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대표 채상아)는 청소년 문제, 복지 사각 지대에 놓여 있는 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대안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맑고 푸른 길에 동행하는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는 사회복지사단이 만든 법인에서 시작해 인권을 실천하는 ‘사회복지활동가 연대’라는 작은 모임 안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마을의 아이들이 마을 안에서 정체성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단체다.

채상아 대표는 사회복지 기관에서 10년 정도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면서 위기 가정의 청소년들을 만나왔다. 위기 청소년들의 삶에 개입하는 사례관리를 해온 그는 위기 가정의 청소년들이 범죄에 쉽게 연루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도 범죄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많이 보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 나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대안 교육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법인을 만들고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를 시작했다.

청청프로젝트연구소 내부모습 / 사진제공 : 청청프로젝트 연구소
청청프로젝트연구소 내부 모습./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 연구소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의 ‘청’은 아동청소년의 맑을 ‘청(淸)’, 청년의 푸를 ‘청(靑)’을 의미한다. 이들은 대안 교육 콘텐츠와 집단 상담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하며, 발생하는 수익금은 마을 공간 운영에 쓰인다. 연구소 공간은 오전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공간으로 사용되고, 오후에는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마을학교의 역할을 한다.

채 대표 “사회적기업은 결국 공동체 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비영리단체나 소셜벤처에 대해서도 고민했지만, 자생력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기업을 선택했다.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가 하고 싶은 교육과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관계 중심의 마을을 꿈꾸다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는 세대 간의 혐오를 비롯한 청소년 범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채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 숲에서 생태 활동을 했었을 때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어르신 일자리 사업 공모로 선정돼 어르신들이 아이들의 생태활동을 돕는 어르신 일자리 사업이었다. 마을의 어르신들과 유치원, 초등학생 아이들이 주기적으로 산에 가서 생태 활동을 벌였다.

청청프로젝트 숲생태활동 모습 / 사진제공 : 청청프로젝트연구소 
청청프로젝트 숲생태활동 모습./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연구소 

채 대표는 활동에 참여한 어르신 중 한 분이 “우리 손주들 손을 잡기도, 지나가는 아이들 머리 한 번 쓰다듬기도 어려워진 세상에 아이들과 이렇게 마주 앉아서 이야기하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산에 올라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다음 세대들을 만나보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는 소회를 밝힌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어르신의 말씀에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마을 안에 존경받는 어른이 존재하고, 선배 시민으로부터 다음 세대인 청소년들이 마을 안에서 건강하게 잘 성장하는 것이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가 추구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일 공동체 중심으로 변하고, 이 과정 속에서 마을의 중요성은 경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채 대표는 아이들은 일 공동체가 아니라 삶의 공동체, 즉 마을 안에서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아이들에게는 그런 삶의 공동체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는데, 마을과 공동체에 대한 개념이 점점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채 대표는 “공동체성의 회복은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 방법인 동시에 나를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조력자를 얻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삶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마을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는 공동체성의 회복이 청소년들의 바른 길을 이끌어나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기에 좋은 어른을 한 명 만나면 아이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마을 안에서 관계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삶의 공동체, 관계 중심의 마을을 추구한다.

다양한 대안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다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마을온라인콘텐츠를 개발중인 모습./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연구소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마을온라인콘텐츠를 개발중인 모습./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연구소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는 올해로 벌써 5년째 대안교육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그동안 인천 안에서도 인지도가 생겨났다. 특히 평화 소통, 감정 균형, 마음 챙김 명상, 코로나 상황에서의 마을에 대한 온라인 콘텐츠 등을 구성해 인천에 있는 교육청, 지자체등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채 대표는 “대안교육과 집단상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것 자체가 청청 프로젝트가 인천 안에서 행사하고 있는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학습 위주의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 교육을 대안학교 테두리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청프로젝트가 개발한 마을 콘텐츠./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연구소
 청청프로젝트가 개발한 마을 콘텐츠./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연구소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온라인 콘텐츠도 같이 제공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남부 교육 지원청, 중구청, 미추홀구청, 청청 4개의 기관이 콘텐츠를 공동 개발했다. 온라인 콘텐츠는 마을 탐방 콘텐츠 15개, 환경 콘텐츠 12개, 직업 콘텐츠 12개 등으로 구성됐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대부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데, 그 수업마저도 국영수 위주로 이루어지다 보니 온라인 콘텐츠로 대안 교육을 만들었다. 해당 콘텐츠는 각 구청이 운영하는 플랫폼에도 올라와 마을학교나 지역아동센터, 유치원 같은 다양한 집단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유튜브에 ‘마을탐방’이나 ‘청청프로젝트 연구소’를 검색하면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는 아이들을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의 개발도 계획했다. 현재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진행하는 사업 중에 선배 시민에 대한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작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치유의 공간, 마을숲 힐링센터 설립이 목표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의 향후 비전은 앞으로 마을 숲에 힐링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힐링센터 안에는 방과 후에 활동을 할 수 있는 마을 숲 대안학교, 명상 및 치유 상담을 해주는 상담실, 기업 상담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을학교 사업을 통해 아이들을 1:1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으므로 학교와 연계해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또한 마을 내에서 학부모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부모의 변화를 위해서는 회사로 직접 들어가 부모의 인식개선을 도와주고, 부모의 마음을 길러주는 가치들을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해 기업 상담도 계획하고 있다.

맨 땅에서 2020년 시민이 뽑은 사회적 가치 우수기업이 되기까지

청청프로젝트의 현판 모습./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연구소
청청프로젝트의 현판 모습./사진제공-청청프로젝트연구소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의 사업 모델은 인천에서는 처음 있었던 것이었다. 사업 초반에는 사회적 인지도가 낮아 무엇을 하는 곳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고 소개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적기업으로 자생하려 노력하다 보니 재정적인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수익 창출을 위해 인천을 넘어 전국구를 대상으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마을 공동체 활동은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에는 사회복지나 상담을 전공하고 마을 활동을 오랫동안 했던 선생님들이 정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채 대표는 “청청 프로젝트 연구소가 청소년 교육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 전문성을 가진 집단이라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인천광역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2020년 시민이 뽑은 사회적 가치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청청 연구소의 가치와 철학을 더욱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사회적기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전하는 말

채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유행을 쫓지 말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 안에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공모사업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유행을 쫓게 되는데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과 같은 자기성찰의 기회를 꼭 가지고 그 안에서 창업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 대한 성찰이 없는 도전은 의미가 없다. 그렇기에 자기성찰의 시간을 토대로 창업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청년기의 도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인데, 거기에서의 실패가 나의 남은 삶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되기에 꼭 모의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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