문형무소를 대관해 촬영을 진행했다./사진제공=명랑캠페인
명랑캠페인은 온라인 공연 '서대문1919' 제작을 위해 서대문형무소를 대관해 촬영을 진행했다./사진제공=명랑캠페인

문화유통협동조합의 조합회사들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0~80% 이상 줄어들며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저마다 노력했다.

조합회사인 어린이·청소년 뮤지컬극단 ‘날으는자동차’는 단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극단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하반기 입찰사업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비대면 기획에 대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다. 

공공미술 디자인 사회적기업 ‘눈썰미아트앤디자인’은 기업 CSR 프로그램이 모두 취소됐지만, 벽화 작업은 키트를 발송해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장애인기업 ‘디올연구소’는 지난 6월까지 매출 절벽이 심각했지만, 하반기 입찰 등을 통한 돌파구를 모색해 작년 대비 매출이 상승하기도 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공연 관람 지원 ‘소소캠페인’

코로나19로 침체된 문화예술계를 살리기 위해 진행한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 캠페인’.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배우 유연석, 신구(오른쪽 위부터) 등이 캠페인에 참여했다./사진제공=명랑캠페인
코로나19로 침체된 문화예술계를 살리기 위해 진행한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 캠페인’.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배우 유연석, 신구(오른쪽 위부터) 등이 캠페인에 참여했다./사진제공=명랑캠페인

너무나 심각한 상황의 문화예술계를 살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144억 규모의 공연 관람료 지원사업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 캠페인(이하 소소캠페인)’을 준비했다. 명랑캠페인은 관람료 지원사업 캠페인을 총괄하면서 더 깊숙이 팬데믹 상황을 주시하게 됐다.

‘소소캠페인’은 연극·뮤지컬·클래식·국악·오페라·무용 등 6개 분야 공연을 관람할 때, 관객들에게 티켓 1장당 8천원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지난 10월 티켓 예매 사이트 8곳을 통해 지급을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은 엄청난 속도로 할인권을 내려받았다. 사업 시작 3주 만에 쿠폰 46만장을 받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잠시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11월 이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극장에 사람이 모이게 할 수 없는 노릇이었고, 소소캠페인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올 겨울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문화예술계는 다시 암흑기에 직면하게 됐다.

안전하게, 명랑하게…문화예술이 희망 주는 백신 되길

문화예술계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유튜브와 줌으로 온라인 공연을 생중계하는 모습./사진제공=명랑캠페인
문화예술계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유튜브와 줌으로 온라인 공연을 생중계하는 모습./사진제공=명랑캠페인

올해 초 코로나가 시작됐을 때, 제일 먼저 사람들을 위로한 것은 예술가들이었다. 이들은 야외와 온라인에서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하며 지친 이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올 한 해 ‘집콕족’에게 문화예술 키트를 발송하고, 불안에 빠진 사람들을 음악과 춤으로 위로하고 다독인 것은 문화예술이다.

2020년은 명랑캠페인의 회사명과 달리 명랑하지 못한 한 해였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친 1년이었다. 세상이 바뀐 것처럼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어 생중계를 하고, 비대면 행사를 치렀다. 2021년은 아직 예측이 되지 않지만, 명랑캠페인은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온 국민이 코로나19 백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문화예술이 사람들 마음에 위로와 희망을 주는 백신이 되길 바란다.

오호진 명랑캠페인 대표.
오호진 명랑캠페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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